손진은 시인 " 수국"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0년 11월 24일
| | | ↑↑ 손진은 시인 | ⓒ GBN 경북방송 |
수국
손진은
내가 아는 한 작은 식물은 도무지 꽃대에서 무슨 색이 올라올지 모르지 부지런한 수액의 발걸음 따라 연두에서 노랑 다시 연분홍에서 보라까지 알 수 없는 노래의 깨어남 그 꽃 보고 싶어 나선 길 차를 내리기도 전에 들끓는 내 생각의 염료, 그러나 그 수줍은 어린 것들은 뛰어나와 반길 생각도 못하지 대신 줄기와 흙의 오랜 작업대 위에서 짙어진 어떤 날개가 춤을 추며 내 눈 주위로 막, 날아오르지 일률적인 무미건조한 구토는 말고 줄기가 흙을 잡고 제 고유의 말을 대기 속으로 흘려보낼 때 햇살 바람 속에 도취한 듯 흔들리며 출렁이는 그 말들이 내 생의 낟알과 배열을 다 바꾸어놓는다네 삶이란 공기 곁에 써놓고 간 영혼의 흔적이라는 듯 보얀 목덜미에 놓인 머플러 같은 꽃 가장 달콤하고 가장 애잔한 빛으로 빛과 그늘의 둘레 물들이며 피었다 지는 소녀들의 매력
작가 약력
손진은 시인 1959년 경북 안강 출생 198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1995년 매일신문 시평론에 당선 1996년 대구시협상 수상 경북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와 동대학원 박사과정 졸업 저서 <눈먼 새를 다른 세상으로 풀어놓다><두 힘이 숲을 설레게 한다> <현대시의 미적 인식과 형상화 방식 연구> <한국 현대시의 정신과 무늬> 경주대 교수로 재직 중 대구영동교회 장로 |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0년 1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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