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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강화` / 장우덕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06월 28일
강화

장우덕


나는 쇄국을 선언한다
칼날 천 장을 지닌 꽃의 이름 같다
와 닿는 것들을 붉게 물들이며
강화 앞바다에 낙조가 든다

이국의 함대가 개항을 요구하는데
우리는 무얼 하고 있나
먼 바다에서 울려 퍼지는 라 마르셰예즈
밭고랑을 적시지 말아달라는 청은 묵살되었다
심야에도 혁명은 배달 가능하다
대포로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우리는 다시 전의를 가다듬을 수밖에

텃밭의 근대는 밤에도 푸르고
기회를 엿보던 애벌레는 둥글게 몸을 만다
내게 군대보다 노래 한 소절 절실한데
하나 둘 쓰러져가는 역전의 용사들
그들의 이갈이는 나의 국가(國歌)가 된다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있다
내일은 느지막이 일어나
바다를 엿보러 돈대로 가자
총안(銃眼) 가득 넘실거리는 푸름으로 우리는 괴롭겠지만

갉아 먹힌 잎사귀 구멍에 햇빛이 집결하고 있다
이국의 함대를 불태우러 가자
잔잔한 바다 앞에서 말아 쥐는 주먹
안으로 파고 들수록 국경은 단단해진다



▶좀 더 강해지고 싶다.
  나는 아무래도
  오늘이 어제보다 불편하기를
  짊어진 짐들의 무게가 더하여지기를
  타들어가는 속이 녹아내리기를
  극도의 흥분과 우울이 반복되기를
  폭발하기를
  가라앉기를
  참을 수 없기를
  잠들 수 없기를
  침묵하기를
  바라는가 보다.




ⓒ GBN 경북방송




▶약력
  2018년 서정시학 신인상
  서정시학회 동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06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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