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그믐` / 이용헌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10월 23일
그믐
이용헌
은가락지를 입에 문 검은 새가 천공으로 날아간다
얼마나 날고 날았을까
슬픔의 무게로 기울어진 오른쪽은 닳아 없어지고
고독의 순도로 담금질한 왼쪽은 희미하게 남아 있다
은가락지를 떨어뜨린 검은 새가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영겁을 물고 왔다 영겁을 놓고 가는 우주의 틈서리에서
소리를 잃은 말들이 침묵으로 반짝인다
한순간 나를 잃고 몸 밖을 떠돌던 내가
언약도 없이 당신을 맞는다
당신의 가는 손마디가 동그랗게 비어 있다
▶어둠은 왜 고요한 것들만 담고 있을까. 새는 왜 앞으로만 날까. 달은 왜 한쪽으로만 기울까. 시는 왜 말을 삼킬까. 당신은 왜 그리 여위어만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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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07년 내일을 여는 작가로 등단. 시집 「점자로 기록한 천문서」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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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19년 10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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