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0-04-09 오후 08:35:37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뉴스 > 문화/여성 > 시로 여는 아침

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수박처럼 여름이` / 최은진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3월 24일
수박처럼 여름이

최은진


발꿈치를 최대한 들었다
희망이 돋아날 것 같아서

세상은 알고 우리만 모르는 불가능과
세상은 모르고 우리만 아는 가능 사이에서

찬란한 푸름 속에 핏빛 속살 감춰 둔
여름을
반으로 자르자
빨간 감정이 칼을 타고 흘러내려
나무도마에 스며들었다

도움닫기만 하다 끝나버릴 감정들

과즙이 뚝뚝 흐르는 수박이 목이 메는 이유는 뭘까

검푸른 껍질 속에서 밤마다 숨어 앓다가
스스로 가슴에 생채기 내어
붉어졌을 여름,
며칠째 이어지는 장마에도
늘 목이 탔다

출발선 앞에 멈춰서버린 멀리뛰기 선수처럼
수박먹은 뒤 마시는 물처럼
싱거워질 감정들,
아직은 붉은데

세상은 모르고 우리만 알았던 희망이
세상 모두가 알고 우리만 몰랐던 절망임을
마침내 우리가 알게 된 순간
여름은 끝이 난다

끝물 과일의 밍밍함을 알면서도
끝내 내려놓지 못하는
9900원 특가세일 수박
무거울지 가벼울지 저울질하다
끝나버릴 여름이
수박처럼 익어갈 때
지금은 빨간 감정 밴 도마를
햇빛에 말려야 할 시간




▶잠깐 반짝, 하다가 여름은 꺼져 버린다. 첫사랑처럼.
뜨거운 여름이었다. 한 번도 뜨거웠던 적 없는 나를 조롱하듯 심장도 녹일 것 같은 더위였다. 갓 딴 수박 한 덩이를 받아들고 돌아온 날, 에어컨이 식혀 놓은 서늘한 주방에서 붉은 심장을 쩍!하고 내보이던 수박, 미처 식지 못한 과즙에서 열기가 훅!하고 내 손등으로 옮겨왔다. 뜨거워져도 될지 말지 망설이다 끝나버리는 모든 처음들.
빨갛게 익어버린 심장이 질문으로 가득 찬 계절을 힘겹게 통과하고 있었다.




ⓒ GBN 경북방송




▶약력
   2019년 <서정시학> 등단
   서정시학회 동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3월 24일
- Copyrights ⓒGBN 경북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Tags : 최은진 서정시학 서정시학회 수박 김조민
 
많이 본 뉴스 최신뉴스
포항시, ‘코로나19’ 재난 긴급생활비 지원
트바로티 김호중 팬카페(아리스) 장학금 전달
고령군, 코로나-19 재난 긴급생활비 지원!
경북도, 음악창작소 조성사업(Music Station) 유치 확정!
허대만 후보 지지 선언! 최태열 민생당 경북도당 위원장
미래통합당 김석기 후보, 선거운동 첫 주말 유세 잰걸음
포항시, 전기자동차 구매 적기는 지금!
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죽은 발톱` / 우남정 시인
포항로타리클럽-포항시에 300만원 상당의 마스크 기부
김석기 후보,‘중단없는 경주발전’을 위한 7대 핵심 공약 발표
포토뉴스
시로 여는 아침
모래 바람이 해 그림자를 핥아대는 시간이다 양철 찌그러지는 소리로 신음하는 거리.. 
밤의 육체김유자손을 넣고 휘휘 젓다가 발을 꺼낸다두 발은 두리번거리다, 발목 위가 .. 
죽은 발톱 우남정 무엇에 걸려 뒤집히는 비명, 눈물이 쑥 빠진다뽑히다 만 뿌리 살.. 
최동호 교수의 정조대왕 시 읽기
정조는 1752년 임신년에 출생하여 영조 35년 1759년 기묘년 2월 12일 세손으로 책봉되..
상호: GBN 경북방송 /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원화로232(황오동 110-1) 2층 / 발행인 : 진병철 / 편집인 : 황재임
mail: gbn.tv@daum.net / Tel: 054-773-0456 / Fax : 054-773-0457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남 다-000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진병철
Copyright ⓒ GBN 경북방송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