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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서시장, 그 틈새 소리를 굽다 ` / 강경아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4월 14일
서시장, 그 틈새 소리를 굽다 

강경아


타닥타닥 혼잣말들이 괄호 속에서 튄다
어둠은 한숨보다 아리게 먼저 다가오는 법
질긴 가난의 혈색에 대해 묻지 않아도
생의 끝자락은 늘 창백한 것이어서
희뿌연 근심의 무게를 재어보다가
까닭 없이 목울대를 치며 붉게 충혈되는 것이
쓴 소주잔을 꺾는다

진급이니, 연말정산이니, 적당하게 썰어 놓은 나완 상관없는 뻔한 이슈들이,
불편한 신념들이, 자존의 가치들이, 불판을 바꾸듯 회전되고 있을 때

젓가락이 무겁다

봉분처럼 부푼 금붕어의 부릅뜬 동공이
식당 그릇에 묻혀버린 아내의 뒷모습이
고시원 단칸방 어린 남매의 시린 발들이
까맣게 타들어 가는 돼지껍데기처럼
밤새 질겅질겅 씹혔다

타닥타닥 튀는 저 살아 있는 꿈틀거림 속에서
타전되는 무중력의 푸른 외침
뒤집자
뒤집자
뒤집어보자,
짧고 여리게 터지는 아직 내겐 쓸 만한 희망들
눈 속에서 더 단단해진 그 경쾌한 방백(傍白)들
생의 반대편 안자락까지 노릇하게 달궈지는 눈빛들이 환하다  




▶타닥타닥, 눈 속에서 더 단단해진 그들의 경쾌한 방백을 듣는다. 짧고 여리지만 살아있는 생명의 소리다. 질긴 가난의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희망의 소리다. 질겅질겅 씹히는 고단한 삶을 함께 견뎌내는 당신의 소리다. 푸른 외침으로 우리 함께 뒤집어 보자. 당당히 오늘 하루도 잘 살아내 보자.





ⓒ GBN 경북방송




▶약력
   2013 시에 신인상 등단
   여수해양문학상수상 
   시흥문학상수상
   한국작가회의 회원
   시집 「푸른 독방」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4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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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 강경아 시에 작가회의 여수해양문학상 시흥문학상 김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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