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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집` / 김요아킴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5월 04일

-금곡동 아파트

김요아킴


두말 할 것도 없이 평지다

산 언저리에 자리한 옛집처럼
오르막의 숨가쁨이나
위태로운 내리막은 전혀 없다

흰 눈 때문에
이삿짐을 꾸린 트럭의 바퀴가 헛돌아
마음 졸일 필요도 없다

어린 딸아이가 넘어져
부러진 이빨 조각을 시멘트 바닥에
흘려 놓을 이유도 더 이상 없다

슈퍼나 세탁소 혹은 미용실을
가볍게 들락거릴 수 있는 여유,
낙동강을 펼쳐 두고
자전거 페달을 밟는 주말 오후의
풍경도 인화할 수 있다

짙은 풀내음과 뻐꾹새 울음은 없지만
네온 불빛 숲으로, 갈 곳은
쉽사리 많아졌다

여긴 누가 보아도 평지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광장으로 가보진 못했다




▶산이 많은 부산에서 평지에 산다는 것은 축복이다.
십여 년 전, 신도시로 이사와 가파른 산중턱에 자리한 집에서는 얻을 수 없는 수많은 생의 편리(便利)와 아늑함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자본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물질적 안락함에 취해, 돌아다보아야 할 이웃과 세상의 짙은 그림자를 잊고 있었다. 이제 그 진정한 평지라 할 수 있는 광장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 GBN 경북방송




▶약력
   2003년 계간《시의나라》 신인상
   2010년 계간《문학청춘》 신인상
   한국작가회의회원, 한국시인협회 회원
   시집 『가야산 호랑이』 『어느 시낭송』 『왼손잡이 투수』 『행복한 목욕탕』
          『그녀의 시모노세끼항』 『공중부양사』
   청소년 문예지 푸른글터 편집주간
   현재 부산 경원고등학교 국어교사로 재직 중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5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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