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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부부송` / 정여운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9월 10일
부부송

정여운


우두두둑 뚜두둑
봄기운에 잔설을 털어내는 소나무가지들
관절 풀리는 소리가
악양평야의 마디마디를 깨운다

겨우내 두꺼운 추위 껴입고서
황량한 들판 지키느라 잔기침도 많았겠다
온기 없는 빈방에서 선잠 자느라
삭은 몸이 얼음장 되었겠다
이웃도 경로당도 없는 외딴 들녘에
적막 한 칸 세 들이며 사느라 밤도 길었겠다

금싸라기 알곡들 방앗간으로 밀려간 뒤
제비가 낮게 뜨니 비가 오겠구나
두 눈을 비비니 더욱 침침하구나
들 끝에 바람을 얹고 삭정이로 흔들리는
앙상한 부부송

섬진강 따라 매화 꽃길 따라
평사리로 시집왔던 봄
그때가 좋았다고
송홧가루 날리며
예순 네 해를 서로에게 뿌리내렸다




▶평사리 들판에 부부처럼 서 있는 두 그루의 소나무를 보며 노부부를 그려보았다. 자식들은 모두 대처로 나가 있고 노부부는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다. 신산했던 삶이기에 더욱 앙상한 모습이지만 부부애로 옛날을 추억하며 말년을 보내고 있다.




ⓒ GBN 경북방송




▶약력
   2013년 《한국수필》 수필 등단
   2019년 불교신문 문예공모전 산문부문 대상
   2020년 《서정시학》 시 등단
   서정시학회 동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9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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