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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베이스(Bass)` / 천융희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1년 02월 02일
​베이스(Bass)
 
천융희
 
 
당신은 음표 없는 악보수집가
 
고요한 심장을 베이스에 깔고
어스름 저녁이면 검게 엎드린 밤의 모서리로
허밍처럼 사라지는 사람
 
찾지 않으면 영원히 찾을 수 없어
속내를 알 수 없는 변방
가령 아래 덧 줄과 덧 칸을 서성이는 고음 불가다
 
술잔을 흔드는 저 달빛과
바닥이 드러나 본 적 없는 허공은
당신의 유일한 연민
 
삶과 절대 불협화음인 저음부기호
잠결에 벗겨진 불콰한 가면의 다중인격이다
 
비몽사몽 뒹굴다 음표 없는 악보로 발성되는
되돌이표
 
아득히 들려오는 저음의 방백 사이로
지난 동월의 수의 같은 바람이 불어오면
여전히 당신은 전생을 말아 움켜쥔 낮은음자리표
 
기억의 태엽이 바투 암호화될 때
어쩌자고 나는
잠정적 아버지를 닮아가려 하는가




▶술잔을 흔드는 달빛을 천천히 목젖으로 내려 보내던 아버지는 저음의 휘파람을 불며 어디론가 땅거미처럼 사라지곤 했다. 찾지 않으면 찾을 수 없는 변방의 이름을 두고 지금은 아주 멀리 가 버리셨다. 삶이 고단한 날이면 나는, 나도 모르게 불 꺼진 방에 홀로 들어 마치 낮은음자리표처럼 옹그린 채 잠을 잔다. 언뜻 들려오는 휘파람 소리, 창밖에 우두커니 서 있는 저 달빛은 누구의 연민인가요.




ⓒ GBN 경북방송





▶약력
   2011년 《시사사》 등단
   2019년 유등문학상 수상
   2020년 이병주국제문학경남문인상 수상
   《시와경계》 및 《디카시》 편집장
   시집 『스윙바이』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1년 02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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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 베이스 시사사 악보수집가 김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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