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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명강 시인"샤또마고를 마시는 저녁"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1년 07월 12일
↑↑ 황명강 시인
ⓒ GBN 경북방송


샤또마고를 마시는 저녁



황명강




홍등이 켜지고
둥글 테이블 걸터앉는 바람의 딸


최초의 생각인 듯 최후의 결심인 듯 그녀
한 겹 두 겹 옷을 벗는다 불빛은 과거와
현재 사이를 곡선으로 흘러내리고


태초의 봉긋한 그리움 후려치며 바람이
분다 발효의 시간은 길었고 단단하게 밀봉된


코르크마개를 따는 데는 60초밖에 결리지
않았다 비틀수록 고혹 적인 눈빛의 1958년 산
샤또마고 빈티지*


혀끝에서 타닥타닥 뜨거운 관능이
뛰어내린다 입술 물어 뜯는 악령의 아메바들,
전생의 비밀 닫은 붉은 눈알들이 우루루 흩어진다


창밖엔 가을을 지우는 첫눈이 내리고
이 황홀한 취기, 누가
세 겹 네 겹 절정의 껍질 벗겨내고 있나
또 다른 사랑을 꿈꾸는
지금은 완벽한 모반의 시간



* 프랑스 마고지역에서 생산된 명품 와인, 와인의 여왕으로 명명됨.



시집 『 샤또마고를 마시는 저녁 』에서



시인 약력

경주 건천 출생.
계간 '서정시학'으로 시인 등단.
시집『 샤또마고를 마시는 저녁 』
한국시인협회 회원.
경북문협 경주문협 회원.
서정시학회 회장 역임.
문맥, 시in 동인


*시 감상

홍등이 켜지고 창밖엔 가을을 지우는 첫눈이 내린다.
창가에 앉은 여인은 비밀처럼 밀봉 되었던 와인을 마신다.
혀끝에 관능을 태우며 또다른 사랑을 꿈꾼다.

외로운 듯 고독한 듯 우아하게 지상에서 가장 명품 와인 한 잔에 천만원하는 샤또마고를 마시며 붉게 취해서 동화속 소설속 영화속 환상적인 주인공처럼 또다른 모반을 꿈 꾼다.

자, 우리도 창가에 앉아 붉은 와인을 앞에 두고 그런 모반을 꿈꾸고 몽환적 상상에 빠져 보자. 사람들은 부루조아적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그러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 특히 여인들이 시를 사랑하고 동경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황명강 시인은 시를 동경하고 시인을 추종자하는 많은 사람들이 한 번 쯤 시적 감상에 젖어 들게 하는 시를 많이 쓰고 있는 시인이다.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1년 07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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