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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헤드라인` / 김소희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1년 12월 07일
헤드라인


김소희



 보도블록 위에 신문지 한 장
 빗물에 밟힌 윤곽으로 매 순간 기다려온 말을 조합하며 
헤드라인을 수정하고 있었다

 창문 밖으로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코트 속 각기 다른 이야기로 등 돌리며 멀어져 가는 장면, 
 간유리 너머로 잘못 이식된 페이지를 반복해 읽었다

 자막이 지워진 곳에는 오랫동안 비가 내렸다
 장면에서 장면으로 번져가는 검정
 나는 한 사람의 습한 옆모습을 읽어 내려가며 나에게 약속했다

 바닥에서 온전히 일어설 수 없어도 두렵지 않았다
 한 사람의 젖은 발자국을 헤드라인으로 인쇄하는 나는 
부드럽게 문드러져 한 문장으로 작아졌다

 사라진 창문만이 아프지 않았다




ⓒ GBN 경북방송




▶한 사람의 깊은 그늘로 걸어 들어간 누군가를 생각한다.
  바닥? 절망이면서도 희망이기도 한 이 단어.
  다른 마음으로 살고 싶었던 엄숙한 시간 속에
  일부러 작아지기도 하면서.
  슬픔을 말하지 않았지만 한 사람의 슬픔을 읽어 내려갔다.




▶약력
   2020년 계간 《시산맥》 등단
   2020년 제1회 동주해외신인상 수상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1년 12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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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 보도블럭 헤드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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