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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현 시인 "줄"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1년 09월 20일
↑↑ 버스 줄 서기
ⓒ GBN 경북방송








이석현



나흘 동안 밤일을 하고 낮엔

주로 잠만 자려고 무던히 애를 썼다

오늘 야근 마지막 날 밤 10시

메인 도로 보드블록 위에서

사원아파트에 혼자 잠드는 아내를 생각하며

차례대로 서서 기다리는 줄

다시 또 생을 위한 줄서기를 하고 있다



오늘따라 통근 버스 지각인데

무심코 내려다 본 땅에는

상대평가 틀 속에서

엎어지고 자빠지며 거듭나기 들풀 같던

지난생의 내 발자국들이

아라비아 숫자를 새기며

선명히 모자이크 되어 있었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줄

또 하나의 생의 발자국을 찍어가며

다행한 안식처 안으로 모자이크 할 것인가



올려다 본 밤하늘

아무리 봐도

별들은 줄서기를 하지 않는다



<이석현시인>


충북 충주출생,
2002년도<작가정신>신인상,
시집<둥근소리의 힘>,
현재 포스코 근무.


시 감상


*밤 10시 야근을 하러 가기 위해 줄을 서는 가장은 아파트에 혼자 남아 잠들 아내를 생각한다. 나흘 동안 밤일을 하고 낮에는 잠만 자려고 애를 쓰다가 깊은 잠도 못자고 통근하는 버스를 기다리는 데 버스가 지각이다. 밤 10시에 출근하는 버스 기사도 아마 숙면을 취하지 못하다가 늦잠을 잤는지도 모른다. 버스를 기다리며 다시 생을 위한 줄을 서서 땅을 내려다 본다. 땅에는 상대평가 틀 속에 서로 견재하며 밟히고 일어나는 들풀 같은 지난날들이 거듭되는 발자국의 숫자들로 새겨져 있다. 이제 이 줄이 나아가는 생은 다행히 안식처로 가는 줄이 될 것인가, 밤하늘에 별들은 아무리 보아도 줄 서기를 하지 않는데......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1년 0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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