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다리꽃 꽃밭에서
최성필
소쩍새 부엉이 곱게 자고 꾀꼬리 딱따구리 온갖 산새 시끌벅적 놀고 있는 산기슭 아래 엉겅퀴 자주색 꽃 핀 풀잎 고운 푸른 언덕을 가진 산밭 장다리꽃 흐드러진 꽃밭에서 백설 같은 흰나비가 백설 같은 꽃잎들이 바람 속에 춤을 춘다 학처럼 춤을 춘다 반짝이는 날개 사뿐사뿐 춤추던 날 꽃봉오리 고운 볼 수줍던 날 전설 같은 어느 옛날 꿈을 꾸며 훨ㅡ 훨ㅡ 즐겁던 날 슬프던 날 날갯짓 사이사이 바람 되어 날아간다 훨ㅡ 훨 우리는 학이 된다 훨ㅡ 훨ㅡ
▶그날 바람에 흔들리는 장다리꽃 너머 밭일하시던 엄마의 눈에 맺힌 이슬같이 빛나는 눈물을 닦아드리지 못해 내내
가슴이 아팠다 그래서 우리는 훨 훨 춤을 추며 학이 되었다 장다리꽃 꽃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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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15년 <포엠포엠> 등단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시집 『다시 살고 싶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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