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에서
이승리
밖에 나오면 소속 버스에 소속 전철에 소속 남의 자가용에 소속 자동문 옆 보름 전 봤던 문구가 아직도 붙어 있다 청소년은 일반 교통카드로 할인이 적용되지 않으니 따로 신청해 발급받으라는 것 막차 버스 올라탄 밤 단말기가 빼가는 요금이 성인으로 몬다 조명 품은 정류장 광고모델 앞에서 반짝이는 법 잊은 영리 소속 불투명한 나는 시동 켜질 때 비영리 소속처럼 베여나간다 말아 개켜놓은 양말 같은 타이어 바퀴 땅과 마찰하며 내딛는 한 어른이다, 짐짝 덜컹대듯 덜컹댄 좌석뿐인 환승이라 해도
▶詩는 설명이 필요 없고 군더더기가 없는 언어의 거래라고 생각한다. 적응을 돕는 경쟁 체제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기에 부득이 ‘거래’라고 했으나 시인은 어떤 특정한 ‘소속’이 정체성을침해하지 못하게 꾸준히 노력하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볼 수 있다. 질서를 함께하며 마음을 얻는 최초의 저작권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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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19년 『황해문화』 창작공모제를 통해 작품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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