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식사 -박제천 시인
이정현
공양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희뿌연 연기가 내 눈에서 귓바퀴로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것들은 혀끝에서 씹힌다 담배 한 갑 식탁에 차리면 눈부터 웃던 즐거운 저녁 시간 타들어 가는 고요를 크게 한입 문다 오늘따라 가래 기침이 쇠 끓는 날엔 얼른 한 대 바꿔 물면 뚝! 멈추는데
창문을 빼꼼히 열어놓은 부엌 쪽 베란다에서 방금 들어온 바람이 기침을 한다
나는 얼른 바람에게 담배 한 개를 건넨다.
▶나의 선생님 박제천 시인을 염두해 두고 쓴 시가. 기체(담배)와 액체(와인)가 주식인 선생님! 그중 담배 사랑은 대단하다. 시도 때도 없이 드셔도 맛있게 피는 즐거운 식사. 신선의 세계라 건강걱정은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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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계간문예> 시 등단 문협서울시문학상 외 수상 한국문인협회 편집위원, 『문학과 창작』 편집장
시집 『풀다』 외 3권, 시선집 『라캉의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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