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3-06-01 오후 05:55:19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문화/여성 > 시로 여는 아침

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이비인후과적 장미` / 조휘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3년 03월 28일
이비인후과적 장미 


조 휘




들장미가 담장 너머로 늘어져 있어요 겹겹인 꽃송이들 귓바퀴 하나씩 달고 있죠 들리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듯 겉면에서 뒷면으로 향기가 맴돌아요 그러다 오월을 알아버리는 일 따위, 오롱조롱한 환상이 되죠 그래요 담 밖의 소리를 색으로 들을게요 향기는 그늘로 가져가요 들으려고 하는 것만 듣는 장미여서 오늘도 지저귀고 있네요 붉은 꽃잎들이 하도 흐드러져 바람도 흘러넘치죠 들리는 것과 들리지 않는 것들의 행렬, 한차례 이어지고 있어요 그러다 오월이 가둔 집착으로 사라져갈 거에요 시간이 지고 넝쿨이 풀어지는 틈에도 말은 들려요 장미가 귀를 닮은 건 갖다 대는 코를 듣기 위해서죠 그래요 듣기만 할게요, 가까이 오진 마세요 가시가 어느 순간 손등을 긁을지 몰라요 둥근 말을 더 들을 수 있게 더 휘늘어져가요 지나치면서 스치는 센스를 보여 줘요 장미는 아름답지만 말이 많은 건 사실이잖아요




▶이비인후과는 귀 코 목에 관련된 질환에 대한 전문 진료과를 뜻한다. 장미 꽃송이를 유심히 들여다보면 여러 개의 꽃이 다발처럼 모인 모양이 귀와 닮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장미는 우리의 눈길을 꽃잎으로 듣는 게 아닐까. 또 장미의 꽃말이 ‘질투’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장미는 오월이 가둔 집착으로 진찰될 수도 있다. 오월의 거리를 지날 때 담벼락에서 종종 보게 되는 장미가 내 눈빛을 소리로 듣고 말해준다. 가시가 어느 순간 손등을 긁을지 모른다고. 나는 그 수다가 왠지 싱그럽다고 적고 싶다.




ⓒ GBN 경북방송




▶약력
   2022년 <시로여는세상> 등단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3년 03월 28일
- Copyrights ⓒGBN 경북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많이 본 뉴스 최신뉴스
제23회 대한민국환동해(영일만)서예대전 심사 결과..
경주시, 자연재난 복구 신속 평가 전국 최우수기관 선정..
여성정책개발원, 경북여성리더육성사업 전문가 간담회 가져...
동국대 WISE캠퍼스 현직 동문선배와 함께하는 진로·직무 박람회 개최..
경주소방서, 북토리 마을회관‘보이는 소화기함’설치..
경주여고, ‘두 손의 기적’심폐소생술 익히기에 올인!..
포항시, 대규모 축제로 관광객 발길과 지역경제 활성화 동시에 잡는다!..
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어스름` / 수진 시인..
경주예술의전당˝개성 강한 4인의 트로트가수 트로트와 국악의 만남˝(나태주, 박서진,정미애, 전유진 출연)..
포항국제불빛축제 방문 전 확인하세요! 27일 3개 구간 교통통제 실시..
포토뉴스
시로 여는 아침
어스름수진틈으로 피가 빠지고 있다이제 와서야더 놀고 싶어, 얼음!사람인.. 
국수를 기다리며권순해빗방울이 유리창을 놓지 않고 있는 국숫집앞을 보지 .. 
고등어문지아숨 막히는 저녁회색 도시를 질주하는고등어들헐떡거리는 아가미초.. 
최동호 교수의 정조대왕 시 읽기
정조는 1752년 임신년에 출생하여 영조 35년 1759년 기묘년 2월..
상호: GBN 경북방송 / 주소: 경북 포항시 북구 중흥로 139번길 44-3 / 대표이사: 진용숙 / 발행인 : 진용숙 / 편집인 : 황재임
mail: gbn.tv@daum.net / Tel: 054-273-3027 / Fax : 054-773-0457 / 등록번호 : 171211-0058501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아0011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진용숙
Copyright ⓒ GBN 경북방송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