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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옥 시인"참호A"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2년 10월 04일
 
↑↑ 한창옥 시인
ⓒ GBN 경북방송 




참호A

한창옥

은밀한 척후병처럼

이어폰을 꽂고 저 먼 전화벨소리 사이에서
지하철 좌석을 탐색하지
공간의 수축과 이완, 방심은 금물이야

좌측 우측 고립되는
정보혁명의 낯설지 않은 손과 귀를 접고
소통이 되는 것은 또 다른 풍경일 뿐

패각류처럼 무심한 감각의 껍질을 닫고
보이지 않는 혀와 뇌의 소통만을 허락하지

눈꺼풀에 촉수를 달고 작은 은폐물에 갇혀
숨 가쁘게 움직이는 손끝의 속삭임
버튼 하나로 표정이 녹아가고 있어

순간마다 색깔 다른 자성을 띠고
실시간 누적되는 암호가 빠져나가고 있지



작가 약력

한창옥 시인
2000년 시집 『다시 신발 속으로』 로 작품 활동
2007년 시집 『빗금이 풀어지고 있다』 (현대시)
계간 『부산시인 』편집주간 역임
계간 『포엠포엠』 발행인 겸 편집주간



시감상

*이어폰을 꽂은 사람은 지하철에 타면서 휴대폰에 몰입할 수 있는 장소를 찾는다. 그 순간 그 장소는 지하철 좌석도 공공장소도 아닌 사막 같이 고립된 자기만의 참호가 되는 것이다. 그 공간에서 눈에 보이는 풍경의 감각을 닫고 혀와 뇌의 소통만을 위해 손끝의 더듬이가 빠르게 기호들을 터치한다. 수많은 정보와 기호들은 실시간 누적되는 암호로 빠져 나가 보이지 않는 저 먼 곳과 소통을 하는 것이다.
그런 모습은 지하철뿐만이 아니라 젊은이들이 있는 장소면 어디서든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그들은 심지어 바로 옆에 사람에게도 대화로 소통하지 않고 휴대폰으로 기호를 보내어 소통을 한다고 한다.
휴대폰, 그 편리한 문명의 이기는 그들을 그들만의 참호 속에 갇힌 척후병으로 만들어 사회와 세대 간의 소통에서 멀어지게 하고 단절시켜 버리는, 그 다음의 닫힌 세상을 우려하고, 염려하는 가슴으로 쓴 시가 아닌가 싶다. <김광희>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2년 10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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