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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교 시인 "가족"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2년 11월 03일
↑↑ 강은교 시인
ⓒ GBN 경북방송

















가족

강은교   
                                    
그날, 그 젊은 여자는 무덤 위에 걸터앉아

둥근 젖통을 꺼냈다.

푸른 심줄이 군데군데 박혀 있는 둥근 그것.

지구의 같은 것

아기가 종처럼 지구의에 매달렸다.

종추가 종벽에 부딪쳐

눈부시게 둥그렇게 오물거렸다.



작가 소개

강은교 시인

함경남도 홍원군 출생, 국문학 박사, 동아대학교 교수를 역임,
현재 동아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명예교수로 재직 중.
1968년 『사상계』에〈순례자의 잠>이 당선 문단 데뷔.
1975년 제2회「한국문학상」1992년 제37회 「현대문학상」2006년 제18회 「정지용 문학상」「유심작품상」등을 수상.
 

시감상


여자가 아이에게 젖을 물리기 위해 젖통을 꺼냈다. 그것도 젖무덤 같이 생긴 무덤위에 걸터앉아. 그 무덤이 어쩌면 그 젊은 여자의 어머니의 무덤일지도 모른다. 그 젊은 여자가 그 어머니의 젖을 먹었듯이 아이는 무덤 같이 생긴 젖무덤을 물고 있다. 젖이 가득차서 푸른 심줄이 뚝뚝 불거진 그 젖무덤의 둥근 모습이 마치 지구의 같이 생겼다고 한다. 아기가 물고 있는 젖줄이 여자의 젖무덤에서 오듯이 그녀 또한 지금 무덤이 되어 있는 그 어머니의 젖무덤에 매달렸을 것이다. 그 어머닌 무덤 속에서 지구의 젖줄을 물고 있을 것이니 모든 젖줄이 지구에서 왔다고 하는 것이 옳다고 할까.
아이를 바라보는 여자의 모습도 둥그런 미소가 번지는 듯하다. 젖꼭지를 물고 있는 아이가 종처럼 동그랗게 매달려서 오물거리는 것이 환한 종소리 들리는 듯하다. <김광희>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2년 11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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