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4-04-25 오후 04:21:57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문화/여성 > 시로 여는 아침

대구지하철 참사 추모시 - 황명강 시인

제목 '자전거가 있는 무대'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3년 02월 15일
ⓒ GBN 경북방송



















자전거가 있는 무대



황명강




막이 오른다

느릿느릿 대문 들어서던 그림자가
착하게 서있는 자전거를 바라본다
안장 위엔 늦게 배달된 조간신문,
대구지하철 참사 추모기사가
불효처럼 앉아있다
쾅! 거칠게 닫히는 방문 앞
흰 국화송이
담배연기에 지친 듯 쿨룩거린다
떠날 것들 부추기는 찬바람에
먼 허공만 바라보는 녹슨 자전거,
한일서점 엄마분식 금성태권도장
달리던 페달은 소년이 남겨둔
헐거운 시간 간간이 젓고 있다
마당가엔 골목 매달고 겅중거리던
운동화 몇 켤레
‘돌아올거야’ ‘이건 연극이야’
소품처럼 앉아 중얼거린다

막이 내린다

(황명강 시집 '샤또마고를 마시는 저녁'에서)








<해설>
2003년 2월 18일 안타까운 대구지하철참사로 192명이 사망하고 148명이 부상당했다. 생존자나 유족들은 크나큰 후유증에 시달리면서 그 시간들에 묶여 살아가고 있다.
불특정다수를 향한 어처구니없는 범죄가 이 사회에서 두 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인류가 누리는 문명으로 하여 인류가 희생당하는 일에 대해서는 철저한 점검과 반성의 기회를 가져야 할 것이다.

황명강 시인의 시 ‘자전거가 있는 무대’는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유족의 뼈아픈 상황을 스케치하듯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시인의 담담한 시선이 읽어내는 그 너머에는 눈물보다 더 아픈 시간들이 녹아있다. 아들이 타던 자전거, 아들의 운동화는 녹슨 시간들을 안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돌아올거야’ ‘이건 연극이야’라는 운동화들의 중얼거림은 아들을 잃은 가족들의 세상을 향한 절규로 읽혀지고 있다. -시인 김광희-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3년 02월 15일
- Copyrights ⓒGBN 경북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많이 본 뉴스 최신뉴스
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메타세쿼이아 연두` / 정서희 시인..
무산중·고등학교 전교생, 박목월 생가 찾아 체험학습..
경주시맨발걷기협회 출범식 및 제1회 선덕여왕길 벚꽃맨발걷기 성료..
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정남진에서 / 황명강 시인..
경주시, 2024년 주민공동체 공모사업 비전 선포..
국립경주박물관, 신라 문화유산 시리즈 5권 발간..
어린이 통학버스 안전은 우리에게 맡겨주세요!..
경북교육청, 몽골 총괄교육청과 R컴퓨터 나눔 협약식 가져..
경상북도의회, 2024년도 청소년의회교실 본격 시동..
하이엠케이(주) 구미 알루미늄 소재 공장 착공식 개최..
포토뉴스
시로 여는 아침
어정역 계단에 물고기가 누워 있다 숙취에 절은 움직임에 .. 
황명강 시 정남진에서.. 
메타세쿼이아 연두 .. 
최동호 교수의 정조대왕 시 읽기
정조는 1752년 임신년에 출생하여 영조 35년 1759년 기묘년 2월..
상호: GBN 경북방송 / 주소: 경북 포항시 북구 중흥로 139번길 44-3 / 대표이사: 진용숙 / 발행인 : 진용숙 / 편집인 : 황재임
mail: gbn.tv@daum.net / Tel: 054-273-3027 / Fax : 054-773-0457 / 등록번호 : 171211-0058501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아0011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진용숙
Copyright ⓒ GBN 경북방송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