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4-04-19 오후 02:53:02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문화/여성 > 시로 여는 아침

이종문 시인의 "봄날도 환한 봄날"


김향숙 기자 / bargekju@hanmail.net입력 : 2014년 04월 01일
↑↑ 이종문시인
ⓒ GBN 경북방송

봄날도 환한 봄날

이종문


봄날도 환한 봄날 자벌레 한 마리가 浩然亭 대청마루를 자질하며 건너간다

우주의 넓이가 문득, 궁금했던 모양이다


봄날도 환한 봄날 자벌레 한 마리가 浩然亭 대청마루를 자질하다 돌아온다

그런데, 왜 돌아오나

아마 다시 재나보다


[시 해설]

이종문 시인의 둘째 시집『봄날도 환한 봄날』(만인사,2005)에 수록된「봄날도 환한 봄날」이라는 동일한 제목의 두 편의 시조를 읽는다. 시조 ㉮는 시집의 맨 첫머리에 그리고 시조 ㉯는 맨 끝머리에 놓여 있어 그 배치가 독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시의 행갈이에 변화를 주고 있는 두 편의 이 시조들은 참 재미가 있다. 어느 날 시인이 경북 영천시 성내동에 위치한 호연정(浩然亭) 을 찾아간 모양이다. 그곳에서 조그마한 자기 몸을 굽혔다 폈다 하면서 호연정 넓은 대청마루를 건너가는 자벌레를 보고 우주의 넓이를 재는 것이냐는 데서 시의 의미가 다 만들어진다. 특히 ㉯시조의 종장 “그런데, 왜 돌아오나//아마 다시 재나보다”라는 시구는 독자의 웃음을 자연스럽게 불러낸다. 그러면 시조 ㉮와 ㉯ 사이에 있는 시집 속 시편들은 이종문 시인이 언어로 이 세상 삶의 넓이와 깊이를 잰 그 내용물이 아닐까. 이종문 시인의 시조는 무엇보다 독자들에게 재미있고 친근하게 다가간다. 시조가 근엄하지도 고리타분한 옛 것도 아님을 잘 보여주고 있다. 삶의 이야기를 우리들 몸에 체화된 전통적 가락으로 때로는 촌철살인의 정신으로, 때로는 서민들의 넉넉한 해학으로, 강렬한 현실 풍자 등으로 그려내는 그의 시조는 참 좋다. “봄날도 환한 봄날”, 그의 시집 속으로 들어가는 것도 참 즐겁고 유익한 일이 될 것이다. 아래 단형 시조 두 편으로 이루어진「윤씨농방 안주인」이라는 시는 또 얼마나 재미있는가.

읍내에 신장개업한 윤씨농방 안주인이 엄청 미인이라 소문이 파다하기,

오후에 버스 타고 가 구경하고 왔지요

안주인은 소문보다 훨씬 더 絶景이라, 내일 모레 글피쯤에 다시 갈까 하는데요,

그 누구 같이 갈 사람 요오, 요오, 붙어라

(시 해설, 이종암시인, 포항 대동교등학교 재직)






이종문 작가 약력

1955년 경북 영천 출생하였으며 계명대와 고려대 대학원에서 한문학을 공부하고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동안 <고려전기 한문학 연구>, <한문고전의 실증적 탐색>, <고려시대 역사시 연구>, <고려시대의 문인과 승려>, <인각사 삼국유사의 탄생>등 주로 고려시대의 한문학과 관련된 다수의 논저들을 집필하였다.
199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하였고, 시집 <저녁밥 찾는 소리>, <봄날도 환한 봄날>, <정말 꿈틀, 하지 뭐니> 등의 시집을 간행한 바 있으며, 현재 계명대 사범대학 한문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향숙 기자 / bargekju@hanmail.net입력 : 2014년 04월 01일
- Copyrights ⓒGBN 경북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많이 본 뉴스 최신뉴스
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메타세쿼이아 연두` / 정서희 시인..
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나이테` / 최재영 시인..
대만 가족관광객, 벚꽃과 함께 경주를 느끼다!..
국민의힘 기호 2번 김석기 후보, 마지막 유세로 13일간의 선거운동 대장정 마감..
한국수력원자력㈜ 원전사후관리처, 황오동에 꾸준한 나눔의 손길 전해..
2024 경북 관광 협업 프로젝트 공모..
경주벚꽃마라톤대회 ‘축제장’ 방불···벚꽃비 맞으며 보문관광단지 달려..
이강덕 시장, “일자리와 정주여건 혁신 통해 선진 도시로 나아갈 것”..
미래를 위한 소중한 한 표, 5, 6일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참여하세요!..
주낙영 경주시장,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참여..
포토뉴스
시로 여는 아침
황명강 시 정남진에서.. 
메타세쿼이아 연두 .. 
나이테최재영잘려진 나무를 읽는다분주했던 시절들을 기억하는지 선명한 경계.. 
최동호 교수의 정조대왕 시 읽기
정조는 1752년 임신년에 출생하여 영조 35년 1759년 기묘년 2월..
상호: GBN 경북방송 / 주소: 경북 포항시 북구 중흥로 139번길 44-3 / 대표이사: 진용숙 / 발행인 : 진용숙 / 편집인 : 황재임
mail: gbn.tv@daum.net / Tel: 054-273-3027 / Fax : 054-773-0457 / 등록번호 : 171211-0058501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아0011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진용숙
Copyright ⓒ GBN 경북방송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