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령 시인 "무늬와 무늬 사이가 멀다"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5년 06월 09일
| | | ↑↑ 이령 시인 | ⓒ GBN 경북방송 |
무늬와 무늬 사이가 멀다 ㅡ자동차 접촉사고 처리를 하면서 이령 말의 무늬, 스타카토로 박히는 풍경, 내 심장은 크로스스티치, 지금 당신 목청은 라이트앵글스티치, 이 순간 배경은 죄다 아웃라인뱅글스티치라 하자 이 간극을 메우려면 뭐가 필요할까 지워야 할까 더 그려야 할까 경고음 울리고 갓길에 차를 세우고 연락처를 주고받는 사이 우린 하나 무늬가 될 수 있을까 시각과 시각의 간극이 도안에 옮겨질 때 나 살고자하는 시간은 이미 지나버린 걸 이 순간 한길뜨기로 마무리 한다면 훨씬 수월하겠는데 당신 무늬를 내 의식의 도안에 옮겨보라니까 우리 위장무늬를 그려 봐 당신은 오늘 내게 가장 완벽한 무늬라니까 무늬의 속성을 거슬러 우리 눈빛은 드르륵 드르륵 바코드로 박히잖아 시간의 흐름은 각진 것들도 궁글리겠지 우린 서로의 무늬에 길들여질 수 있을지 몰라 뱉은 말의 무늬는 가지런할 수 없잖아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 어디쯤, 난 어떤 무늬를 직조하는 중일까 최단거리는 직선이 될 수 없다는 거, 공간을 접으면 겹쳐진 순간 하나 점이 된다는 거, 가정은 필요치 않아 익숙한 자취만 남을 일, 그렇게 난 또 다른 당신의 무늬라니까 * EH,카아의 <역사란 무엇인가>저서에서 차용.
작가약력
경주출생 2013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신인상 수상 2014년 한중시인합동시집-망각을 거부하며/시 발표 경주문협회원, 시in동인, 시木동인
시 감상
자동차가 접촉사고를 냈는데 말들이 부딪친다. 언성이 높아지고 말을 잘라 공격을 하고 나는 방어할 태세로 가슴이 벌렁 거린다. 이 일상적이지 않는 돌발 상황은 서로가 거리를 두고 서로의 아우라를 형성하고 대치한다. 통행에 불편을 초래한 댓가로 경고음이 그 순간을 깨트리면 간극은 좁혀야 하는 것, 갓길에 차를 세우고 연락처를 주고받고 한다. 그 순간 무슨 엉뚱한, 무늬라니, 시인은 엉뚱하다. 엉뚱해야 한다. 그 모습을 삼자의 눈으로 바라보면 어떤 모습이 될까, 그림이 그려질까, 무늬가 나타날까. 순간순간을 사진으로 찍어 두듯이 그 도안을 옮긴다면 어떤 그림이 될까, 그 그림을 수를 놓는다면 어떤 스티치로 하면 좋을까. 당신의 생각을 내 의식의 무늬에 옮겨 보라고, 우리의 위장무늬를, 당신은 내게 가장 완벽한 무늬라 당신이나 나나 아닌척해도 속은 하나다. 서로 완벽하게 손해보고 싶지 않은 것, 무늬의 속성을 거슬러 서로의 눈빛은 드르륵 바코드로 박힌다. 그 각진 것도 시간이 지나면 무디어져서 둥글어지고 그것들이 일상이 되고 서로의 무늬에 길들여지는 시간은 저절로 어느 샌가 한길뜨기로 수가 놓아지는 것을 이래서 예술은 아름다운 것인가, 거칠고 격한 것도 부드럽고 순한 것으로 이끌어내는 멋이 있으니 (김광희 시인) |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5년 06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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