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오렌지/신동집
황재임 기자 / gbn.tv@hanmail.net입력 : 2015년 11월 23일
오렌지
신동집
오렌지에 아무도 손을 댈 순 없다. 오렌지는 여기 있는 이대로의 오렌지다. 더도 덜도 아닌 오렌지다. 내가 보는 오렌지가 나를 보고 있다. 마음만 낸다면 나도 오렌지의 포들한 껍질을 벗길 수 있다. 마땅히 그런 오렌지 만이 문제가 된다. 마음만 낸다면 나도 오렌지의 찹잘한 속살을 깔 수 있다. 마땅히 그런 오렌지 만이 문제가 된다. 그러나 오렌지에 아무도 손을 댈 순 없다. 대는 순간 오렌지는 이미 오렌지가 아니고 만다. 내가 보는 오렌지가 나를 보고 있다. 나는 지금 위험한 상태다. 오렌지도 마찬가지 위험한 상태다. 시간이 똘똘 배암의 또아리를 틀고 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오렌지의 포들한 껍질에 한없이 어진 그림자가 비치고 있다. 누구인지 잘은 아직 몰라도.
이령 시인의 시 읽기(6)/ 이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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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물 자체로서의 오렌지를 묘사한다.-- 내가 관찰하는 외형적 사물로서의 오렌지이다. --존재의 본질로서의 오렌지이다. --'어진 그림자'의 존재를 통해 나와 오렌지간의 긴장을 느슨하게 한다.]
존재의 본질 자체에 대한 물음을 오렌지라는 소재를 통해 던지고 있는 작품이다. 사물의 생명 본질에 닿을 수 없는 인간의 한계를 말하고 있다.
상자를 열어보기 전에는 살아있는 세계와 죽어있는 세계가 모두 존재하며 관찰자가 관측하는 순간 어떤 한 쪽의 세계로 진입하게 되는 숨은 변수이론을 인정하는 것이 존재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에 약침이 되듯이 이 작품은 너와 내가 다름을 나와 다른 너를 이해하는 주지적 물음을 독자에게 던지고 있다 |
황재임 기자 / gbn.tv@hanmail.net 입력 : 2015년 1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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