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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뼈가 걸려있다. 김종섭 시인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0년 03월 11일
↑↑ 김종섭 시인
ⓒ GBN 경북방송





내 뼈가 걸려있다

김종섭



내 몸이 한 장의 필름으로 분리되어

판독기에 걸려있다.

검고 희멀건 채색에 담긴 앙상한 늑골들의 빗살 구조,

그 중심부로 휘어져 내린 척추.

골반은 육중한 내 육신을 힘겹게 지탱하며 예까지 왔다.

한 번도 너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없이

이 나이까지 용케 버티어왔다.

문득 낯선 사람이 불을 끈다.

캄캄한 어둠속으로 내 몸은 감춰지고,

젊은 사나이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최후의 심판을 준비한다.

나약해진 내 의식은 두려움에 졸아들고.

생명이란 것이, 육체란 것이 내 의지로부터

이렇게 쉽사리 떨어져나갈 수도 있는 걸까?

그의 논고가 神처럼 무서워진다.

혹시나 뻥 뚫린 허파, 퉁퉁 부운 간덩이가 안막을 덮어오는데,

창백한 벽면을 타인처럼 바라본다.

그곳엔 선고를 기다리는 내 뼈들이 기도처럼 걸려있다.






김종섭 시인


1946년 경북 영일 출생

중앙대 및 영남대 교육대학원 졸업

1983년<<월간문학>>에 시 <환상조>, <사수의 시> 등이 당선 등단

윤동주문학상, 경상북도문학상, 대통령근정포장. 포스트모던 문학상. 등 수상

한국문인협회 경주지회장, 경북문협회장 역임. <미래시> 동인,

시집 <환상조(幻想調)> 외 다수.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0년 03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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