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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여는 아침 - 박형준 시인
생각날 때마다 울었다 / 박형준
황명강 기자 / test@test.com입력 : 2017년 01월 16일
생각날 때마다 울었다
박형준
그 젊은이는 맨방바닥에서 잠을 잤다 창문으로 사과나무의 꼭대기만 보였다
가을에 간신히 작은 열매가 맺혔다 그 젊은이에게 그렇게 사랑이 찾아왔다
그녀가 지나가는 말로 허리가 아프다고 했다 그는 그때까지 맨방바닥에서 사랑을 나눴다
지하 방의 창문으로 때 이른 낙과가 지나갔다 하지만 그 젊은이는 여자를 기다렸다
그녀의 옷에 묻은 찬 냄새를 기억하며 그 젊은이는 가을밤에 맨방바닥에서 잤다
서리가 입속에서 부서지는 날들이 지나갔다 창틀에 낙과가 쌓인 어느 날
물론 그 여자가 왔다 그 젊은이는 그때까지 사두고 한 번도 깔지 않은 요를 깔았다
지하 방을 가득 채우는 요의 끝을 만지며 그 젊은이는 천진하게 여자에게 웃었다
맨방바닥에 꽃무늬 요가 펴졌다 생생한 요의 그림자가 여자는 그 젊은이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사과나무의 꼭대기, 생각날 때마다 울었다
[시 감상] * 남자의 사랑은 감성적이고 여자의 사랑은 이성적이라는 것을 사랑하던 여자와 헤어지고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야 남자는 깨닫는다. 만약 그때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물론 남자는 이불을 사지 않고 둘만의 미래를 위해 적금통장이라도 만들어 여자의 손에 쥐어주었을 것이다. 그랬더라면 여자는 사과나무 꼭대기만 보이는 방에 사는 남자라 하더라도 떠나지 않았을 것이고 남자도 생각날 때마다 울지 않았을지 모른다. -글, 김유섭(시인) |
황명강 기자 / test@test.com 입력 : 2017년 01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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