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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준 시인 특강, “위대한 자연에게 조언을 구하라”


진혜인 기자 / hyein2314@naver.com입력 : 2019년 03월 19일
ⓒ GBN 경북방송

문태준 시인이 3월 30일(토) 14시 동리목월문학관 영상실에서 「위대한 자연에게 조언을 구하라」라는 제목의 시 창작 특강을 펼친다.

문 시인은 미리 준비된 원고에서 먼저 자신이 생각하는 시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문 시인은 소동파와 신석정 시인, 릴케와 옥타비오 파스, 예이츠 같은 동서 시인들의 시에서 드러나는 입장을 바탕으로 시를 정의한다.
ⓒ GBN 경북방송

그에 의하면 시란, 삼라만상을 내 마음에 들어앉힐 때, 각자의 대상으로 존재하던 나와 사물이 서로에게 공명하면서, 숨결의 원초성과 시원(始原)에 가닿고자 하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소동파의 「호수의 다리(湖橋)」에서 자아(다리 위를 걷는 남자)와 세계(물속에 사는 고기)의 거리를 좁혀준 것은 쿵,쿵 땅을 짚는 지팡이 소리라는 것이다.
그 소리 때문에 물에 사는 고기가 몰려들었다는 것이다. 시인은 이렇듯 자아와 세계 양자의 거리를 해소시켜 조응하게 하는 사람이다. 이 공명과 조응을 위해서는 나도 세계(사물)도 각각 자신의 가슴을 열어야 한다.

시인은 또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빛나는 시간들이 이제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우리가 잃어버린 이 세계의 아름다움을 회복하고 여기에 빛나는 광휘를 부여하는 것이 시인의 임무라고 역설한다.
ⓒ GBN 경북방송

이 때 가장 중요한 활동이 상상력의 날개를 펼치는 것이다. 조지훈의 「범종」에 나타난 “무르익은 과실이/가지에서 절로 떨어지듯이 종소리는/허공에서 떨어진다. 떨어진 그 자리에서 종소리는 터져서 빛이 되고 향기가 되고” 라는 표현이 놀라운 것은, 울려나가는 범종의 소리결을 낙하하는 과실의 운동에 견주고, 땅에 떨어져 터진 과실에서 빛과 향기가 쏟아져 나온다는 상상력 때문이라고 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달’에서 ‘아이의 자란 손톱’, ‘밥’, ‘새우잠을 자는 연인의 마음’, ‘동전’, ‘화환’ 등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일깨워 낼 수 있다. 시인은 상상력을 풍요롭게 끌어오는 자이다.

또 시인은 자시의 시세계의 지향점이라 할 수 있는 ‘세계에 대한 생태적 관점’을 주제로 다양한 시를 예로 들면서 강의를 펼쳐나간다. 정채봉의 「들녘」에서 네 잎 클로버 하나를 차마 못 따는 것은 “들의 수평이 기울어질 것” 때문이라는 것에서 나타나듯, 풀꽃, 물고기, 새, 벌레, 돌멩이들은 숨 쉬고 활동하며 거대한 화엄(華嚴)의 세계를 이룬다. “내 집 속의 땅바닥 틈새엔 쥐며느리의 집이 있고 천장엔 쥐들의 집이 있다”는 유승도의「집」에서처럼 생명들은 각자 따로 살림을 내서 그늘 나름의 살림을 성심껏 꾸려나간다는 것이다.

시인은 햇살 아래 모든 생명들은 조금의 차등도 없이 존귀하다며, 햇살이 공평하게 이 세계에 쏟아지는 것을 보고 쓴 자신의 신작「이 시간에 이 햇살은」, 우주 생명 자체가 균형과 충만, 의지와 보충의 관계라는 것을 형상화한 신작「귀휴(歸休)」를 들려준다.

아울러 자신은 최소의 사건과 그 사건을 다루는 최소의 언어로 된 시, 어린이와 같은 시심으로 시 쓰기가 요즘의 관심사라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시에 대한 쉽고도 풍성한 이야기가 펼쳐질 이번 특강에 지역과 인근의 시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의 호응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한편 문태준 시인은 그동안 『가재미』, 『맨발』등의 시집을 내면서 한국 서정시의 적자(嫡子)로 평가받고 있으며, 지난 해 낸 시집 『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로 목월 문학상을 수상했다.


문의처 : 동리목월기념사업회(054-741-1750, dongni-mogwol@hanmail.net)
진혜인 기자 / hyein2314@naver.com입력 : 2019년 03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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