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룡의 세상 보기(342)
석복
진혜인 기자 / hyein2314@naver.com입력 : 2018년 05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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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사람들은 자신의 복을 다 누리지 않고 아끼고 저축해두었다가 함께 나누었다고 합니다.
오랜만에 미세먼지 없는 화창한 주말, 한양대학교 정민 교수가 최근 출간한『석복』을 읽다 다음 구절에서 잠시 멈추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매사 두려운 듯 마음을 삼간다. 늘 조심하고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다. 썩은 고삐로 수레를 모는 것처럼, 마른 가지를 붙들고 높은 데로 오르는 사람처럼 전전긍긍한다. 잘 나갈 때는 물러설 때를 염두에 두고, 편안하다 싶으면 곧 위기가 닥칠 듯이 살피고 또 살핀다. 그래야 어려운 때를 당해도 문제없이 건너갈 수가 있다.' 같은 책 첫째 장의‘사물이 성대하면 반드시 쇠하게 되어 있다. 그러니 자만해선 안 된다’는 대목에서는 평소 존경하는 선배님과의 식사자리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 났습니다. 선배님께서는 '두려워해야 할 네 가지'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돼지가 살찌는 것, 나무가 키 크는 것, 사람의 이름이 알려지는 것, 기업의 규모가 커지는 것이 그것입니다.
돼지가 살찌면 잡아 먹히고, 나무의 키가 커지면 바람에 넘어지거나 잘려 나가며, 사람의 이름이 유명해지면 세상에 노출되어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되고,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 세상의 관심대상이 되니 조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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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말이 있지요. 중국의 고전소설집인 포송령(蒲松齡)의 ‘요재지이(聊齋志異)’에 나오는 이야기에서 정의의 신과 운명의 신이 술 내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운명의 신이 일곱 잔을 마신데 반해 정의의 신은 세 잔 밖에 마시지 못했고, 이에 심판인 옥황상제는 세상사란 정의보다는 운명의 장난에 따라 이루어진다고 한데에서 '운칠기삼'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운'을 거꾸로 하면 '공'이 되듯 운 역시 공을 들여야 찾아오고, 스스로의 공과 주변의 도움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노력은 기본이고, 항상 주위 사람들과의 꾸준하고 편안한 소통과 배려를 통해 매사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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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일은 인연 따라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인연(因緣)의 인은 직접적인 것, 연은 간접적인 것을 뜻합니다. 운칠기삼의 '운'은 '연', '기'는 '인'과 같은 맥락이지요. 아침에 일어나 출근해서 자리에 앉을 때까지의 일을 풀어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일어나서 양치와 세수를 하는데, 칫솔과 치약은 내가 만든 것이 아니며 물 역시 내가 직접 끌어온 것이 아닙니다. 식탁의 밥과 반찬도 여러 사람들의 도움 덕분이지 내가 만든 것이 하나도 없고, 출근 길의 차량도 자동차회사와 부품회사의 수많은 사람들의 땀방울로 이루어진 것이니 모든 것은 다른 사람들의 덕분입니다. 그러니 물 한 방울, 밥 한 톨에도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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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경기 감독의 유형을 용장, 지장, 덕장, 복장으로 구분합니다.
화려한 실력으로 선수를 지도하는 용장과 지혜롭게 선수를 육성하고 작전을 구사하는 지장, 덕으로 팀을 이끄는 덕장, 그리고 복이 많아 만사가 술술 풀리는 복장이 있습니다. 특히 복장이 맡은 팀의 경기는 운이 좋아서 지는 경기도 갑자기 승리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복장이 평소에 저축해둔 복이 경기장에 내려오기 때문이겠지요.
세상의 모든 일을 초심(初心)으로 하심(下心)하고 열심(熱心)히 하면 반드시 이루어 집니다. 평소에 복을 많이 짓고 쌓으며 저축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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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의 복을 움켜쥐지 말고 내려 놓으며, 다 누리지 말고 아끼는 따뜻한 날 되시길 바랍니다. |
진혜인 기자 / hyein2314@naver.com 입력 : 2018년 05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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