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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기북면 덕동의 '아름다운 숲'

고택과 솔숲 사이를 어슬렁 어슬렁 … 게으른 걸음이 여유가 되다
진용숙 기자 / ysjin130@korea.com입력 : 2013년 07월 22일
ⓒ GBN 경북방송
포항시 기북면 오덕1리 '덕동문화마을'은 포항에서 가장 오지라 불릴 만큼 깊은 산골에 위치해 있다. 여느 시골마을과 별반 다를 바 없을 것 같은 한적한 시골 마을이 힐링지로 거듭나는 이유는 이곳에 숨어있는 전통과 자연의 매력 때문이다. 큰 볼거리나 큰 먹거리는 없지만 곳곳에 묻어있는 예스러움이 바쁜 일상에 쫓겨 지친 심신을 달래기 그만이다.

↑↑ 덕동민속전시관 내부
ⓒ GBN 경북방송
역사가 살아숨쉬는 덕동문화마을에서 선현들의 흔적을 따라가보자.
덕동마을은 단아한 모습의 침곡산 아래 자리 잡은 여강 이씨 집성촌으로, 조선 중기의 대학자 회재 이언적 선생의 동생 농재 이언괄의 4대손 사의당 이강이 안강 양동마을에서 옮겨오면서 비롯됐다고 한다.

'덕동'이라는 지명은 덕(德)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 여강 이씨가 입향한 이후 지금까지 조상들이 360여 년 동안 가꿔 놓은 자연과 유적, 유물들을 자손 대대로 고스란히 간직해 오고 있다.

↑↑ 사우정 고택
ⓒ GBN 경북방송
이 마을의 독특한 문화적 전통과 천혜의 자연조건을 높이 평가 받아 1992년 문화부지정 제15호 문화마을로, 2001년 경상북도 지정 환경친화마을로 선정됐다. 덕동마을숲은 지난 2006년 시민단체인 생명의 숲이 주최한 '제7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함께 나누고픈 마을숲'으로 선정, 아름다운 생명상(대상)을 수상했을 만큼 명성이 높다.

이 지역을 둘러싸고 있는 기북면 전역은 문헌상으로만 전해 내려오던 부곡(部曲)의 옛터가 국내 최초로 확인된 곳이기도 하다. '세종실록지리지'와 '동국여지승람'에 기록된 '성법(省法)부곡' 현장이 주변 마을에서 확인되고 있다.

↑↑ 덕동 연못
ⓒ GBN 경북방송
마을 앞을 흐르는 개울을 건너면 듬직한 모습의 송계숲을 만난다. 덕동마을 3군데 솔숲 가운데 가장 먼저 만들어진 곳이다. 마을 곳곳에 솔숲이 우거진 이유는 마을을 처음 만들 때 풍수적인 결함을 메우기 위해 수구막이 숲으로 소나무를 조성했기 때문이다. 이 마을의 수구막이 숲이 바로 송계숲과 정계숲, 섬솔밭이다.

송계숲 바로 뒤편에는 지난 1992년 폐교된 덕동초등학교을 개조한 덕동청소년수련관이 있고, 조금 더 오르면 마을 전체를 안내하는 표지판이 서 있다.

표지판 앞으로 보이는 건물이 덕동민속전시관이다. 집집마다 보존되고 있던 서찰, 서적, 현판, 농기구, 생활용구 등 600여 점의 유물을 수집해 한 곳이 전시한 것이다. 민속전시관을 관람하려면 미리 연락을 해두는 것이 좋다. 문의: 010-9310-5327.

↑↑ 덕동 연못 정자
ⓒ GBN 경북방송
덕동민속전시관과 가까이 자리한 용계정(경북유형문화재 제243호)은 임진왜란 당시 북평사를 지낸 정문부의 별장이다.
조선 명종 원년(1546)에 건립, 숙종 12년(1686)에 증축한 이 건물은 정조 이후 세덕사의 부속건물인 강당으로 사용되기도 했는데, 고종 5년(1868)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의 화를 면하기 위해 밤새도록 담을 쌓아 세덕사만 철폐되고 용계정은 화를 면했다고 한다.

용계정은 정면 5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을 한 목조기와집으로, 건물 앞쪽에는 기이하게 생긴 절벽이 있으며 수백 년 된 은행나무, 향나무, 백일홍 등이 건물을 둘러싸고 있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 용계정
ⓒ GBN 경북방송
용계정 왼쪽 문을 나서면 황연을 가득 핀 연못과 마주친다. 현재는 환경친화마을을 만들기 위한 방안으로 비오톱(Biotop)조성지로 변모한 모습이다.
비오톱은 비교적 밀도가 높은 생태계가 존재하고 있는 정리된 경관을 가진 장소라는 뜻으로 생태학적 공간이라는 의미. 생활하수를 유입시켜 자연수질정화기법으로 수질을 개선함과 동시에 비오톱을 조성, 소생물들의 생활사에 관한 자연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자 만들었다고 한다.

연못 앞에는 마을의 세 솔숲 가운데 하나인 섬솔밭(島松)이 있다. 솔숲이 물줄기에 갇힌 섬과 같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연못과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경관이 탄성을 자아낸다.

↑↑ 용계정 밑 계곡
ⓒ GBN 경북방송
마을을 더 오르면 애은당고택과 사우정고택, 이원돌가옥 등의 고택을 만날 수 있다. 시도민속자료 제80호로 지정된 애은당고택은 임진왜란 때 많은 공을 세운 농포 정문부가 가족들의 피난처로 사용하던 곳이다. 전쟁 후 고향인 전주로 돌아가면서 손녀 사위인 사위당 이강에게 주었는데, 현 소유주의 5대조가 사들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곳은 거북 모양의 땅 위에 거북 모양으로 건물을 배치한 것이 특징. 거북의 앞발에 해당하는 곳에 별당과 방앗간을, 머리 부분에 속하는 앞면에는 누에를 치던 잠실을, 꼬리 부분에는 화장실을 두었다.

↑↑ 덕동문화체험관
ⓒ GBN 경북방송
사우정고택(시도민속자료 제81호)은 정문부의 할아버지인 정언각이 청송 부사로 있을 때 지은 것이라 전해진다. 그 때의 지명을 송을곡이라 불렀는데, 임진왜란 때 송(松)자가 든 지명에서 왜병이 패한다는 소문이 있어 이곳을 피난처로 삼았다고 한다. 전쟁 후 진주로 돌아가면서 이곳 역시 이강에게 물러주었고, 그 후손인 이헌만이 자신의 호를 따서 집이름을 사우정이라고 바꿨다.

↑↑ 덕동마을 숲
ⓒ GBN 경북방송
ㅡ자형의 사랑채와 ㄷ자형의 안채가 있으며, 안채 오른쪽 모퉁이에 사당터가 보인다. 조선 중기 사대부집의 생활모습을 잘 나타내고 있는 귀중한 자료로 손꼽히고 있어 찬찬히 살펴볼 만하다.

문화재자료 제206호로 지정된 이원돌가옥 또한 정문부가 임진왜란 후 사위인 이강에게 물려준 부속 건물 중 하나다. 정면 4칸, 측면 6칸 규모로 ㅁ자형을 이루고 있으며, 건물을 세울 당시(조선 중기)의 시대상을 잘 나타내는 평면 구성을 하고 있다.
진용숙 기자 / ysjin130@korea.com입력 : 2013년 07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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