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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경북의 힐링관광지(7)-경주 천년愛 길

반월성 둘레길에서 황룡사 마루길, 분황사 까지
김동현 기자 / mailtv@nate.com입력 : 2013년 10월 08일
천년 왕도를 지켰던 경주의 중심, 역사의 흥망성쇠를 몸으로 느끼게 하는 반월성 둘레길에서 황룡사 마루길, 분황사를 걷는 일은 매우 뜻이 깊다.

첨성대에서 출발하는 이 길은 반월성을 접어들면서 일반 관광객들이 곧잘 놓치는 길이다.
농경사회였던 당시에 백성들의 농사를 위해 첨성대를 세우고, 황룡사를 건립해 통일의 염원을 집결시켰던 선덕여왕의 사랑이 녹아있는 길, 그리하여 이 길을 ‘천년愛 길’로 명명해보기로 한다.

경북의 힐링관광지를 찾아나서는 일은 몸의 건강과 더불어 기쁨과 사유와 자기성찰을 가져오게 하는 행복한 나들이이다.

첨성대 부근 동부사적지는 사시사철 꽃단지가 조성되어 천상의 화원을 연상시킨다. 유채꽃, 연꽃, 코스모스 등의 대형 꽃밭과 식물원을 방불하게 하는 여러 종류의 꽃들로 관광객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경주시에서 사철 아름다운 화원을 가꾸는 이유는 이곳이 그만큼 중요한 곳임을 시사한다.

꽃밭사이를 걸어서 경주김씨 시조의 발상지인 계림숲을 오른쪽으로 끼고 신라왕궁터인 반월성을 오른다. ‘산천은 의구하대 인걸은 간 데 없네’ 고려 말의 삼은인 길재 선생의 시조 한 구절이 절로 떠오르는 잡초 무성한 왕궁터, 그 때 이곳을 걷던 수많은 발자국소리를 상상하면서 걸어보는 특별한 길이다.

왕궁터 전체를 감싸 안은 크고 긴 팔처럼 소나무숲 사이 걷기 좋은 오솔길이 나있다.
조금 전에 걸어온 꽃길과 계림숲과 경주시가지들이 내려다보이고 바람은 어디선가 달려와 시원하게 전신을 어루만져준다. 왕궁터를 온전히 한 바퀴 도는 데는 40여 분이 소요되지만 긴 역사 속에서 현재의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깊이 들여다보는 시간 속에서 우리의 생각은 천년을 오간다.

반월성을 내려와 길을 건너면 안압지이고 여기서 황룡사로 향하는 길은 마루길이 조성되어 걷기가 편하다. 넓은 들녘을 끼고 10분 남짓 걷다보면 오른쪽으로 황룡사터가 나온다.
신라의 3대 보물(황룡사 구층탑, 장륙존상, 진평왕의 옥대) 중에서 2가지가 이곳에 있었다고 삼국유사에 전해져 오는 황룡사...주춧돌과 밭침대 등으로 그 위용을 가늠해본다.

아주 많이 늦었지만 신라 왕궁터인 반월성의 복원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현대 기술로도 어렵다는 황룡사 구층탑도 언젠가는 다시 그 위용을 드러내리라. 황룡사터 한쪽에 무수히 놓여있는 발굴 잔해들을 돌아보고서 분황사로 향한다.

국보 제30호인 분황사에는 신라 석탑 가운데서도 특이하게 돌을 벽돌 모양으로 다듬어 쌓아올린 모전석탑이 있다.

선덕여왕 3년 분황사의 창건과 함께 건립된 것으로 추측되는 이 탑에서는 일제시대에 수리 당시 사리함 속에서 각종의 옥루, 가위, 은바늘 등과 함께 숭녕통보, 상평오수 등 신라, 고려시대 유물들이 많이 나왔다.

가을바람에 낙엽이 한둘 떨어지는 분황사 경내에는 현재를 담는 카메라 렌즈들이 여기저기서 플래시를 터트린다. 유구한 역사를 걷고 그 역사를 차곡차곡 마음에 담다보면 어느 듯 우리의 현재가 소중해진다. 그리하여 ‘천년愛 길’, ‘황룡사 마루길’은 나를 비추는 거울과 같은 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김동현 기자 / mailtv@nate.com입력 : 2013년 10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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