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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진의 역사산책(35회)

신라왕도 편두를 했을까?
진병철 기자 / 5084474@hanmail.net입력 : 2014년 11월 27일
ⓒ GBN 경북방송
오늘의 주제는?
네 오늘은 편두에 대해서 알아볼까 합니다. 『삼국지』한전에 보면, ‘아이를 낳으면 곧 돌로 머리를 눌러두어 평평한 머리를 만들었으며 지금의 진한 사람들은 모두 편두이다’라는 기록이 보인다.

편두요, 편두가 어떤 것인가요?
네 편두라고 하면 일반인들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개념일 것이다. 편두는 쉽게 말하면 머리를 삼각형 모양으로 만들기 위해서 어린 아이의 머리에 돌이나 판자를 대고 묶어서 인공적으로 두개골을 변형시키는 것이다. 인위적으로 두상을 조작하여 위쪽을 좁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지금으로선 이해가 되지 않죠.

왜 진한인들은 현대인의 눈으로 보면 기이한 풍습인 편두를 했을까요?
어린이의 두개골이 연약하다고는 하나 돌로 머리를 눌러서 만든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뿐만 아니라 말 못하는 어린이의 입장에서는 매우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편두를 만드는 과정에 아이들이 사망하기도 했다. 1970년대에 김해 예안리 고분에서 발굴된 편두(4세기) 중 5~6세 어린이의 두개골은 후두부가 열려 있었다. 이는 앞이마를 누른 돌의 압력을 이기지 못해 정수리에서 뒤통수에 이르는 이음새가 열려 사망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편두를 하다가 죽기도 했다는 말이네요? 그렇다면 편두를 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겠네요?

생명의 위험이 따름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두상을 강제로 변형시키려 한 데는 분명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요즈음 말로 하면 두개골 성형을 한 셈인데, 그들은 편두형의 머리를 아름답다고 생각했을까? 어쩌면 당시의 관점에서는 편두를 한 머리가 아름답게 보였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단순히 아름답게 보이기위해서만 편두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요즘도 아름다워 진다면 상당한 고통을 감내하면서 성형수술을 하지 않나요. 양악 수술이나 지방흡입 수술을 하다가 죽었다는 기사를 가끔 접하죠.

미용이 아니었다면 어떤 목적으로 죽음을 무릅쓰고 편두를 했을까요?
미용보다는 어떤 종교적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 해답을 예안리(4세기)에서 출토된 여성인골에서 찾을 수 있다. 예안리에서 출토된 편두는 여성 인골에만 국한되어 있었으며, 당시 여성이라고 다 편두를 한 것은 아니었다. 이러한 사실을 두고 고고학계에서는 일종의 무당과 같은 특수 신분의 여성들만이 편두를 했을 것으로 본다.

종교적 이유로 편두를 했을 것이라는 말이네요?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요?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편두를 했을까?.....

편두는 한마지로 하면 ‘뱀의 머리’를 닮으려고 한 것이죠. 징그럽죠. 하필 뱀의 머리라니. 하지만 그것은 사실입니다.


ⓒ GBN 경북방송
마야의 석조상에 보이는 어린이 편두과정

그렇게 설명할 수 있는 근거가 있나요?
네, 그 답은 인류문명사의 관점에서 설명해야 되요. 인류가 최초로 신으로 대접한 동물이 바로 뱀이었어요. 신화시대의 암각화를 보면 사람들 사이에 사람보다 몇 배나 큰 뱀을 그려놓은 경우가 많아요.

뱀신과 편두가 어떻게 연결되죠?
네 고대의 무당 혹은 지도자들은 바로 뱀신의 화신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자신들이 뱀의 지혜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죠. 성경을 보면 에덴동산에서 행복하게 살던 이브가 뱀의 꼬임에 의해 지식의 사과를 먹고 추방되잖아요.

루소는 『인간 불평등 기원론』(1755)에서 에덴동산의 뱀은 바로 이성(理性)이라고 결론지었다. 인간이 자연과 진정한 자기 자신을 따라 아무 매개 없는 존재를 영위할 때, 영원한 현재 속의 동물처럼 살 때, 그들은 인생이 단순하고 성취적이고 적절한 것임을 발견한다. 그러나 어느 사악한 날, 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반성과 자의식을 이끌어 냈고 마침내 경쟁심을 유발했다. 이어 오래지 않아 질투, 축적, 소유욕, 과잉의 수문이 활짝 열리게 되었다. 영리한 자들은 그들의 이웃을 이용했고, 양식을 쌓아 두었으며, 여분의 부를 획득했다. 이러한 양식과 부는 필연코 보호되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인간농장의 규칙, 법률, 규정 등이 생겨나게 되었다. 그리하여 천국은 영원히 사라졌다.

그런데 뱀은 기독교에서 사탄이라고 하듯이 부정적 상징성을 갖는 동물이잖아요?
그렇죠. 하지만 문화사적인 관점에서 보면 기독교 이전에 뱀은 그리스나 서아시아에서도 신성한 동물이었어요. 제우스도 뱀이었고, 의술의 신도 뱀으로 표현되었었죠. 이들 지역의 최고신은 모두 뱀으로 표현되기도 했으니까요.

뱀과 편두를 연결시킬 수 있는 자료가 있나요?
네, 인류4대문명 발상지 중 하나인 메소포타미아의 가장 이른 도시인 우바이드 유적지에서 출토된 흙인형(기원전 5000~4000)을 보면 편두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또한 이보다 앞선 시기에 이라크 고원지대 유적인 자르모에서 출토된 점토 머리상도 편두를 하고 있다.

학자들은 이러한 편두를 한 사람들이 ‘주민들에게 농경과 관계술, 야금술, 식물에 대한 지식과 천문학 등을 가르쳤다고 한다. 한마디로 지식을 가져단 준 사람들이었죠.

ⓒ GBN 경북방송

에리두 유적의 무덤에서 나온 흙인형, 기원전5000~4000년경의 우바이드 문화기에 속한다.

다른 지역에서도 편두를 했나요?
북아메리카 원주민도, 마야인도, 중남미인도 모두 편두를 했다. 편두는 처음 이들 지역의 지도자 그룹에서 했다. 이들 지역의 고대유물에 나오는 지도자들은 모두 편두를 한 모습이다. 관심 있게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다.

중국 중원지역에서도 편두를 했음은 ‘머리기울 녈’자로 알 수 있다. 이 글자는 그러한 풍습이 사라지면서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신석기시대 산동지역의 대문구 문화인이 편두를 한 것도 고고학적으로 증명된다. 만주에 살던 여진족이 편두를 했다. 청나라 황실에서 편찬한 ‘만주원류고’에 나온다. 또한 흉노족도 편두를 했음이 고고학적으로 밝혀졌다. 동북지역 신석기 주민도 편두를 했다. 최근에는 기원전 3500~3000년 경의 홍산문화인도 편두를 했음이 고고학적으로 밝혀져 주목받고 있다. 사실 편두는 고대 지도자들의 일반적 풍습 중 하나였던 셈이다.

ⓒ GBN 경북방송

금령총 기마인물상 부분, 편두

진한에서는 언제까지 편두가 행해졌을까요?
‘삼국지’는 3세기경에 편찬되었으니까, 3세기 이전부터 시작되었음이 분명하다. 현재까지의 자료로는 가야에서는 4세기 이후 사라진다. 그러나 신라에서는 6세기까지도 편두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

경주에 있는 금령총에서 발견된 기마인물상 보시죠. 이 인물의 모습을 자세히 보면 편두에 매부리코를 하고 있다. 금령총이 6세기에 조성된 것이니까 적어도 당시까지는 신라인들이 편두에 관해 알고 있었거나 편두 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고대인들이 가지고 있던 뱀이 가지고 있던 상징성에 대해서 많이 잊어버렸다. 성서 이전 시대에 그랬듯 우리 조상들도 뱀을 상당히 신성한 동물로 여겼다는 알아야 한다.
진병철 기자 / 5084474@hanmail.net입력 : 2014년 1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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