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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진의 역사산책(47회)


진병철 기자 / 5084474@hanmail.net입력 : 2015년 06월 02일
47 단군은 어떤 모자를 썼을까?
※오늘은 어떤 주제로 우리의 고대문화의 비밀을 풀어보나요?
네, 오늘은 좀 특별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우리 건국신화인 단군신화에 따르면 단군은 한민족의 시조이다. 물론 단군은 보통명사로 여러 명의 단군이 대를 이으면서 통치했을 것이다. 그 단군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하는데요. 단군이 하늘에 제사를 지낼 때 어떤 형태의 모자를 썼을까요? 지금 세상에 전하는 단군상을 보면 대부분 머리를 가지런히 한 다음 머리띠로 묵고, 긴 수염을 길렀어요. 그런데 그러한 단군상은 원래 단군의 모습이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전하고 있는 단군상이 본래의 단군상과 틀리다는 말인가요?
ⓒ GBN 경북방송

네, 상식적인 대한민국 사람들이 한민족의 건국시조라고 생각하는 단군께서는 고깔모자를 썼을 가능성이 있어요. 이런 주장을 하면 사람들은 요즘말로 ‘생뚱맞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결코 생뚱맞은 주장이 아니다. 단군시대의 문화는 유교문화에 의해서 무시되었고 불교문화에는 습합되었다. 때문에 우리는 단군시대의 문화유산을 잘 이해할 수 없게 되었다. 특히 단군시대의 종교문화가 어떤 것이었는지 확인하기 쉽지 않다.

※어떤 근거로 단군께서 고깔모자를 썼을 거라고 생각하시죠?

네, 그렇게 단정하는 것이 쉽지는 않아요. 뿐만 아니라 그것을 설명하려면 상당히 많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해요. 간단히 설명하자면, 우선 세계 종교문화사에 나타나는 고깔모자의 발생과 확산에 대해 이해하고, 단군시대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성립되었는가를 알아야 되요. 두 가지 흐름을 잘 이해하면 단군이 고깔모자를 썼을 거라고 추정할 수 있어요.

※초기한민족이 어떻게 형성되었나를 알기는 힘들지 않나요?

네, 쉽지 않은 일이죠. 하지만 제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단군의 아버지인 환웅은 중국 중원 지역을 돌아서 동북지역으로 이주한 공공족인데, 이들의 조상은 기원전 4000~4500년경에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중원으로 이주해 왔던 사람들이예요. 그런 공공족이 중국 동북지역으로 들어와 단군왕검시대를 열었던 거죠. 그러니까 단군왕검시대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환웅세력인 공공족의 문화를 잘 살펴보아야 해요. 종교와 문화는 정신적인 문화가 발달했거나 물질적인 힘이 우세한 집단의 것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유입되면 주도적인 문화로 성장하는 것이 상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군시대의 주 종교는 현지에 있던 곰 부족의 곰 신앙이 아니었어요.

※그럼 어떤 것이 단군시대의 주 종교였나요?

네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어떤 종교가 단군시대의 주 종교였을까요? .....칠성신앙이 단군시대의 주 종교였어요. 앞에서 연재할 때 한 번 다루었는데요. 자세한 이야기를 하면 길겠고, 우리가 흔히 무속이라고 하는 것의 뿌리는 단군시대와 연결되죠. 일반적으로 무교가 단군시대의 종교였을 거라는 대는 이의가 없어요. 무당을 단골이라고 하는 데 단골이라는 말이 단군과 관련 있다고 생각하죠.

※그렇다면 무속과 관련해서 단군이 고깔모자를 썼는지를 추정해 보아야 하겠네요?

네 맞아요. 무속문화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어요. 무신도를 보면 제석이 고깔모자를 쓰고 있어요. 그런데 이 제석이라고 하는 분이 단군신화에 등장하지요.
단군 신화에서 하늘을 주재하는 상제를 환인이라고 하는데 그 환인이 곧 제석입니다. 제석이 고깔모자를 썼다고 하는 것은 단군 신화의 주인공 집단이 고깔모자를 썼을 가능성을 시사해요.
ⓒ GBN 경북방송

※제석이 고깔모자를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구체적인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네, 조선후기 서울의 무속을 그림으로 남긴 『무당내력』이라는 책이 있어요. 서울대 규장각에 보관되어 있지요. 그 책에 보면 조선후기 서울지역에서 행해지던 무속 12거리도가 나와요. 부정풀이에서부터 산바라기굿, 제석굿, 대거리, 대감노리, 별상굿, 구능굿, 성주풀이, 호구, 창부, 말명, 뒷전 등 총 12거리에 이르는 모습을 담았어요. 그런데 그림을 보면 각 거리마다 신령의 복장이 다를 뿐만 아니라 유독 제석만 흰옷을 입고 고깔모자를 쓰고 있어요
ⓒ GBN 경북방송


※그렇군요. 환인제석이 고깔모자를 쓴 셈이네요?

네, 무속12거리도에 흰옷에 고깔모자를 쓰고 나타난 제석은 어쩌면 환웅족의 수장이 중국의 동북지역으로 이주할 때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제석은 무속에서 수명과 무사태평을 관장하는 신으로 명맥을 잇고 있다. 무속에서 보통 수명을 담당하는 것은 칠성이다. 사실 칠성이 수명을 관장한다는 말이나 제석이 그것을 관장한다는 말이나 동일하다. 신화구조에서 환인제석이 머무는 곳이 북극성이고 칠성은 상제의 탈것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칠성님도 고깔모자를 쓰셨나요?

물론이죠. 무속화를 보면 칠성과 삼불제석만 고깔모자를 쓴다. 왜 이들에게만 고깔을 씌우는 전통이 전수되었을까요?...... 그것은 고깔모자를 쓴 그들이 한민족 원형 문화의 주인공들이기 때문이다.

※고깔모자라는 특이한 형식은 어떤 사람들이 쓰던 모자인가요?

ⓒ GBN 경북방송

세계문화사에 고깔모자가 가장 먼저 나타나는 지역은 이란 서남부의 수시아나 지역을 포함한 메소포타미아 지역이다. 수시아나에서 발굴된 인장에 고깔모자를 쓴 인물이 보인다. 이들 지역에서 발생한 고깔모자를 쓰는 종교풍습이 서남으로 전파되어 이집트의 신들이나 왕의 모자가 되죠. 또한 그 풍습이 동으로 이동해서는 중국의 신석기 문화인 앙소문화로 전파되었다가 환웅인 공공족과 함께 동북지역으로 이주하여 한민족 문화에 그 흔적을 남기고 있어요.

※그런데 왜 그들은 고깔모자를 썼을까요?

네 그것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나온 고고학 자료를 보면 알 수 있어요. 메소포타미아에서도 가장 이른 시기에 형성된 도시인 에리두에서 ‘뾰족 삼각형 머리를 한 아시아계 신인상(神人像)’이 출토되었어요. 사진을 보세요. 머리가 위로 삼각형, 다시 말해서 고깔모양으로 변형되어 있지요.

※그러네요. 참 특이한 모습입니다. 왜 이런 모습으로 머리를 변형시켰을까요?

이 인물의 머리가 고깔형으로 변형된 것은 실재의 머리에 고깔모자가 갖는 상징성[뱀]을 나타내고자 한 것이다. 바로 우리 조상인 진한이들이 했다는 편두의 원형적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편두요 생소한 이름인데요? 편두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주실까요?

중국 역사서인 『삼국지』한전에 보면, ‘아이를 낳으면 곧 돌로 머리를 눌러두어 평평한 머리를 만들었으며 지금의 진한 사람들은 모두 편두(褊頭)이다’라는 기록이 보여요. 진한인들이나 변진사람들이 편두를 했음은 고고학자료로 확인된다. 김해 예안리에서는 가야시대의 편두가 나왔고, 대구에서도 편두가 나왔으며, 신라 금령총에서 나온 기마인물상도 편두를 했다.

ⓒ GBN 경북방송

※그런데 왜 고대인들은 편두를 하거나 고깔모자를 썼을까요?

그것은 한마디로 자신들의 머리에 광명신이 내려왔음을 나타내기 위함이거나 그들이 광명신의 화신임을 나타내고자 한 것이죠. 세계적으로 저명한 신화학자 중에 엘리야데라는 분이 있어요. 그분에 따르면 ‘고깔은 뾰족 삼각형을 나타내는 도상이면 알타이 샤먼의 예에서 보듯이 뱀의 도상’이지요. 그것이 뱀의 도상임은 고대 이집트 유물에서도 확인된다. 기원전 9세기경에 만든 이집트 유물을 보면 코브라의 머리에 고깔모자를 씌워놓았다.
이런 도상들이 가장 원형적으로 나타나는 곳이 메소포타미아 지역 이예요. 메소포타미아에서 나온 인장에는 ‘뱀 모자를 쓴 신’들이 자주 등장해요.
또한 청나라 때의 학자 방식제는 그의 『용사기략』에서 샤먼을 숭배하는 것을 기술하며 “신이 내린 것을 샤먼이라고 하는데 모자가 뾰족하고 길다(이 때의 신은 뱀의 형상을 한 영혼이다)”고 했다.

※이제 결론을 내려 볼까요? 환웅과 그분의 조상들이 고깔모자를 창안하고 썼다는 이야기 인가요? 그래서 단군도 고깔을 썼을 거라는 것이지요?

네, 환웅의 무리는 바로 이란 서남부 평원의 수시아나에서 천산을 넘어 중국 중원의 앙소문화를 일구고 동북 지역으로 이주했어요. 그러한 사정은 문화사적으로 어는 정도 설명이 가능하지요. 만약 제 주장이 맞는다면 환웅을 계승한 단군은 고깔모자를 썼던 것이 분명할 거예요. (제책, 『수시아나에서 온 환웅』,일빛 참고)
진병철 기자 / 5084474@hanmail.net입력 : 2015년 06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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