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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잠든 배` / 류미야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5월 19일
잠든 배

류미야


전복된 배 한 척 사장(沙場)에 박혀 있다
급물살을 헤치며 늠름하던 이물과
능숙히 물목을 잡던 삿대는 부서지고

부끄럼도 잊은 채 허옇게 드러낸 배
어안(魚眼)이 벙벙한지 눈도 껌뻑 않는다
갑판엔, 저벅거리며 돌아다니는 햇살

바다와 하늘을 번갈아 비춰보며
푸르게 반짝이던 물비늘의 시간도
오늘은 숨을 죽이고
곤한 잠에 들었다

난생처음 닻을 내린 항구는 평화롭다
더 이상 눈물바람의 이별은 없으리라

불 꺼진
물고기 잔등

꽃무지개 한 송이




▶잠들기까지 우리는 얼마나 오래고 숱한 
   낮의 찬란과 파란을 통과해야 하는가. 
   모든 잠 위에 평화를……




ⓒ GBN 경북방송




▶약력
   2015년 《유심》 등단
   공간시낭독회문학상
   올해의시조집상 
   시집 『눈먼 말의 해변』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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