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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만 시인, 시집 「늦귀」출간

-노경(老境)과 청담(淸淡)의 에스프리-
진용숙 기자 / ysjin130@korea.com입력 : 2018년 07월 11일

    
ⓒ GBN 경북방송
  


바람에 눈물 털며
속으로만 우는,

함께 묻힐 산야에서
나를 부르는
들풀의 울음소리

나, 이제 들었다 .   詩 「늦귀」 전문

                                  
ⓒ GBN 경북방송

경북 호미곶에서 출생한 서상만 시인이 제 9시집 『늦귀』(책만드는집)를 펴냈다.

1982년 《한국문학》 신인상 당선으로 등단한 서상만 시인의 표제 시「늦귀」에는 1부 「늦귀」 2부「앵무산 돌에게」 3부「봄밤의 아드레날린」 4부「수색을 지나며」등 4부로 나누어 82편의 시를 실었다.

서상만 시인은 마음을 움직여 시로 드러내는 과정에 충실한 시인이다. 시와 삶을 분리하지 않는 그의 시는 전통적 사유의 자장 안에 두고 있다.

밤새 끼니 걱정하던 어머니 앞에
새벽부터 나팔꽃은 눈치 없이
활짝 웃고 있었네

삼복더위 허기진 대낮,
저도 별 수 없이
시들시들 곤드라져 웃음을 닫아

시든 꽃잎 보시고
어머니가 버무린 차운시(차(次韻詩)
한 줄

“사람도 속 곯으면 딱 이 모양이지
목말라 죽은 놈은 향기도 없어”.      詩 「어머니와 나팔꽃」 전문

                                                                  
그가 펴낸 이번 시집을 통해 우리는 새롭게, 그가 궁구한 노경(老境)의 에스프리를 접하게 된다.

서상만 시인의 시는 노경의 청담(淸淡)과 오래도록 마음속에 품어온 유년의 푸른빛이 노년의 맑음으로 생성하고 있다.

그는 이미 저항과 체념 사이의 노년을 넘어서 유기적인 생명의 흐름을 체화하였다. 몸의 질량을 이겨내고 삶과 사물을 민활하게 공감한다. 머무르면서 기다리는 시간은 이제 자신의 것이 되었다.

그의 시는 팔순을 바라보는 그의 마음을 대변한다. 시와 더불어 새로운 자아와 새로운 경계를 견인하는 서상만 시인이야말로 현금의 노년시를 대표하는 보기 드문 개성이 되었다.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구모룡시인은 서상만 시인에 대해 “우리 시단에 경이로운 존재다. 고희를 지난 팔질(八耋)에 가깝도록 이처럼 눈부신 서정을 뽑아낸 시인이 또 있을까?”라고 했다.

작은 새는 작은 소리로 울고
큰 새는 큰 소리로 우는
어리중간에서
나는 훔쳐 보았네
잎 저버린 가지에
저마다 무심히 울고 간
새들의 흔적을

때없이 뒹구는
잎들의 울음을

그래도 나는 모르겠네. 정말
이별은 어떻게 헤어지는 것인지
날아간 새 발자국을 좇으며
얼룩진 가을볕 한 모금
호줄근히 가슴에 묻는 날.         詩「추풍부(秋風賦)」전문

                          
불혹을 넘겨 문단에 공식적인 이름을 올린 서상만시인은 1982년《한국문학》 신인상 당선으로 등단해 첫 시집『시간의 사금파리』(시와시학사)를 60대 후반에 상재했다.

이어서 『그림자를 태우다』(천년의시작) 『모래알로 울다』(서정시학) 『적소(謫所)』(서정시학) 『백동나비』(서정시학) 『분월포(芬月浦)』(황금알) 『노을 밥상』(서정시학) 『사춘(思春)』(책만드는집) 『늦귀』(책만드는집)를 간행했다. 동시집으로 『너, 정말 까불래?』(아동문예) 『꼬마 파도의 외출』(청개구리) 『할아버지, 자꾸자꾸 져줄게요』(아동문예) 등 고희 무렵부터 거의 매년 1권의 시집을 세간에 내놓았다.

서시인은 그동안 월간문학상, 최계락문학상, 포항문학상, 창릉문학상 등 수상을 수상했다.
진용숙 기자 / ysjin130@korea.com입력 : 2018년 07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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