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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문화/여성 > 최동호 교수의 정조대왕 시 읽기

(1)정조대왕은 뛰어난 시인이자 비평가였다


황재임 기자 / gbn.tv@hanmail.net입력 : 2015년 11월 12일
500여편 詩… 절구·율시 등 다양한 형태로 창작
정약용 '시경강의' 통해 본 조문 상세하고 치밀
인간중심 문화 꽃피우는 주인공으로 인식돼야



최동호 교수/ 시인, 평론가


↑↑ 최동호 시인
ⓒ GBN 경북방송




















18세기 후반 조선조 문예부흥을 이끈 정조대왕은 개혁군주이자 훌륭한 시인이었으며 뛰어난 비평가였다. 인문학 시대를 맞이한 오늘의 시점에서 이미 알려진 군주로서의 정조보다 시인이자 비평가로서의 정조를 부각시켜야 정조는 더 큰 시대적 의미를 가질 것이다. 정조의 시(홍재전서 제1권, 임정기역, 뿌리문화사, 1988)는 대략 500여편에 이르는 방대한 양이다. 형식적으로는 절구·율시·연구·잠 등 다양한 형태의 시들을 창작했으며, 평생 지속적으로 시를 썼다.

비평가로서의 정조는 1791년 당시 규장각 초계문신인 30세의 정약용에게 시경에 대한 600여 가지의 조문을 내리고 40일 이내에 이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정약용은 미처 답변을 다 준비하지 못해 20일을 더 연장시켜 줄 것을 청원하여 작성된 문건이 바로 다산 정약용의 '시경강의'(이우성·김언종 등의 '시경강의' 서암, 2006)이다. '시경강의'를 통해 정조의 조문내용을 알 수 있는 바 조문내용은 훈고·주석·자구 해석 등에 매우 상세하고도 치밀한 것으로서 정조가 높은 식견과 풍부한 독서량을 지닌 시의 비평가였음을 입증하고 있다.

1752년에 출생한 정조는 세손으로 책봉됐으나 1762년 그의 아버지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는 것을 목격했다. 이 사건은 조선조 최대의 비극적 사건이었음은 물론 어린 세손에게도 크나큰 상처를 남겼을 것이다. 이후 그는 여러 번 닥쳐온 죽음의 위기를 극복하고 1776년 3월 25세 나이로 등극했다. 국왕이 된 정조는 무엇보다 먼저 창덕궁에 규장각을 설치해 학문을 장려했으며 이를 통해 유능한 인재를 등용하여 당파싸움으로 어지러운 국정을 바로잡으려 했다.

정조의 여러 치적 중에서 가장 주목할 것 중의 하나는 1794년 시작한 수원성의 축성이다. 기존 당파세력의 권력다툼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하고자 한 필생의 노력이 수원성 축성으로 나타난 것이다. 을묘년인 1795년 어머니 혜경궁 홍씨가 회갑을 맞이했다. 어머니를 위한 정조의 효심은 하늘을 찌르는 것이었다. 시인 정조는 당시의 심경을 시 '자궁(慈宮)의 60회 탄신(誕辰)에 축수의 잔을 올리고'에서 '우리 동방에 처음으로 경사 있어/ 회갑일에 만세의 축수 올리노니/ 이 날 자궁께서 탄강하시었기에/ 구름처럼 모여 축하를 펼치도다/ 장락당에선 손자들과 벗을 삼고/ 노래자의 효행은 피리에 올렸네/ 화 땅 구경하고 넘치는 축복 속에/ 깊은 은혜가 팔방에 미치는구나'고 표현했다.

정조가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수원성은 1796년 8월 완성됐고 다음해 봄 정조는 방화수류정에서 활을 쏘고 '춘성을 두루 보고도 해가 아직 한창이라/ 소정의 풍경은 한결 더 맑고 아름다운데/ 난기가 계속 삼연의 적중함을 보고하니/ 수많은 버들 그늘 속에 살촉이 꽃 같구려'라는 시를 남겼다. 이 시는 간결하지만 마지막 구절에서 볼 수 있는 시각적 이미지는 현대적인 시각에서 볼 때도 참신하다.

조선의 역대 군왕 중에 특히 시에 관심을 갖고 많은 작품을 기록에 남긴 왕은 연산군과 정조다. 연산군의 시는 광기의 재능이 빛나고 있지만 대략 120여편에 불과하고 작품 또한 정서적 편중이 심해 정상적인 시로 높이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18세기 후반 훌륭한 시인이며 뛰어난 비평가였던 정조는 신도시 수원성을 축성하고 새로운 세상을 열어나가고자 했다. 천의 얼굴을 가진 정조는 조선조 후반 문예부흥의 군왕이었을 뿐아니라 21세기에도 재탄생해 인간 중심의 문화를 꽃 피우는 주인공으로 인식돼야 한다. 시인이자 비평가로 정조가 새롭게 평가되는 것을 계기로 군왕이 아니라 인간 정조의 모습을 부각시키고 수원 남창동 옛길에 작은 '시의 거리'를 조성하기 위해 첫발을 내딛는다는 것은 수원시를 위한 하나의 문화적 축복이 될 것이다.



[최동호 시인·고려대 명예교수]
황재임 기자 / gbn.tv@hanmail.net입력 : 2015년 1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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