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만 시인 ‘빗방울의 노래’ 출간
열 번째 시집
진용숙 기자 / ysjin130@korea.com 입력 : 2019년 07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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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 누울 자린지 모르는/ 눈먼 빗방울들/ 비 맞고 선 어진 고목에도/ 저녁산 검은 바위에도/ 쉴 수가 없다// 초간에서 죽은/ 어느 화가의 세필 붓질처럼/ 머리 죽죽 쓰다듬으며/ 톡톡히 정신 차리고 있는/ 호박잎에 머문 손님// 뒹굴거나 달리지도 마라/ 어리석다 곧 설한풍 불면/ 마른 잎사귀에 얼어붙어/ 두 번 다시 못 볼 나 같은/ 찰나의 눈먼 빗방울들 (‘빗방울의 노래’ 전문)서상만 시인이 10번 째 시집 ‘빗방울의 노래’(책만드는 집)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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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만 시인이 10번 째 시집 ‘빗방울의 노래’(책만드는 집)를 펴냈다. 1982년 <한국문학>신인상에 당선된 후 ‘시간의 사금파리’(시와 시학사), ‘그림자를 태우다’(천년의 시작) ,‘모래알로 울다’(서정시학), ‘적소(謫所)’(서정시학) ,‘백동나비’(서정시학) ,‘분월포(芬月浦)’(황금알), ‘노을 밥상’(서정시학) ,‘사춘(思春)’(책만드는집), ‘늦귀’에 이은 시집이다.
서상만시인의 시편들이 지니고 있는 풍부한 이미지와 생동감있는 묘사의 힘은 먼 곳을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 찰나의 시간성에 대한 인식에서 비롯된다. 그의 시는 크게 유년의 고향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오랫동안 병고를 겪다 일찍 하직한 아내에 대한 형언할 수 없는 안타까움의 정동, 그리고 끝이 보이는 노년의 삶과 그 내면 풍경들, 삶과 죽음, 혹은 시간에 대한 형이상학적 관심 등을 토대로 하고 있는데, 특히 자잘한 노년의 일상이 눈에 잡히듯이 선명한 이미지로 사실적으로 묘사돼 있어서 노경(老境)에 대한 본격적인 탐구로서 독자적인 시적 영역을 개척한 것으로 평가될 만하다.
노년의 삶을 다룬 시편들은, 소소한 일상과 그러한 일상에서 물결치듯 일어나는 과거에 대한 회한과 짧아져 가는 미래의 시간에 대한 안타까움, 그리고 노년의 눈에 스치는 여러 풍경이나 사건들이 범상치 않은 의미를 지닌 채 다가오는 모습들을 생생하게 재현함으로써 노년의 삶이 얼마나 풍요롭고 그윽한 향기를 낼 수 있는지를 실증하고 있다. 1 중랑천에 첫눈이 내렸다/맨발의 비비새는 쪼르르/발자국만 남기고/어디론가 날아가 버린다/둔덕너머 마른풀 /벌써 바람에 모지라지고/길마저 다 지워졌으니/어쩌랴 나도 천생/ 그 비비새 발자국이나/그 마른 풀밭 숫눈길을/쉽사리 따라가면/, 끝내/닿을 곳은 한 곳 아니리/나도 그렇게 다녀가마/가는 듯 머무는 듯/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혼자 걸어서 2 그렇다 쳐도/우리들 발자국마저/다 지우ㅓ지면/그 누가 이 길에 서랴/우리가 사라지면/그 무엇이 또 남을까/하얗게 저무는/목 쉰 기적소리 다음은 (‘첫 눈’ 전문) 주로 단시에 치중해온 서상만 시인의 시치고는 장시에 해당되는 이 시편들은 시인이 그려내는 노경의 내면 풍경과 노경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계의 모습으로 매우 풍요롭고 역동적이며 생동감을 지니고 있다. 그러면서도 따듯하고 훈훈한 온도를 내포한다. 뿐만 아니라 시적 사유와 시적 세계의 구축은 매우 섬세하고 아름다워 심오하기까지 하다.
이러한 모든 요소들이 서상만 시인의 시적 공간을 매우 풍요로운 이미지와 향기, 그리고 역동적 공간으로 만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는 결코 가볍지 않은, 삶과 죽음에 대한 형이상학적 통찰이라는 시의식의 깊이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서상만시인은 경북 호미곶에서 출생했다. 1992년 ‘한국문학’신인상으로 등단한 후 30여년을 침묵하다 첫 시집 출간이후 거의 매년 한 권씩의 시집을 발간하고 있으며 ‘너 정말 까불래?’(아동문예 2013), ‘꼬마 파도의 외출’(철개구리 2014), ‘할아버지 자구 자꾸 져줄께요’(어동문예2016)등의 동시집도 펴냈다.
월간문학상, 최계락문학상, 포항문학상, 문학상, 윤동주문학상 등 수상. |
진용숙 기자 / ysjin130@korea.com  입력 : 2019년 07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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