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배 교수 음악산책(30)-가얏고와 우륵(于勒) 이야기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1년 04월 18일
|  | | | ↑↑ 음악가 안종배 교수 | | ⓒ GBN 경북방송 | |
가야금은 본래가 한자말이고, 가얏고가 원래의 이름이다. 삼국사기에는 가야국(伽倻國)의 가실왕(嘉悉王)이 만들었다고 해서 나라이름인 가야와 현악기의 옛말「고」의 합성어(合成語)로 되어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신라 통일 이전에 가얏고가 있었다는 사실은 1975년 경주 황남동에서 발굴한 토기(土器) 장경호(長頸壺)의 목 부분에 새겨진 주낙도(奏樂圖)에 의해서 증명되고 있다.
가얏고의 명인으로 우륵이 있었는데, 그는 본래가 성열현(省熱縣)의 사람이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왕이 이르기를 “제국의 방언(方言)도 각각 다른데, 성음(聲音)이 어찌 하나일 수 있겠는가”라고 우륵에게 명하여 가얏고 곡 12곡을 지었다고 전하고 있다. 이러한 우륵이 가야국이 어지러워지자 가얏고를 들고 그의 제자 이문(泥文)과 함께 신라로 갔는데, 진흥왕은 그를 받아들여, 국원(國原/현재의 충주)에 안치하고, 계고(階古)․법치(法知)․만덕(萬德)을 보내어 그 업(業)을 전수케 한 바가 있다.
우륵의 업적 가운데서 지금 우리가 간과해서 안 되는 것은,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는 우륵이 작곡한 가야고 곡 12곡을 전수 받은 세 사람의 제자가 스승의 음악이 “지나치게 번차음(繁且淫)하여, 아정(雅正)하지 못하다” 해서, 이를 다섯 곡으로 줄였는데, 처음에는 스승인 우륵이 크게 노하였으나, 다섯 곡을 다 들어 본 연후에는 눈물을 흘리면서 “즐겁고도 흐르지 않고, 슬프면서도 비통하지 않으니 가히 아정하다 이르겠다”라고 감탄을 했다는 사실이다.
서양음악에서 중세문화의 중추를 이루면서, 음악의 기적이라고 불리고 있는 그래고리안 성가가「기뻐도 광란(狂亂)하지 않고, 슬퍼도 수렁에 빠지지 않는 중용의 아름다움」이 그 정신에 흐르고 있는 것과 흡사한 이치라고 할 수가 있다. 20세기에 접어들어 유럽을 EU로 통합시킨 힘이 중세의 그래고리안 성가라고 음악사회학자들은 주장을 한다. 음악예술을 두고 가장 정직한 인간의 진실을 표현하는 예술이라고 말을 한다. 그리하여 베토벤을 비롯한 서양음악의 거장들 작품이 시공을 초월해서 세계인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세태가 지나치게 혼란에 빠지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문화의 진수와 지혜를 거울삼는 뜻에서도 우륵의 업적을 기리고 있는 고령의「우륵박물관」을 자주 찾아서, 그의 음악에 대한 업적을 되새겨 보는 것도 문화시민의 여유 있는 삶의 멋이 아닌가 싶다.
안종배<경주교향악단 상임지휘자, 경남대학교․일본 나고야예술대학 명예교수> 2011. 4. 18. ahnjbe@yahoo.co.kr |
김광희 기자 /  입력 : 2011년 04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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