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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경주문학상 시상식

- 2021년 12월 11일 웨딩 파티엘에서 시상식 진행
- 수상자 :운문 이령 시인, 산문 김지희 수필가

임영록 기자 / pa6093@hanmail.net입력 : 2021년 12월 12일

ⓒ GBN 경북방송

  2021년 12월 11일 경주문학상 운영위원회(위원장 한순희)가 주관하고 한국수력원자력(주)이 후원하는 제10회 경주문학상 시상식이 경주 웨딩파티엘에서 진행되었다.
ⓒ GBN 경북방송

  경주문학상은 한국문인협회 경주지부 회원 중 입회 만 5년 이상인 회원중 등단 5년 이상되었고 5년 이상 경주에 거주하며 문학활동을 활발히 하는 문인의 2020년 10월부터 2021년 9월까지 국내문예지 및 <경주문학>에 발표된 전 작품을 대상으로 심사위원들의 심사를 거쳐 선정된다.
ⓒ GBN 경북방송

ⓒ GBN 경북방송

  올해는 운문에 이령 시인이 '박달재 신화'로 선정되었으며 산문에는 김지희 수필가가 선정되었다.
수상자에게는 각각 상금 400만원이 부상으로 지급되었다.

  올해 운문 수상자 이령 시인은 고향 경주에서 문학상을 받게 되어 더 기쁘다며 늘 시작임을 다짐하며 글 쓰는 곡진한 자세만 기억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올해 운문 수상작을 감상해 본다.
ⓒ GBN 경북방송


박달재 신화/ 이 령
 
Ⅰ.
 
모두가 알 것 같았지만 모두 모르는 척 했다
 
 
똬리 튼 살모사 눈알이 사금파리마냥 반들거리던 봄 이었다
경운기 엔진 음 같은 이장의 목소리가 부고를 알렸다
회관 확성기 소리를 베낀 부추밭 꽃이랑이 일순 내밀한 비밀처럼 술렁거렸다
 
 
과부였던 감실 할매가 대를 이어 청상이 된 며느리, 반성 댁을 지목할리 없었다
 
 
”내사 암 것도 모린데이~, 갸가 이거를 목마르면 마시라꼬.....“
 
치명(致命)은 몽롱했다
깨진 막걸리 사발만이 예리한 정황을 전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쩔 것인가
침묵이 어리석은 자들의 미덕임을.
누가 실존에 앞선 본질을 강요할 수 있나
 
 
남편의 무덤에 풀 약을 치고 왔다는 알리바이는 허술해서 더 자명했다
그 밤, 해거름 아지랑이도 감실 할매의 혼인 냥 귀촉도 소리 따라 박달재를 울고 넘었다
 
 
반성 댁의 곡소리만큼 밤은 깊고 마을은 흉흉했다
모두가 알 것 같았지만 모두가 모르는 척 했다
 
 
 
 
 
Ⅱ.
 
밤마다 시아비는 군에 간 서방대신 속곳 봉두에 불 지피고 낮이면 가로 톳 숭숭한 젊은 시아재가 영주 댁의 문지방을 들락거렸다
 
철없는 시누이가 근거 있는 소문을 퍼트리는 동안 마을은 술렁거렸다 까마귀 까악까악 소리에 놀란 봇도랑 고마리가 오종종 줄지어 피던 봄 영주 댁은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낳았고 다음해 가을엔 꽃순 같은 딸을 낳아 삼대가 멍석말이를 당하고 동구 밖으로 쫓겨났다 시아비는 시아비, 시아재는 여전히 시아재, 삼촌이 오빠가 되었지만 영주 댁은 평온했다 서방의 전사(戰死) 통지서가 날아들던 날, 마을은 잠시 아주잠시 술렁거렸을 뿐 울바자 너머 소란을 잠재우듯 박꽃이 줄지어 피어나고 동구 밖 까치소리에 처마의 고드름이 녹아 죽담 돌 허벅에 또롱또롱 맺히는 봄, 마을도 곧 평온을 되찾았다
 
돌을 던질 자격은 누구에게 있는가?
돌 대신 거울을 내 얼굴에 비춰본다
돌을 던져 거울을 깬다면 그것이 필경 마뜩한 윤리가 될 것이다
 
 
 
Ⅲ.
 
돌탑 보 얼음장이 쩍쩍 갈라지고
성황당 오방색 깃발도 웅웅 바람소리를 베꼈다
범 부엉이 당수나무 우듬지에 들명날명 암흑의 밤을 쪼아대면
마을의 전설이 소리로 부활했다
 
당골의 점사는 잔인했다
난 자리에서 내리 여섯, 죽어나간 자식의 명을 이으려
초유도 먹이지 못한 아이의 목을 새끼줄에 묶고 박달재를 울고 넘었다는
감실 댁의 곡성일거라고들 했다
 
만물에 응해도 자취가 없는 사람마을에
만물의 감응이 가혹한 모정을 타전하는 밤 이었다

임영록 기자 / pa6093@hanmail.net입력 : 2021년 12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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