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익점은 목화씨를 ‘훔쳐’ 오지 않았다..“우리 조상들 매력에 흠뻑 빠진다!”
‘하루하루가 잔치로세’ 김영조 ‘옛 사람들의 삶’ 담아
박형기 기자 / qkrgudrl67@hanmail.net 입력 : 2011년 10월 19일
옛 사람들은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았을까? 백성은, 선비는, 임금은… 아니 그것이 지금 현대 사회의 우리에게 무슨 도움이 될까? 그러나 여기 ‘옛 사람들의 삶’에서 향기를 찾아내 알려주는 책이 나와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  | | | ↑↑ 하루하루가 잔치로세 -표지 @인물과사상사 | | ⓒ GBN 경북방송 | |
바로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김영조 소장이 쓰고, 인물과 사상사(대표 강준우)에서 펴낸 ‘하루하루가 잔치로세’가 그 책이다. 김영조 소장은 8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인터넷으로 쓰는 한국문화편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를 수많은 사람에게 보내왔다. 그것들 가운데 365일에 맞게 골라 곁에 두고 볼 수 있게 엮어낸 것이 이 책이다.
책은 우선 명절과 24절기를 빠짐없이 챙기고 그날에 행하던 옛 사람들의 아름다운 풍속을 따스한 시선으로 소개하고 있다. “입춘엔 적선공덕행이라는 독특한 세시풍속이 있습니다. 적선공덕행은 입춘이나 대보름날 전날 밤에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일을 해야 일 년 내내 액을 면한다는 풍속이지요. 밤중에 몰래 냇물에 가 건너다닐 징검다리를 놓는다든지, 거친 길을 곱게 다듬어놓는다든지, 다리 밑 거지 움막 앞에 밥 한 솥 지어 갖다 놓는 일 따위를 실천하는 것이지요.” (71쪽)
|  | | | ↑↑ 섣달 그믐날 아름다운 아이들의 담치기 풍속 ⓒ 이무성 | | ⓒ GBN 경북방송 | |
그뿐만 아니라 정월 초이레의 ‘이레놀음’, 입동의 ‘치계미’, 동지의 ‘고수레’ 같은 풍습을 소개하면서 김남주 시인이 “찬 서리 나무 끝을 나는 까치를 위해 홍시 하나 남겨둘 줄 아는 조선의 마음”을 노래했다면서 우리가 잊고 지내던 더불어 사는 정신을 곳곳에서 느끼게 해준다.
|  | | | ↑↑ 조선시대 뇌물을 받은 관리는 혜정교에서 팽형으로 벌을 받았다 ⓒ 이무성 | | ⓒ GBN 경북방송 | |
또한 “자살하는 백성이 나오지 않게 하라.”(166쪽)는 임금의 명령에 따라 수해 등 재난을 당한 이들에게 휼전이 제공되고, 가난해서 혼인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나라에서 혼수를 마련해주는 광경은 현대사회에도 깨우쳐주는 바가 크다.
그리고 문익점은 목화씨를 ‘훔쳐’ 오지 않았다는 이야기(253쪽)나 세종임금이 겨레의 스승이라는 뜻에서 스승의 날을 세종 탄신일인 5월 15일로 정한 사연(210쪽), 이덕무의 독특한 주사(술버릇) 구별법(506쪽), 4세기 중엽 성탄절은 동지와 같은 날이었다(532쪽)는 사실도 흥미를 돋운다.
“정월보름 달떡이요, 이월한식 송편이요, 삼월삼짇 쑥떡이로다. 사월팔일 느티떡 오월단오에 수리치떡 유월유두에 밀전병이라, 칠월칠석에 수단이오 팔월가위 오려송편 구월구일 국화떡이라 시월상달 무시루떡 동짓달 새알병요, 섣달에 골무떡이라.”
이러한 노래가 있을 정도로 달마다 다른 떡을 해먹으며 이웃과 더불어 살아오던 우리 겨레의 인정 많고 아름다운 풍습을 요즘은 찾아보기 어렵다. 잔치문화도 사라지고 오로지 노동과 여가라는 말만 남은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그래서 ‘하루하루가 잔치로세’는 겨레문화 속살을 되돌아 볼 수 있게 해준다는 뜻에서 매우 의미가 깊은 책이다.
|  | | | ↑↑ 단순함 속에 과학적 원리가 담긴 지게 | | ⓒ GBN 경북방송 | |
이 책은 고대로부터 이어져 온 풍습은 물론이고 남자현 애국지사처럼 일제강점기에 조국광복을 위해 온몸을 불사른 분들에 대한 소개도 곁들여져 세시풍속과 함께 민족문화의 탄탄한 정신도 엿보이게 하는 세심함에 새삼 지은이의 겨레사랑 정신을 느끼게 해준다.
문체는 요즘 보기 드문 “~입니다.” 체로 읽기가 편하며 국립국어원 국어순화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지은이의 정갈한 토박이말도 다른 책에서는 맛볼 수 없는 특별한 모습이다.
|  | | | ↑↑ 무명지 잘라 조선독립원을 쓰는 남자현 여사 ⓒ 이무성 | | ⓒ GBN 경북방송 | |
365일을 다룬 책이라 약간 두께가 있지만 우리문화를 쉽게 풀어쓰는 지은이 특유의 글쓰기로 읽는 재미가 쏠쏠하여 책을 손에 한번 들면 365일을 다 읽을 때까지 내려놓을 수 없을 정도로 짜임새 있게 구성된 것이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이다. 거기에 지은이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추며 그림을 그려온 이무성 화백(한국문화편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삽화 작가)의 토속적인 삽화는 읽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24절기, 4대 명절, 속절(俗節)의 현대적 의미를 되새기면서 곳곳에 이와 관련한 역사적 인물을 재조명하는 등 누대에 걸쳐 이룩한 겨레문화의 속살을 읽어가다 보면 ‘하루하루가 잔치로세’라는 제목처럼 이웃과 더불어 잔치를 하듯이 더불어 살아오던 인정 많고 아름다운 품성을 지닌 우리 조상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 것이다. |
박형기 기자 / qkrgudrl67@hanmail.net  입력 : 2011년 10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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