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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동리목월문학상 시상식

-제14회 동리문학상 수상자 소설가 최인호(66세) 씨와
제4회 목월문학상 수상자 시인 조정권(62세)씨
-12월 9일 오후 6시 경주교육문화회관 거문고홀

윤승원 기자 / gbn.tv@hanmil.net입력 : 2011년 11월 29일
12월 9일(금) 오후 6시 경주교육문화회관 거문고홀에서 제14회 동리목월문학상 수상식을 갖는다.

동리문학상과 목월문학상의 본심심사위원 이어령(문학평론가), 김주영(소설가), 이문렬(소설가), 임헌영(문학평론가), 이동하(소설가), 김후란 (시인), 정호승(시인), 박이도(시인), 이하석(시인), 이남호(문학평론가) 등이 뽑은 수상자는 소설가 최인호(66세)와 시인 조정권(62세)로 각각 우리나라 문학상 중 최대 액수인 1억4천만 원(시, 소설 각 7천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 최인호 소설가
ⓒ GBN 경북방송
↑↑ 조정권 시인
ⓒ GBN 경북방송
경주 출신으로 우리나라 문학계의 거대한 발자취를 남긴 소설가 김동리 선생과 시인 박목월 선생의 문학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제정된 동리·목월문학상은 2008년부터 <<김동리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시행되던 김동리문학상을 흡수해 <동리문학상>으로 변경 계승하고, 시문학상인 <<목월문학상>>을 신설해 <<동리목월문학상>>으로 통합하여 시행해왔다.





동리목월문학상은 경주시가 주최하고 (사)동리목월문학상운영위원회가 주관하며, 한수원(주) 월성원자력본부에서 협찬하고 경상북도와 동아일보사가 후원한다. 특히 한수원(주)월성원자력본부가 경주지역 출신인 동리목월의 문학정신을 통하여 지역사회의 문화적 자긍심 고취와 기업의 메시지나 활동에 공감해 시상금과 기타 소요경비 약 1억 4천만 원을 지원했으며,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각 2천만 원을 지원함으로써, 이 상은 동리목월 선생의 문단위상과 상금의 무게만큼 한국 최고의 문학상으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목월문학상 수상소감/조정권 시인>

이런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저에게는 과분함과 함께 무거움이 앞섭니다.
자상하셨고 때로는 엄히 꾸짖으시면서 시인됨의 사표가 되어주신 목월 선생님의 시정신이 새겨진 이 상이 “더욱 열심히 정진하라”는 훈시를 내려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시는 무신론자가 설계한 성당 같은 것이었습니다. 시는 무신론자들이 생각해낸 종교입니다. 그 종교는 오직 한 명의 신도가 있고 그 자신이 교주노릇을 하는 1인 종교입니다. 시인이란 자기의 시의 교주이자 신도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 세상의 어떤 인간보다도 고독한 인간이 시인이지요.

목월선생님은 그 고독을 삶속에서 실천하셨던 분입니다.
사람들은 추운 곳 고독한 곳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추운 산봉우리는 추운 곳에서 얼음처럼 빛나고 있습니다. 그 춥고 높은 곳은 추운 곳을 달가워하지 않는 우리 시인들이 한번쯤은 경험해야 할 자리라고 생각해왔습니다. 따듯하고 안온한 삶을 추구하는 마음은 삶을 반성케하지 않습니다. 삶을 반성케하는 문학 그것이 목월선생님의 시정신입니다. 시 쓴답시고 40여년 동안 종이위에 내 괴로움과 한스러움을 새겨왔던 제 시는 목월선생님의 시 언저리를 뱅뱅 돌고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느낌마저 듭니다.

부단히 인간을 일깨우고 인간과 소통하며 인간을 위해 시를 쓰신 선생님의 시쓰기, 새삼 앞으로의 제 시쓰기의 종착점으로 삼고자 합니다.

저에게 이런 영광을 주신 심사위원님들과 동리목월문학관 관계자님, 그리고문학발전에 큰 기여를 해주시는 월성원자력본부에 계신 분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동리문학상 수상소감/최인호 소설가>


아주 오래전의 일이다.
「깊고 푸른 밤」으로 ‘이상문학상’을 받게 되어 시상식 날 두 아이와 아내를 데리고 식장에 참석했을 때였다. 심사위원이었던 최정희 선생님이 내 곁으로 다가와 호호 웃으며 말씀하셨다.
“니 새끼 얼굴 보니까 내가 마음이 놓인다.”
선생님은 나를 사랑하셔서 언제나 나를 ‘자식’이라던가 ‘새끼’와 같은 비속어로 부르곤 하셨다.
“아니 왜요.”
내가 의아해서 물었더니 최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나는 니 새끼가 도무지 상 같은 데는 관심이 없어 상을 줘도 시큰둥할 줄 알아 은근히 걱정했는데 싱글벙글 웃고 다니니까 마음이 놓인다. 좋으냐?”
“그럼요, 어머니. 좋고 말구요.”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어느 날 작업실로 나를 찾는 전화가 걸려왔다. 만난 적은 없지만 이름은 익히 알고 있는 평론가였다. 그의 용건은 이러하였다.
이번에 선생님이 A문학상에 선정되셨는데 받으시겠느냐는 질문이었다. 내가 “아니, 내가 왜 안 받아요. 영광이지요” 하고 대답했더니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하고 전화를 끊었다. 고맙긴 내가 고맙지 어째서 심사위원인 그 평론가가 고마운가 하고 생각하다가, 문득 내가 문단에서 어지간히 까다롭고 깍쟁이 같은 인상에다가 괴팍스러운 성격의 소유자로 소문이 난 게로군, 하고 어림짐작했다.

수상소식을 듣고 문득 가슴속이 모닥불을 지핀 듯 환히 밝아졌다. 지난봄 씨를 뿌려놓았다가 깜빡 잊어버리고 한 번도 가보지 못하였던 뜨락, 어느 날 잃어버린 고무신 한 짝을 찾기 위해 맨발로 우연히 가본 텃밭에 계절도 상관하지 않는 채송화가 나팔꽃이, 맨드라미가 활짝 피어 있는 찬란한 꽃들을 본 느낌이었다. 그 꽃밭에는 나팔꽃으로 피어난 최정희 선생님도 있었고 작은 불상의 모형으로 돌하루방처럼 비를 맞고 있는 김동리 선생님도 있었다. 최근에 돌아가신 박완서 선생님은 울밑에 선 봉선화 꽃으로 이제라도 달려와 내 손톱을 붉게 물들이고 싶어 안달이 난 표정으로 활짝 웃고 계셨다.

최정희 어머니, 좋고 말구요. 김동리 선생님, 왕생극락 하십시오. 박완서 장모님, 이.어.령. 선생님 그리고 심사위원님, 덕분에 가슴 한쪽 암세포가 줄어든 것 같습니다. 암세포가 줄어들든지 말든지 사라지든지 그대들 덕분에 내 마음의 텃밭에 찬란한 꽃이 피어났으니.
이 고운 빛은 어디서 왔을까요. 아아, 아름다운 꽃이여. 황홀한 인생이여.
윤승원 기자 / gbn.tv@hanmil.net입력 : 2011년 1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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