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시집 '생존 연습' | | ⓒ GBN 경북방송 | |
호미곶 출신 월보(月甫) 서상만 시인이 열다섯 번째 시집 ‘생존연습生存練習‘(미네르바 刊)’을 펴냈다. 이번 시집은 1,2,3,4부로 나뉘어 지극한 삶의 여정을 글로 새긴 64편의 시를 싣고 있다. 1982년 41세에『한국문학』으로 늦깎이 등단한 시인은 2007년 첫 시집 『시간의 사금파리』이후 열 다섯 번째 시집 ‘생존연습’을 발간하기까지 40여년간 시작 詩作 의 끈을 조금도 놓지 않는 시인이다. 앞서 가늠해 본 시인의 이력(履歷)에서 짐작되듯이 비교적 늦은 등단과 25년 만에 첫 시집을 상재한 사실을 주목해 본다면, 이번 시집까지 15권에 달하는 시인의 시세계는 매우 경이로운 시적 행보라 아니 할 수 없다.
' 사람들은 하늘에 매달리거나 물에 둥둥 뜨면 가벼워진다 그 누구의 몰골이냐 정신 놓지 말아라, 魂 줄을 놓는 순간 길 잃은 별똥별이 되거나 천근만근 무거워진 폐선으로 오래오래 갈앉아 물귀신이 되는 거다 끙끙 앓는 소리라도 내 보렴 살아있다는 건 숨 쉬는 것 숨만 쉬면 죽지는 않는다는 것 존재 증명이란 죽기보다 더 어렵다' <시 ‘생존연습生存練習’ 전문> |  | | | ↑↑ 서상만시인 | | ⓒ GBN 경북방송 | |
시 「생존연습 生存練習 」에 실린 64편의 시들에는 삶에의 치열성이 다분히 내재돼 있다.
사라져간 시간의 깊이를 복기하면서, 청아와 적요가 이번 시집의 근간으로 작동하고 있다. 고향과 아내를 향한 그리움이 고요하고 쓸쓸한 시간들로 채워져 있음도 알 수 있다.
특히 「생존연습 生存練習 」수록된 시들을 찬찬히 읽어보면 삶의 뒤안길에서 되돌아보는 생에 대한 관조적 시선과 시쓰기의 영원성이 시인의 청아한 시정신을 비춰주고 있음을 알게 된다.
'한 번 보고 두 번 봐도 그저 다 피고 지는 그냥 그런 꽃이지만 우리 여기 머무름도 그 중 그런 꽃 하나라네' (시 ‘그런꽃’ 전문)
이름없는 존재지만 이름이 없다고 하여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그런꽃’에는 작은 생명이 지닌 존엄(尊嚴)과 위의(威儀)가 함축돼 있다.
‘하얀 수술대 위에 포로가 됐다가 포승줄같은 링거를 걷어내고 석방된지 오늘도 꼭 100일째다 (중략) 내 피는 비둘기의 보호색같이 푸른 줄무늬가 있어 더 슬프다 나 아직 눈감지 못하는 이유 말 못 할 그리움이 조금 남아서’ (시 ’후일담(後日譚‘)
이 시에서 보듯 삶에의 집착과 의지 안에는 유한한 삶에 대한 어쩔 수 없는 허무와 슬픔이 깊이 관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전해수 문학평론가는 <청아와 적요의 세계>를 제목으로 하는 시 해설에서 '생존연습 生存練習'은 "존재의 증명"을 표방하는데, 존재 증명의 대상이나 행위가 무릇, '공심'의 정서와 만나고 있다고 했다.
또 "길 잃은" 존재가 결코 되지 말며, "숨만 쉬는 것"으로도 생존의 가치가 있는 것이기에 생존은 죽는 일과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어쩌면 이보다 한결 어려운 일로 평가한다. 시인은 시를 통해 인생을 살아간다는 힘든 여정을 끝까지 내려놓지 않는 데에서 삶의 의미가 부여된다고 말하고 있다.
서상만시인의 시를 읽으며 과거에 소년 혹은 청년이었던 시절의 마음을 다시 만나다.
늙어간다는 일이 고요하고 쓸쓸한 일이지만 , 자시 청아해지는 일과도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이번 시집 '생존연습 生存練習'을 토해 독자들도 이런 청아와 적요의 세계에 머무는 시간을 함께 했으면 한다.
서상만은 경북 포항시 호미곶 출생, 1982년 한국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 으로는 『시간의 사금파리』(2007년)출간 이 후 『그림자를 태우다』(2010년), 『모래알로 울다』(2011년), 『적소』(2013년), 『백동나비』(2014년), 『분월포 芬月浦 』(2015년), 『노을 밥상』2016년, 『사춘 思春 』2017년, 『늦귀』(2018년), 『빗방울의 노래』2019년, 『월계동 풀』2020년, 『그런 날 있었으면』2021년, 『저문 하늘 열기』(2022년), 『포물선』(2023년) 있으며, 시선집 한국서정시 100인선-『푸념의 詩』(2019년) 있으며
동시집 『너 정말 까불래?』(2013년), 『꼬마 파도의 외출』(2014년), 『할아버지 자꾸자꾸 져줄게요』(2016년) 등이 있다.
수상: 월간문학상 최계락문학상 포항문학상 창릉문학상 윤동주문학상 본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