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배 교수 음악산책(87)-왕을 상징하는 성스러운 악기 트럼펫
진혜인 기자 / gbn.tv@daum.net 입력 : 2012년 06월 15일
일반적으로 나팔(喇叭)이라고 부르는 트럼펫은 기원이 기원전 2천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이집트의 군대행진 조각그림에는 몸통이 직선으로 되어 있고 끝머리에 벨이 달린 나팔이 있어 왕을 상징하는 성스러운 악기로 숭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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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 트럼펫은 주로 군대의 행진이나 종교행사에서 필수 악기로 사용됐다. 구약성서 여호수아기 6장 2~5절의 여리고 성 함락에서는 천사의 소리로 여호수아에게 “보라 내가 여리고와 그 왕을 네 손에 붙인다. 굳센 용사들아, 너희 모든 군인들은 날마다 이 성을 한 바퀴씩 돌아라. 그렇게 엿새 동안 돌아라. 사제 일곱이 각기 수양뿔나팔을 들고 궤 앞에 나서라. 이렛날에는 이 성을 사제 일곱이 일곱 번 돈 다음, 사제들이 나팔을 불어라. 그 수양나팔소리가 나면 백성은 다 같이 힘껏 고함을 질러라. 그러면 성이 무너질 것이다”라고 말씀한 기록이 있다.
중세의 교회 벽화에서도 트럼펫의 권위를 짐작케 하는 그림이 많이 남아 있다. 주로 길이가 117㎝에서 80~140㎝에 이르는 직선형 악기가 발달을 했다. 로마제국의 멸망과 함께 트럼펫은 사양길을 맞았지만, 십자군 원정으로 이슬람 문명의 영향을 받아 군악대의 역할이 높아지면서 트럼펫의 활약이 다시 되살아났다.
이 시대의 군악대 편성은 트럼펫이 중심이었다. 20명의 트럼펫과 4명의 샬마이(Schalmei;지금의 오보에 족), 40명의 팀파니로 구성된 것이 표준이었다. 이들은 항상 설탄(회교국의 군주)의 천막 옆에 대기하면서 신호에 따라 나아가 병사들의 사기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 십자군 원정 이후 유럽의 귀족들은 자신들의 권위를 상징해서 이 같이 군악대를 모방했는데 이것이 브라스 밴드의 시작이다.
그 후 사라센(십자군 원정시대의 아라비아人) 문화의 영향을 받아 유럽의 귀족들이 왕의 의전에 입장과 퇴장, 대관식이나 결혼식에 트럼펫을 사용했다. 또 중세에 와서 탑(塔)음악(악사가 탑에서 음악으로 시각(時刻)을 알렸다)에서는 필수의 악기로 사용이 되었다. 트럼펫은 산업혁명으로 피스톤 밸브가 발명되고부터 비약적으로 발전을 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트럼펫과 비슷한 악기로는 코넷이 있는데, 얼마간 거친 음색이 특징이다.
|  | | | ↑↑ 안종배 교수 | | ⓒ GBN 경북방송 | |
필자는 트럼펫과 인연이 깊은 청소년 시절을 보냈다. 1945년 일제 말엽에 경주중학교에 입학해서 해방이 되고 3학년 때부터 경주중학교(6년제)악장을 맡아 트럼펫을 신나게 불면서 경주시내를 누비던(당시는 시가행진이 자주 있었다)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푸른창공을 향해 광채 나는 화려한 음색의 트럼펫을 불면, 희망이 용솟음치는 경험은 실제로 불어본 사람이면 누구나 체험하는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안종배<경주교향악단 상임지휘자, 경남대학교·일본 나고야예술대학 명예교수> 2012. 06. 11. ahnjbe@yahoo.co.kr |
진혜인 기자 / gbn.tv@daum.net  입력 : 2012년 06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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