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룡의 세상 읽기(63)-함양지역 선비의 혼을 찾아서
윤승원 기자 / gbn.tv@hanmil.net 입력 : 2012년 07월 02일
안동과 더불어 ‘좌안동 우함양’이라고 불리는 우리나라 유학을 대표하는 함양지역에 다녀왔습니다. 함양은 북으로는 남덕유산, 남으로는 지리산에 이르며, 경남서북단에 위치한 선비의 고장이며 사대부와 관련 된 문화재가 많은 양반골입니다. 먼저 화림동 계곡은 영남유생들이 과거를 보러 덕유산 60령을 넘기 전 남덕유산에서 출발하는 금계천의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60리입니다. 팔정팔담(八亭八潭)이라고 수많은 너럭바위 주변에 8개의 정자가 8개의 웅덩이 옆에 있었으니 우리나라 정자문화의 메카라고 합니다. 선비의 풍류를 즐기던 정자를 따라 나무로 된 길이 잘 정리가 되어 있어 그 길을 비를 맞으며 걸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왕손이라고 우쭐대다가 내리막 길에 보기 좋게 넘어지기도 하였습니다. 선비의 유유자적을 몰랐으니 한방 맞은 셈이지요. 다음은 조선시대 김종직 문하에서 김굉필과 동문수학한 대학자요 문신인 정여창의 고택에 들러 600여 년 전의 삶의 흔적을 느끼며 추사와 대원군이 지리산으로 유람 갈 때 며칠 유하면서 풍류를 즐긴 곳이며, 대하드라마 촬영장이라고 하던 해설사의 설명을 뒤로하고 발을 돌렸습니다. 함양의 문화1번지라 일컫는 상림(上林)은 최치원이 치수사업으로 조성하여 참나무, 느티나무, 팽나무가 천 년의 숨결을 이어오는 활엽수림 입니다. 바로 그 옆에 논 2만평을 연 밭으로 조성하여 소득도 증대시키고 볼거리를 만들어 관광객과 잘나가는 사진작가들의 발걸음을 끌어당기니 일석이조는 이럴 때 하는 말인가 봅니다. 그런데 옛날에 어머니가 숲에서 뱀을 보고 놀랐다는 말을 들은 효성이 지극한 최치원이 숲에 가서 “사람을 놀라게 하는 미물들은 이 숲에 들어오지 말라”고 주문을 걸어서 그로부터 뱀, 개구리, 개미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박지원이 설치한 우리나라 최초의 물레방아는 시간이 없어 보지도 못하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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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강쇠와 옹녀가 지리산으로 가던 길이며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지리산 제일문 오도재를 넘어 칠선계곡으로 향했습니다. 버스가 곡예를 하면서 도착한 곳은 칠선계곡 초입의 산중턱에 있는 서암정사였습니다. 서암정사는 한국전쟁 이후 수많은 원혼들을 달래주기 위해 설립된 곳이며, 12년에 걸친 대 작업으로 완공된 서암정사 석굴법당은 자연암반에 굴을 파고 불상을 조각한 건축학적으로 특이한 기법이 사용 되었으며, 불교예술의 극치를 이루고 있다는 설명과 관계없이 눈이 가는 곳마다 탄성을 자아냈고, 자연히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우리 경산에도 신라시대부터 수많은 전란으로 인한 원혼들이 많다고 했는데, 지리산 밑의 함양도 묵향의 꽃만큼이나 슬픔을 많이 간직한 곳이었습니다. 자연이 보여준 수채화에 연두색 숲과 검푸른 산, 그리고 물 맑고 호젓한 계곡, 우거진 숲과 맑은 물가의 정자와 누각이 거쳐갔습니다. 소나무와 함께 바위와 산봉우리에 노는 비구름과 안개로 구성된 여러 폭의 동양화도 감상을 했습니다. 그리고 녹음으로 우거진 숲에서 살아 숨쉬는 듯한 생명력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또 지리산 유곡과 흐르는 물과 바위에서 다른 어떤 곳보다 강력한 힘이 발산되고 있었습니다. 함양지역 선비들의 혼을 찾아 역사의 현장을 음미하는 하루 일정은 2박 3일 이상이라도 부족할 정도였습니다. 행사를 짜임새 있게 준비한 분들의 안목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하루 종일 그 흔한 고기인 멸치와 계란이나 우유 한 모금도 없이 나물과 된장으로 된 채식만을 실천하였으며, 돌아오는 휴게소에서 핫도그도 고기라고 거부하며 호두과자를 선택한 집행부의 생각이 자연보호를 위해 휴지조각을 줍고 사진을 찍는 것보다 더욱 값지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구한의대학 교직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대자연사랑실천운동본부’가 이제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면서 채식을 통한 건강증진과 올바른 환경 교육 그리고 건전한 환경보호활동으로 대자연을 보듬고 사랑하며 바르게 지키는 파수꾼으로서의 역할을 실천하는 더 큰 모임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하며 저도 동참하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  | | | ↑↑ 대구은행 경산지부 김경룡 부장 | | ⓒ GBN 경북방송 | |
논어-자한편 (5)
제13장 : 미개한 곳도 사람이 사는 곳이다.
子欲居九夷 或曰陋 如之何 子曰 君子居之 何陋之有 자욕거구이 혹왈루 여지하 자왈 군자거지 하루지유
공자께서 동쪽 오랑캐 땅에 가서 살고자 하시니 어떤 사람이 말했다. “누추할 터인데 어찌 가시겠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가 그 땅에 사는데 어찌 누추함이 있겠는가?”
제14 장 : 모든 사물에 조화가 필요하다. 子曰 吾自衛反魯然後 樂正 雅頌 各得其所 자왈 오자위반로연후 락정 아송 각득기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위나라에서 노나라로 들어온 후 음악의 가락이 바로잡혀 아와 송(*)이 각기 정리되었다.”
제15장 : 조심하는 것이 몸에 배이면 매사에 걱정이 없다. 子曰 出則事公卿 入則事父兄 喪事 不敢不勉 不爲酒困 何有於我哉 자왈 출칙사공경 입칙사부형 상사 불감불면 불위주곤 하유어아재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가서는 공경을 섬기고, 들어와서는 부형을 섬기며, 장사는 온갖 정성을 다 기울이고, 술로 인하여 문란해지지 않는 것, 이런 일이 어찌 나에게 가능하랴?”
* 아와 송은 시경의 육의(풍, 부, 비, 흥, 아, 송)에 나타난 시체(詩體)로서, 아는 조정에서 사용하는 악가(樂歌), 송은 조상의 공덕을 찬미하는 노래입니다. |
윤승원 기자 / gbn.tv@hanmil.net  입력 : 2012년 07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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