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배 교수 음악산책(132)-베토벤 제5번 ‘운명교향곡’에 얽힌 사연
진병철 기자 / 5084474@hanmail.net 입력 : 2013년 04월 22일
|  | | | ⓒ GBN 경북방송 | | 베토벤은 일생동안 아홉 편의 교향곡을 작곡했다. 베토벤의 선배인 하이든은 104편의 교향곡을 작곡했으며 음악의 신동 모차르트는 41곡의 교향곡을 남겼다. 이렇게 작품의 수를 비교해 보면 베토벤의 아홉 편의 교향곡이 결코 많은 숫자는 아니다. 그러나 음악의 내용면에서 월등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베토벤을 교향곡의 달인(達人)이라고 한다.
그 가운데서 제5번 ‘운명교향곡’은 모든 교향곡을 대표하는 수작인 동시에 비길 때 없는 명작이지만 초연 때는 수난을 당하고 말았다.
1808년 베토벤이 이 교향곡을 작곡한 뒤, 제자인 신들러가 “처음에 나오는 네 개의 음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물었다. 베토벤은 “운명이 이렇게 사람의 마음의 문을 두들긴다”고 대답을 했다. 그래서 ‘운명교향곡’이라고 한다.
베토벤은 29세 때부터 귓병 증상이 나타나 31세 때인 1801년에 이르러 계속해서 귀가 울리는 증세로 고음(高音)을 분간할 수가 없게 되었다. 왕성한 창작의욕에 불타는 젊은 베토벤이 음악가로서 치명적인 운명의 시련으로 번민한 나머지 1802년 10월 6일 빈 교외 하이리겐슈타트에서 유서를 쓰고 자살을 기도했다.
그러나 마음을 바꾸어 새 출발을 다짐한 작품이 제3번 ‘영웅교향곡’이다. 그후 계속해서 1808년 제5번 ‘운명교향곡’을 작곡했으며, 이러한 과정을 살펴보면 이 작품이 ‘운명의 조롱을 물리친 인간승리의 환희’라고 해석된다. 더욱이 자살을 기도한 하이리겐슈타트에서 이 작품이 완성된 것을 감안할 때, 가혹한 운명을 물리친 인간승리의 생생한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  | | | ⓒ GBN 경북방송 | | ‘운명교향곡’은 1808년 12월 22일 빈에서 초연 되었는데, 이 연주회는 실패를 하고 말았다. 두 편의 교향곡(5번 운명교향곡과 6번 전원교향곡;초연 때는 번호가 바뀌었다) 이외에 성악곡(아리아와 미사곡), ‘합창 환상곡’ ‘피아노 협주곡 제4번’등 신작(新作)작품 지휘를 베토벤이 직접 맡았으며, 연습과정에서 예기치 않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3년 전, 자신의 오페라 ‘피델리오’주연을 맡았던 소프라노 안나 미르다에게 이날 연주할 성악곡인 미사곡과 아리아를 의뢰했다. 23세인 그녀는 보석상을 경영하는 청년 패타 하프트만과 약혼한 사이었다. 하프트만이 약혼녀와 함께 연습장에 나타나 연습과정에 주제넘게 참견을 했다. 이에 화가 난 베토벤이 “얼빠진 당나귀 같은 자식”이라고 욕지거리를 하고 말았다.
당나귀는 희랍신화에서 음악을 듣지 못하는 동물로 알려져서, 심한 수모를 당한 하프트만이 당장 약혼녀를 연습장에서 데리고 나가면서 베토벤 음악회에는 절대로 출연할 수 없다고 통고를 했다. 그녀의 대역(代役)이라는 소문 때문에 기성 성악가는 섭외가 불가능해진 베토벤이 다급한 나머지 신인을 기용할 수밖에 없어서 무명의 소프라노 요세피네 키리추가에게 출연을 의뢰했다.
이 성악가는 무대공포가 심해서 강심제 주사를 맞고 무대에 나갔는데, 주사 양이 많아 연주도중에 무대에서 쓰러져 관중을 놀라게 했다. ‘피아노협주곡 4번’을 연주할 때는 베토벤이 피아노 독주와 지휘를 했는데, 연습부족으로 흥분해서 소리를 지르고 피아노 위의 촛대를 쓰러뜨려 관중이 폭소를 터뜨렸다.
이 같은 불상사로 초연 된 ‘운명교향곡’이 호평을 받을 리가 없었다. 음악외적인 불상사가 불굴의 명곡을 크게 손상시킨 셈이다.
안종배<경주교향악단 상임지휘자, 경남대학교․일본 나고야예술대학 명예교수> 2013. 4. 22. ahnjbe@hanmail.net |
진병철 기자 / 5084474@hanmail.net  입력 : 2013년 04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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