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배 교수 음악산책(134)-경주중학교 교가를 작사하신 손종섭 선생님
진병철 기자 / 5084474@hanmail.net 입력 : 2013년 05월 06일
|  | | | ⓒ GBN 경북방송 | |
3년 전의 일이다. 필자는 2010년 10월 22일 한 통의 우편물을 받았다. ‘다정(多情)도 병인 양하여’라는 책명으로 옛가락 이젯가락(古調今調)이라는 부제가 필자의 전공과는 사뭇 다른 내용으로 여겨져 저자의 존함을 새겨 보았지만 생각이 나지 않았다. 다음날 어림푸시 1948년 경주중학교 교가를 작사하신 선생님이 아인가 싶어 우편물 표지에 적혀있는 전화번호로 연락을 해보았다.
60여 년이 넘은 세월이었지만, 옛날과 다름없는 인자하신 선생님의 목소리에 안부를 드릴 겨를 도 없이 “어떻게 저의 주소를 아셨습니까”라고 여쭈어 보았다. “내가 경주에서 발간하는 신문을 애독하는데 자네가 쓰고 있는 칼럼을 읽고 신문사에 문의해서 새로 발간된 책을 보냈다”는 말씀이었다.
손종섭 작사 한준길 작곡인 경주중학교 교가는 1948년 필자가 경중중학교 3학년 때 제정되었다 작곡을 하신 한준길 선생님은 일본 동양음악학교(현재 동경음악대학)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하신 음악 선생님이셨고, 손종섭 선생은 연희전문학교(연세대학교 전신)를 졸업하시고 국어선생님으로 계셨다. 두분 선생님은 6. 25 동란을 전후해서 경주를 떠나시고 인연을 끊으셨다. 필자는 선생님이 보내주신 ‘다정(多情)도 병인 양하여’(2009년 9월 발행)를 통해서 비로소 그 동안 선생님이 한시(漢詩)연구에 전념하시고 많은 업적을 쌓은 것을 알 수가 있었다.
|  | | | ⓒ GBN 경북방송 | |
손종섭 선생님의 중요 연구업적을 간추리면, 우리 한시 250수를 국문학으로 환원 복원했으며, 중국의 대표시인 이백과 두보의 시를 새로운 시각에서 평한 이두시신평(李杜詩新評)을 펴내셨다. 그리고 우리말의 성조(聲調)를 연구하여 평측(平仄/한시에 있어서 음운의 높낮이)에 의한 고저(高低)의 법칙을 밝히고, 동국대학교 대학원 국문학과에서 강의하실 때는 우리 한시 136편을 뽑아 꽃피웠고, 당시(唐詩)의 운율을 연구하셨으며, 우리 한시의 진수 216편으로 ‘노래로 읽는 한시’를 펴내시어 국문학계에 신선한 충격과 자극을 주었던 것이다.
우리의 경주중학교(6년제) 학창시절은 한마디로 질풍노도의 세월이었다. 일제말기(1945)에 입학해서 노력동원과 군사훈련이 일과였으며, 해방 후에는 혼란과 무질서 가운데서 좌우익 사상대결로 학우들이 편을 갈라 목숨을 걸고 싸웠다.
6. 25 전쟁 때는 학도병으로 많은 학우들이 산화했으며, 필자도 제1기 학도병으로 종군을 해서 함경북도 선진까지 북진을 하여 전쟁의 비참한 현장을 체험한바 있다.
전쟁으로 온 나라가 초토화된 상황에서 필자는 다행히도 귀대 조치를 받았으며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 입학을 하여 1953년에는 모교인 경주중학교 음악교사로 부임해서 후배들에게 열심히 이 교가를 가르칠 수가 있었다. 지금은 구 교가로 밀려나 있지만 이 노래는 청소년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명곡이라고 필자는 믿고 있다.
경주중학교 구 교가 1) 장할손 신라천년 문화 옛 터전/남산과 마주 솟은 우리 경중교/이 품에 자라나는 배움 동지들/꾸준히 일어나세 큰 직분 큰 사명을/우리는 조국의 아들이 어니.
2) 미쁠손 자욱 짙은 화랑 옛 터전/북천물 가로 흘러 새론 화랑들/무성케 크는 줄기 벅차는 뜻을/자꾸만 길러야지 이 마당 이 하늘에/우리는 조국의 일꾼이 어니.
당시 춘추 92세의 노학자 손종섭 선생님의 만수무강을 다시 한번 기원 들이는 바이다.
안종배<경주교향악단 상임지휘자, 경남대학교․일본 나고야예술대학 명예교수> 2013. 5. 6. ahnjbe@hanmail.net |
진병철 기자 / 5084474@hanmail.net  입력 : 2013년 05월 06일
- Copyrights ⓒGBN 경북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포토뉴스
청명하던 하늘 먹구름 몰려와 빗줄기 우두둑우두둑..
|
극장 문이 열리자 사람들이 쏟아져나오고 피부에서 붉은빛이 번져
..
|
현관문을 열고 들어선다 텅 빈 복도에서 잠시 마음을 내려놓는다 방으로 ..
|
최동호 교수의 정조대왕 시 읽기
정조는 1752년 임신년에 출생하여 영조 35년 1759년 기묘년 2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