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진의 '역사 산책'(2)-1 부산 금정산의 명칭에 얽힌 비밀
진병철 기자 / 5084474@hanmail.net 입력 : 2014년 01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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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에는 금정(金井)이라는 샘이 있다. 오늘은 이 샘이 갖는 상징적 의미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금정산은 이름부터가 독특한 데요. 왜 금정산이라고 부르게 되었을까요? 네 쉽게 말해서, 정상부근에 있는 금정이라는 샘에서 유래되었지요.
★금정이라면 바위틈에 난 우물을 말하는 가요? 아닙니다. 정상부근에 가면 우뚝 선 바위가 있는데 그 바위 위에 삼각형 형태의 구멍이 물동아리 처럼 패여 있고 그곳에 물이 고여 있습니다. 그 물빛이 금색이라고 해서 금샘이라고 하는데, 그것을 한자로 금정이라고 부른것이죠. ★그 ‘금 샘’은 인공으로 판 것인가요? 아님 자연으로 생긴 것인가요? 네 인공으로 판 것으로 짐작합니다. 왜냐하면 전국 명산에는 그와 같은 ‘바위 샘’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일종의 ‘종교 시설물’로 판 것이지요.
요즘 시민들은 휴식과 건강을 위해 산을 찾지만, 조상들은 산신이나 용왕님 혹은 칠성님께 기도하기 위해서 산을 찾았습니다. 절에 가면 산신각, 용왕전, 칠성각 등이 있다. 그것은 조상들이 산에 가서 빌던 신들을 모신 전각입니다.
금정산 또한 부산과 그 주변 지역 사람들에게는 매우 신성한 산이었다. 그 증거가 금정상 정상 주변에 많이 남아 있다. 우선 금정산의 정상을 사람들은 고당봉이라 부릅니다. ★고당봉이라고요? 왜 고당봉이라고 부르죠? 고당봉 안내판에는 “정상부분이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봉우리는 하늘에서 천신인 고모(姑母)할머니가 내려와 산신이 되었다하여 그 이름이 유래하였다.”고 적혀있다.
★그렇다면 고모할머니는 어떤 분일까요? 안내판에는 고모할머니가 신선사상과 관련 있다고 하지만, 고모할머니는 단군신화의 ‘고마’, ‘곰’ 할머니일 가능성이 있다. 고모와 고마가 그 음이 비슷할 뿐 아니라, 한자로 姑母도 신할머니, 무당할머니의 의미하기 때문이다. ★고당봉 주변에는 조상들의 종교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면서요. 네, 특히 정상인 고당봉에서 동쪽으로 뻗는 능선에 종교적 상징 시설물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사람들은 금정산에 금정이 하나 뿐인 걸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상당히 많은 석정(石井), 즉 ‘바위 위에 있는 우물’이 있습니다. 제가 확인한 것만도 7~8개는 될 것입니다. 또한 금정 주변에는 대형 남근석도 있고 여근석도 있습니다. 옛날 자식을 빌던 곳이지요. ★그렇다면 금정은 특별한 의미가 담긴 우물이었을까요? 사실 금정은 금정산뿐만 아니라 전국의 명산에는 대부분 다 있습니다. 가깝게는 양산 천성산에도 석정이 있고, 경주 남산에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석정으로는 전라남도 영암 월출산 구정봉에 있는 석정을 들 수 있습니다. 남한에서 제일 큰 석정이지요.(남해 금산 보리암 상사바위 주변/ 전남 고흥 천관산 석정 / 괴산 월출산 석정 / 속리산 문장대 석정 / 평양 대성산 석정 )
석정은 북한을 포함해서 중국 요동 지역에 주로 분포합니다. 중국 요령성의 성도인 심양 남쪽에 있는 안산에는 요령성에서 가장 높은 산인 千山이 있는데 이 산의 정상부근에도 석정이 있습니다. 제가 직접 답사해서 확인했습니다. 석정의 분포로 보면 그것은 우리 조상들의 종교 시설물이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그렇다면 금정은 조상들의 종교 시설물이었던 것은 분명하네요. 어떤 종교시설물이었나요? 그것은 금정이 ‘상징적인 우물’이었다는 것과 그곳에 ‘상징적인 물고기(金魚)’가 살고 있었다는 것에서 답을 찾아야합니다.
금정에 전해지는 전설이 있어요. 영조 22년(1746년)에 동계스님이 쓴『범어사창건사적』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금정산 산정에는 높이 50여 척이나 되는 바위가 우뚝 솟아 있는데 그 바위 위에 우물이 있어 항상 금색으로 사시사철 언제나 가득차고 마르지 않는다. 그 곳에는 범천에서 오색구름을 타고 온 금어(金魚)가 헤엄치며 놀고 있다.”
★ 금정에 실제로 금어가 사는가요? 그럴리가요. 금정에는 늘 물이 고여 있다고 했지만....물이 없는 기간이 많아요.
이 때 금어金魚는 힌두문화와 관련 있다. : 금색 물고기[金魚]는 힌두교에서 ‘대홍수에서 최초의 인간 마누를 구했던 물의 신 바루나의 상징’이다.
그런데 힌두교의 이 신화는 메소포타미아 신화의 영향을 받았다. 수메르 신화를 보면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에 해당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우트나피쉬팀[성경에서 노아]이란 사람에게 엔키라는 ‘생명의 물을 관장하는 신’[성경에서는 하나님]이 대홍수가 일어 날 것을 미리 알려주고 방주를 지어 대비하도록 했다. 그런데 그 물의 신 엔키는 물고기 형태의 모자를 머리에 쓰고 있다. 엔키 신을 섬기는 신관들도 물고기 복장을 했다.
★그 물의 신 엔키와 금정이 관계있나요? 네 자세히 설명하자면 복잡하지만, 저는 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철수 박사는 <<한국신화의 비밀>>이란 책에서 엔키가 환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저도 그 주장에 동의합니다. 저는 <<수시아나에서 온 환웅>>이란 책에서 서아시아에서 출발한 환웅세력이 어떻게 한반도까지 이주했나를 설명했습니다. ★물의 신 엔키와 금정을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을까요? ‘삼신산과 두 마리 명태를 산신에게 바치는 우리 풍습’으로 설명이 어느 정도 가능합니다.
★참 저도 궁금했는데요. 왜 산신에게 마른 명태 혹은 명태포를 바칠까요? 아마 별생각 없이 산신제 때 명태를 바치던 분들도 궁금하긴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쉽게 생각하면 산신은 호랑이인데 호랑이에게 명태를 바친 것이 되니까요. 산신에게 바치는 제물로는 生牛(산 소)나 돼지여야 되지 않겠습니다.
지금은 왜 산신에게 명태를 바치는지 아는 사람이 없지만, 산신에게 바친 명태는 사실은 ‘생명의 산인 삼신산 아래에 있는 황천(黃泉-사람이 죽은 다음 그 혼이 가서 산다는 세상)을 넘나드는 신의 사자 역할’을 하던 물고기였습니다. 명태로 상징된 물고기 신이 황천에 소식을 전하는 거죠.
사실 이 문화는 메소포타미아에서 시작된 문화입니다. 그 문화가 신석기 중기에 중국 신장 위그루에 있는 천산을 넘어 황하 중류 지역으로 들어왔고, 그 문화가 만주를 거쳐 한반도까지 들어와서 무속에 남아 전해지고 있었던 거죠.
★ 그렇다고 해도 산신에게 바치던 물고기와 금정[석정]이 어떻게 연결되죠? 그건 금정을 비롯해 전국의 명산에 있는 석정이 바로 삼신산 아래 흐르는 생명의 강[황천으로 통하는]과 연결된 생명의 샘을 상징하고, 명태는 바로 그 생명의 샘에 사는 물고기로 생명을 관장하는 신의 심부름꾼과 같은 존재죠. 산신제를 행하는 사람의 의사를 저승에 전하죠.
시간이 부족해 자세히 설명할 순 없지만 한마디로 요약하면 “금정은 삼신산에서 흘러나오는 생명의 샘이며, 그곳에서 노니는 물고기는 생명의 상징이자 신의 사자입니다.” 다음시간에 다루는 신어사상과 연결됩니다. |
진병철 기자 / 5084474@hanmail.net  입력 : 2014년 01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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