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배교수 음악산책(171)-이탈리안 리얼리즘의 대표작 오페라「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진병철 기자 / 5084474@hanmail.net 입력 : 2014년 01월 20일
|  | | | ⓒ GBN 경북방송 | | 1889년 6월 3일에 일어난 일이다. 이날은 아침부터 억수같이 비가 내렸다. 그러나 그 빗속을 우산도 받치지 않고 이탈리아 시골마을 체리뇰라 거리를 달려가는 한 여인이 있었다. 머리에는 스카프를 걸치고 서류보따리를 옆에 낀 모습이었다. 우체국에 남편 마스카니가 작곡한 오페라「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스코어를 발송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함빡 비에 젖은 모습으로 그녀는 집으로 돌아와 우편물 발송 영수증을 남편에게 전했다.
마스카니는 그 해 2월 4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의 작곡을 시작해서 3개월 뒤인 5월 5일완성하고 관현악의 정서(淨書)와 성악 총보를 정리하느라 며칠을 보낸 뒤 총보 인쇄를 완료했지만 마음을 정하지 못해서 망설이고 있던 참에 그의 아내는 이제 와서 망설일 필요가 있는가 라고 생각했는지 남편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악보를 소포(小包)로 꾸려 장대비를 맞으면서 우체국으로 달려간 것이다.
이 작품이 로마의 손초뇨(Sonzogno) 출판사가 공모한 1막 짜리 오페라 응모작품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의 아내가 이렇듯 정성 들여보낸 작품이 작품 제출기일을 3일이나 지난 후에 접수가 되었다. 공모 작품이 제출기한을 넘게 되면 작품심사에서 제외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심사위원 중에는 피립포 마르게띠(Filippo Marchetti,1831~1902)와 같은 당시의 저명한 작곡가 있었기 때문에 오페라 작품인 경우 마감 시일에 너무 구애받을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제시해서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혜성과 같이 나타나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피에트로 마스카니(Pietro Mascagni, 1863~1945)는 빵집인 가업을 계승시키려한 부친 몰래 음악을 지망해서, 1882년 밀라노 음악원 2년을 중퇴하고 오페렛타좌의 지휘자가 되어 각지를 순회한 뒤, 시골 체리뇰라에서 음악교사와 그 지방의 필하모니 지휘자로 활동하면서 작곡에 전념하고 있었다. 그는「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작곡하기 한해 전에 학교 근무를 마치고 귀가 길에 신문을 사려고 이발소에 들렸다. 그런데 늘 보든 신문이 매진되고 없었기 때문에 그대로 집으로 발길을 옮겼는데, 이발소 아저씨가 친절하게 다른 신문을 권하기에 그 신문을 사서 보니, 그기에 손초뇨 출판사의 1막짜리 오페라 공모 기사가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래서 그는 평소 마음에 두었던「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작곡하게 된 것이다.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시골 무사(武士)’라는 뜻이다. 시골처녀 산투츠아, 그녀에게 마음을 주고 있는 투릿두․투릿두의 옛 애인 로라․로라의 남편 알피오, 이 세 사람의 삼각관계가 빚어내는 갈등을 소재로 한 오페라이다.
19세기말의 유럽 일반 시민들은 과거의 고전적인 형식주의나 몽상적이고 귀족적인 로맨티시즘, 그리고 장황하고 국수주의적인 바그너리즘에 염증을 느꼈으며, 음악에서 이탈리안 리얼리즘의 대두는 이 같은 시민정신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 이탈리안 리얼리즘은 일반시민의 생활을 소재로 하는 극의 장면이나 인물 설정 방법이 프랑스의 자연주의와 흡사하다. 그러나 프랑스의 자연주의는 사상과 감정의 전개수단으로 리얼리즘을 사용했을 뿐, 극의 진행은 의상주의에 두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탈리안 리얼리즘과 다르다.
안종배<경주교향악단 상임지휘자, 경남대학교․일본 나고야예술대학 명예교수> 2014. 1. 20. ahnjbe@hanmail.net |
진병철 기자 / 5084474@hanmail.net  입력 : 2014년 0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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