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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배교수 음악산책(173) 오페라의 명작 비제의「카르멘」초연은 실패


진병철 기자 / 5084474@hanmail.net입력 : 2014년 02월 03일
ⓒ GBN 경북방송

프랑스의 인상주의 작곡가 드뷔시는 조르주 비제(Georges Bizet,1838~1875)를 베를리오즈 보다 더 위대한 작곡가로 생각했다. 그 이유는 두말 할 것 없이 오페라 「카르멘」을 작곡했기 때문이다. 드뷔시만 그렇게 생각한 것이 아니라 오페라「카르멘」은 지금도 무대 흥행물 중에서 차이코프스키의「백조의 호수」와 더불어 세계 도처에서 가장 많은 관중을 열광시키고 있다.

오페라「카르멘」은 특별히 3의 숫자와 인연이 깊다. 작곡자 비제가 1838년에 태어났으며, 근대 리얼리즘의 선구자인「카르멘」원작 소설의 집필자 메리메(Prosper Mérimée)가 1803년에 태어났다.
메리메가 1830년 스페인을 여행했을 때, 어떤 백작 부인으로부터 그 곳에서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직접 이야기로 듣고 1845년에 소설로 발표했으며, 이 소설의 3장을 1872년에 극화(劇化)한지 30년 만인 1875년 3월 3일 비제가 오페라로 작곡을 해서 파리 오페라 코미크좌에서 초연을 한 것이다.

당시 파리 오페라 코미크좌에서는 보수파인 극장 감독 드 루반이 메리메의 소설「카르멘」에 대해서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 작곡이 시작될 무렵부터 심한 갈등을 일으켰다.
그뿐만 아니라 비제가 오페라 작품을 완성하고 무대 연습을 하는 과정에서도 연기자들이 심한 반발을 일으켰으며 심지어는 합창단원 마저 담배공장 여공들이 카르멘을 포박하려는 군인들을 에워싸고 욕지거리를 하는 장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출연을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리고 카르멘 역을 맡은 연기자는 아리아「하바네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불평을 해서, 비제가 열 두 번이나 새로 고쳐서 작곡을 했는데,「투우사의 노래」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런 수난 속에 당시의 무명작곡가인 비제는 자신의 모든 운명을 걸고 초연을 했지만 결국은 실패를 하고 말았다.
낙담한 비제는 병으로 쓰러져 3개월 후인 6월 3일 3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오페라「카르멘」이 차츰 인기를 회복해서 이날이 33회 째 공연 날이었던 것이다.

오페라「카르멘」의 초연 실패는 보수적인 당시 파리의 문화의식이 크게 작용을 한 것이다.
그것은 오페라의 헤로인인 카르멘의 행동이 지나치게 부도덕적(不道德的)인데서 온 관중들의 거부감 때문이었으며, 평론가들도 스스럼없이 악평(惡評)을 하였다.

「카르멘」의 아리아「하바네라」, 호세의 아리아「꽃의 노래」,오페라「 카르멘」이라면 상례적인 트레이드마크로 상징되는 용장(勇壯)하고 스페인적이며 분방한 로컬 컬러가 뛰어나는「투우사의 노래」, 오페라 전체에서 시종 활동하는 카르멘의 비극적인 최후를 예고하는 운명의 주제 등은 비제의 탁월한 음악적 리얼리티의 완벽한 경지라고 할 수가 있다.

오페라 「카르멘」은 작곡된 지 8년 동안 파리에서 이렇다 할 결정적인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오늘날은 생명력이 넘치는 프랑스 오페라의 명작으로 흔들리지 않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 이유는 정열의 대명사처럼 씌어지는 스페인을 무대로, 프랑스 작곡가들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명석함과 정확성, 그리고 발랄하고 생기 넘치는 율동성과 함께 냉정하고 객관적이면서도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관능적인 스릴이 충만해 있기 때문이다.
진병철 기자 / 5084474@hanmail.net입력 : 2014년 02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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