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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진의 역사산책(15회)-토우장식항아리에 보이는 신라인들의 성의식


진병철 기자 / 5084474@hanmail.net입력 : 2014년 04월 25일
ⓒ GBN 경북방송

오늘의 주제는 무엇인가요?
오늘은 경주 미추왕릉지구(황남동 일대 고분군-대릉원 일원) 계림로 30호분에서 출토된 ‘토우장식 항아리’에 표현된 신라인들의 성의식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항아리는 5~6세기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당시 신라인들의 성의식과 생명관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자료이다.

ⓒ GBN 경북방송

신라인들의 성의식! 무언가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것 같은데요.-네 흔히 삼국시대 신라인들은 개방적인 성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고들 하지요.

얼마 전에 방영되었던 선덕여왕이라는 드라마를 보면 미실이라는 여주인공이 등장했었잖아요. 드마마 속의 미실은 여러 사람을 남편으로 둔 여인으로 성적으로 분방한 여자로 설정되었었죠.


ⓒ GBN 경북방송

미실이라는 여인이 실제로 그 정도로 개방적인 여성이었을 까요.
네 사실 설정이죠. 미실이라는 인물은 화랑세기에 등장하는 여자인데요. 화랑세기 자체가 아직 위서논란 중에 있거든요. 그렇지만 당시 신라인들의 성의식이 어느 정도 개방적이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 GBN 경북방송

신라인들은 어째서 그렇게 개방적인 성의식을 가지고 있었을까요.
고신라인의 성의식은 전통적인 동양 윤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당시 신라인들은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고 생각했으며 현실에서의 아름다운 삶을 중시했다. 성은 생명의 순환에서 아주 중요하고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했던 거죠. 마치 고대 그리스 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고신라인들의 이러한 의식은 중국보다는 북방초원과 관계하면서 개방적인 성문화의식을 수용한 때문이기도 하다.

당시 고신라의 문화는 전반적으로 초원문화와 연결되어 있었다. 지난 시간에 말씀드렸듯이 신라왕족 자체가 천산 동서를 넘나들며 유목생활을 하던 유목민의 후손일 가능성 높은데, 그 유목민의 유전자 속에는 개방적인 성의식이 살아있다. 만나고 사랑하고 이별하는 것이 유목세계에서는 자연스럽습니다.

천산 동쪽에 있는 신장 위그루 지역에는 사카족 암각화가 많다. 사카족 암각화에는 젊고 아름다운 남녀가 나체로 군무를 하거나 성행위를 하는 장면이 새겨져 있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랑과 출산을 장려하는 암각화다.

당시 신라인들의 성의식은 ‘항아리에 장식되었던 토우’에 잘 나타나 있다. 남녀가 섹스를 한다든지, 남녀 성기를 과장하여 표현한 토우가 많다. 심지어 저승 가는 배를타고 가는 망자조차 성기를 불뚝 세우고 갔다. 남성 성기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 GBN 경북방송

그 이전 한국인들의 성의식은 그렇지 않았잖습니까.
『후한서』 부여전에는 “남녀가 음란한 짓을 하면 모두 죽이며, 더욱이 투기하는 부녀자를 모질게 다스려 죽이고 나서 그 시신을 다시 산 위에 놓아둔다.”고 했다. 마치 이슬람교도들이 부정한 여자를 광장에서 돌로 처형하는 모습을 보는 것 같다. 같은 책 예전에는 “부인들은 정절과 믿음이 있었다.”고 했다. 이들 기록은 2~3세기경의 한민족의 성의식이 상당히 엄격했음을 전하고 있다. 예인들이 포항시 신광면까지 내려와 살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신라인들의 성의식은 특별했던 셈이다.

그렇다면 신라가 삼국통일을 하고 고려로 이어졌으니 고려 때까지는 성의식이 상당히 개방적이었겠네요?
네, 엄격했던 조상들의 성의식은 신라 김씨 왕족이 정권을 잡으면서 변화를 겪는다. 그들은 페르시아나 이집트 왕족들과 같이 친족 끼리 결혼 했다. 동시에 성에 대해 상당히 개방적인 태도를 취했다. 그러한 성의식은 고려 중기 이후 유학으로 무장한 지식인들이 권력을 잡으면서 다시 변하기 시작했다. 조선조 들어 유교가 국가 이데올로기로 정착하면서 서서히 엄격해지기 시작한 성의식은 후기로 갈수록 더욱 억압된다. 그 억압된 성이 최근 풀리면서 비정상적인 상황으로 성문화가 번져나가는 측면도 있어 안타깝다. 성은 아름답지만 정상적인 신명이 작용할 때 더욱 아름답다.

원래 주제로 돌아가 토우장식 항아리에 표현된 신라인들의 성의식을 풀어볼까요.
네 항아리를 보시면, 이 항아리는 경주 박물관에 가면 여러분도 감상하실 수 있다. 항아리에는 자연과 인간 모두 성적 결합을 통해서 생명을 유지한다는 주제가 담겨있다.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볼까요?
네 항아리에 표현된 신라인들의 성의식을 살펴 보지요. 한 신인(神人)이 항아리 목 부분에 기대고 앉아서 거문고를 뜯고 있고, 거문고 아래로 기어들어온 뱀은 항아리 목 부분으로 기어오르는 개구리 뒷다리를 물고 있어요. 또한 오른 쪽에는 벌거벗고 엎드린 여성의 뒤에서 남성이 성기를 들어내어 교합을 시도하고 있다. 남녀의 교합으로 인간의 생명이 태어남을 노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러네요. 뱀이 개구리 뒷다리를 물고 있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이는 여성원리를 상징하는 개구리와 남성원리를 상징하는 뱀의 결합으로 자연계의 생명 이 유지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죠. 다시 말하면 자연의 성적 결합-음양의 결합-을 상징하기 위해서 뱀과 개구리를 등장시킨 것이죠. 아주 오랜 옛날부터 뱀은 남성을 상징했고, 개구리는 여성과 다산을 상징했죠.

그럼 거문고를 타고 있는 인물은 어떤 인물일까요?
거문고를 켜는 인물은 생명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고 있는 영적인 존재로 우리 고유의 선도 문화, 즉 풍류도에서 말하는 신인(神人)이다. 그는 거문고 음률로써 생명의 리듬을 노래하고 있다. 그는 알고 있다. 그는 마음의 눈으로 우주의 순환을 보며 그 장중하고 아름다운 생명이 피어오르고 사라지는 모습을 본다. 화랑도=풍류도=바람의 흐름=풍류=생명의 흐름을 떠올려 보세요.

신라인들이 무덤에 적나라한 성의식을 담은 토우장식항아리를 부장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런 의식을 담은 장식항아리를 무덤에 부장한 것은 죽은 자가 부활하기를 바랐거나 저 세상에 가서도 행복한 삶을 누리기를 염원했던 거죠. 죽은 자가 자연의 리듬과 성생활의 리듬을 타고 다시 이 세상 혹은 저 세상 태어나기를 바랐던 것이다. 한마디로 신라인들은 성이 생명탄생과 생명 순환을 위해 꼭 필요한 아름다운 행위로 생각했던 것이죠.
진병철 기자 / 5084474@hanmail.net입력 : 2014년 04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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