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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진의 역사산책(17회)- 3과 7로 풀어본 장군총의 비밀


진병철 기자 / 5084474@hanmail.net입력 : 2014년 05월 23일
ⓒ GBN 경북방송

★오늘은 어떤 주제인가요?
네 오늘은 조상들이 신성시했던 숫자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한국인들은 숫자 3과 7을 매우 신성한 숫자로 생각했다. 3은 변화의 계기수로, 7은 칠성신앙과 관련된 수로 신성한 수로 여겼다. 4~50년 전만 해도 아이를 낳으면 3․7(21일)일 동안 금줄을 달아서 외부인의 출입을 금했었잖아요. 그런데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왜 하필이면 21일이라고 하지 않고 3․7이라고 했을까요?

★그러게요? 왜 그렇게 말했을까요?
-네 그것은 조상들이 3과 7수를 신성한 숫자로 여겼기 때문이죠. 신성수 7이 세 번 변화하면 어떤 변화가 생긴다는 믿음이 있었던 거죠.

★오늘 주제가 3·7수와 관련된 것인가요?
-네, 고구려의 유산이자 세계의 문화유산인 고구려 장군총 건축에도 3·7관념이 반영되었다는 사실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 장군총
ⓒ GBN 경북방송


집안은 고구려 유적 답사일정에 꼭 들어가죠. 집안에 가면 광개토대왕비문과 장군총은 꼭 방문하지요. 한국사람들은 장군총의 규모를 보면서 고구려의 국력을 떠올리죠. 그러면서 상념에 잠기죠. 아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했더라면 약소국의 서러움이 없었을 텐데.... 그러면서 대고구려의 영광이 재현되었으면 하는 꿈을 꾸죠.

★네 저도 그런 생각을 해 본적이 있어요. 그 장군총에 고구려인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장치가 있나요?
네 장군총에 표현된 수리구조를 살펴보면 고구려인들의 세계관을 읽을 수 있어요. 장군총은 기반을 닦은 후 기단석을 포함해 첫 층은 5단으로 구성했어요. 그런데 나머지 6층은 모두 3단으로 이루어졌어요. 그러니까 1층의 아래 2단은 기단인 셈이죠. 이렇게 이해하고 보면 장군총은 각 층을 3단으로 7층으로 구성되어있어요. 3수와 7수를 반영해서 죽은 왕이 천상으로 승천하도록 설계했던 거예요.

★왜 그러한 수리를 반영해서 무덤을 만들었을까요?
-장군총을 그렇게 설계한 배경에는 단군시대 이래 이어져온 한민족의 정신문화가 숨겨져 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가 그렇듯이 천손인 고구려왕이 천상으로 가기 위한 통로로 7층 피라미드를 쌓았다. 왕릉이나 피라미드의 구조에는 당시 지식인들이 가지고 있던 생사관과 우주관 반영되어 있어요. 대부분의 고대 건축물이 그렇다.

★무덤 구조에 생사관과 우주관이 반영되었다고요? 그렇다면 장군총에는 어떤 생사관이 표현되었을까요?
-장군총은 단군신화에 등장하는 3·7 개념을 구조화한 것이다. 단군신화는 온통 3수로 풀어간다. 우선 삼위태백의 삼위는 ‘봉우리가 3개인 산’을 가리킨다. 환인은 아들 환웅에게 신표로 천부인 3개를 주었다. 또한 환웅은 풍백 ․ 운사 ․ 우사 3신을 거느리고 무리 3,000명을 이끌고 태백산에 내려온다. 그리고 웅녀는 환웅이 준 마늘과 쑥을 먹고 어두운 굴에서 3·7일(21일) 기도한 끝에 사람이 된다.

여기서 우리는 3․7일(21일)이 생명의 변화와 관련된 수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죽음은 생명 변화의 가장 극적인 전환점이다. 그 변화의 수인 3․7이 장군총에 반영되었다.

★3․7일(21일)이 변화와 관련된 수라고 하셨는데, 우리문화에 보이는 예로 어떤 것이 있죠?
-민속에서 아이가 태어나면 3․7(21일)일 동안 금줄을 달아서 외부인의 출입을 금한다든지, 민족종교인 천도교의 3․7자 주문(呪文) 같은 것은 한민족이 이어온 3․7문화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3․7일 동안 금줄을 다는 것은 이 기간이 무사히 지나야 아이가 비로소 제대로 사람 꼴을 갖춘다고 하는 측면에서 일종의 변화의 완성과 관계가 있다. 유아 사망률이 높았던 위기의 상황에서 아기가 최초로 삶의 험난한 고비를 넘긴 것에 바쳐진 통과의례이다. 동학(천도교)의 주문도 그것을 암송하여 깨달음을 얻어서 변화를 완성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웅녀가 3․7일 동안 기도해서 곰에서 사람으로 변화한 것과 같은 원리이다.

조상들은 3․7관념이 반영된 21에 주술적인 힘이 있다고 믿기도 했다. 일제강점기에 어른들은 새끼줄로 21개의 매듭을 묶은 목걸이를 아이들에게 독감 퇴치용으로 걸어 주었다. 당시 사진을 보면 코흘리개 어린 아이가 목에 21개의 매듭을 묶은 목걸이를 차고 있다. 이는 21이라는 숫자가 변화를 가져오는 주술적인 힘이 있다고 믿었음을 의미한다.
기도를 할 때 3․7일 즉 21일을 기한으로 정하고 하는 것도, 기도를 통해서 변화를 도모하는 것이죠. 다시말하면 기도 내용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이죠.

★3수와 7수는 독립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나요?
-먼저 3에 관해서 알아볼까요? 3은 공간적인 측면과 시간측면 모두에서 탄생한 숫자입니다.

↑↑ 기원전 3000년경 오스트리아 남부-켈트족이 발흥한 지역인 오스트리아 남부에서 발굴된 기원전 3,000년경의 황금디스크는 그러한 견해가 타당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사진4). 황금원반의 작은 원 세 개는 과거, 현재, 미래를, 이를 둘러싼 큰 원은 영원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GBN 경북방송

★구체적으로 설명을 들어볼까요?
3수가 등장하는 첫 번째 이유는 세계문화사에 거의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우주 삼계설, 즉 이 세계는 천상과 지상과 지하 세계로 이루어 졌다는 생각은 인류가 공통적으로 느끼는 공간 감각입니다. 이러한 삼계관은 구석기시대에 이미 나타난다. 이 삼계를 연결하는 교통로가 바로 단군신화에 나오는 신단수이다.

중국이나 우리가 하늘에 제사를 지낼 때 쓰는 향로의 발이 3개인 것도 삼계와 관련이 있으며, 그리스 델포이 신전의 무녀가 세발 의자에 앉아서 신탁을 받았던 것도 삼계와 관련이 있다. 무녀가 세발 의자에 앉아서 신탁을 받은 것은 그녀가 삼계와 소통한다는 뜻이다.

기원전 3000년경 오스트리아 남부-켈트족이 발흥한 지역인 오스트리아 남부에서 발굴된 기원전 3,000년경의 황금디스크는 그러한 견해가 타당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사진4). 황금원반의 작은 원 세 개는 과거, 현재, 미래를, 이를 둘러싼 큰 원은 영원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3수는 시간에 관한 사고에서 나왔습니다. 즉 과거․현재․미래가 영원한 시간 속에서 끊임없이 꼬리를 이으며 작동한다는 인식에서 3이라는 수가 신성시되게 되었다. 영원한 시간 속에서의 존재의 변화, 그 중에서 생명의 변화와 관련하여 3은 특히 주목받았다. 3은 생명이 끊임없이 탄생하고 소멸하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나온 것으로 흔히 우리가 삼신(三神)이라고 부르는 것과 관련 있다.

★삼신에 대해 좀 더 이야기 해 볼까요?
-네 삼신하면 보통 천신 지신 인신을 생각하지요. 하지만 그것은 부계사회가 형성되고 남자 신들이 세계를 지배하면서 나온 삼신이구요. 사실 신석기 시대 초기의 삼신은 여성 삼신이었습니다. 삼신은 산신(産神), 즉 생산신이기도 했는데요, 생산은 누가 하죠? 여성-네 맞아요. 삼신은 원래 여성 3신이었어요.

신석기시대 삼신은 세 여성 신이었음을 보여주는 고고학 자료가 있다. 터키의 챠탈 휘유크에서 기원전 6000년 무렵에 만들어진 삼위일체의 여신이 발굴되었다. 이들 여신들은 한 몸에 처녀, 어머니, 할머니의 머리, 즉 한 몸에 세 여신의 얼굴을 표현했다. 삼신일체상이다. 선사시대 석기인들은 세 개의 소용돌이 미로가 하나로 연결된 그림을 토기에 남겼는데, 그것은 ‘세 여신’의 강력한 번식력을 상징한다.

ⓒ GBN 경북방송

민속박물관에 진설된 삼신상-삼신은 셋=3
★그렇다면 우리 민속의 삼신의 원형은 어디서 찾을 수 있죠. 서양문화사에 보이듯이 우리 삼신도 원래 여성이었을까요?
-네 제가 여러 번 언급했던 홍산문화의 유물 중에 곰 삼신할매를 나타내는 옥기가 있습니다. ‘곰 머리 세 구멍 옥기’는 삼신의 자궁을 나타내거나, 현재 ․ 과거 ․ 미래의 태양을 나타낸다. 유라시아의 문명사적 관점에서 볼 때 삼신은 산신(産神), 즉 생명을 수태하고 보호하며, 출산을 관장하는 여신이 그 원형이다.
민속에서 삼신상은 아기를 낳은 지 3일째에 차리고, 7일을 기준으로 이레, 두 이레, 세 이레에도 상을 차린다. 여기서도 3․7관념이 반영되어 있다. 세이레에는 삼신에게 흰밥과 미역국을 올리고 금줄을 걷는다.
조선시대 무속화를 보면, 삼신할머니를 그린 삼신탱화에는 세 여신상이 그려져 있다. 불교의 영향을 받아 ‘삼신(삼불)제석’으로 불리기도한다. 삼신은 모두 삼각형 고깔을 쓴 모습이다. 작은 고깔이 삼신 밥그릇(작은 항아리) 위에 세워지기도 한다. 삼신을 세 여신으로 표현하는 것에서 우리는 삼신이 할머니․어머니․처녀로 이어지던 신석기시대의 삼신원형을 만날 수 있다.

후기 홍산문화, 곰머리 세 구멍 옥기-곰 삼신할머니를 상징하는 신표
★삼신과 3수에 대해서는 이제 이해가 가는데, 7수는 어디에서 나왔나요?
7수는 바로 북두칠성과 관련해서 나온 숫자입니다. 우리민족은 환웅시대부터 칠성신앙을 주 신앙으로 했죠. 칠성은 하늘의 중심에 있는 별로 시간과 공간을 주관하는 별이자, 생명을 낳는 자궁역할을 했어요. 우리는 칠성에서 내려온 생명이고, 명이 다하면 칠성으로 돌아가는 존재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니까 7은 3수를 주관하는 별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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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결론을 말해볼까요. 고구려 장군총의 건축학적 의미는 어떤 것이지요?
네 장군총은 한마디로 축소된 우주라고 할 수 있어요. 7층으로 한 것은 바로 칠성을 의식하고 만든 계단이죠. 장군총의 정상부에는 향당이라고 해서 왕의 혼령이 거처하는 곳이 있었어요. 그곳이 바로 칠성을 상징하는 곳이었죠. 죽은 왕의 혼령은 죽어서 칠성으로 돌아갔던 것입니다.
진병철 기자 / 5084474@hanmail.net입력 : 2014년 0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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