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6-04-22 20:25:14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문화/여성 > 세계문화탐방

정형진의 역사산책(20회)

단군할아버지 남근바위를 일으키다
진병철 기자 / 5084474@hanmail.net입력 : 2014년 07월 01일
ⓒ GBN 경북방송

오늘은 옛날 조상들이 기자(아들 낳기를 기원)신앙과 풍요 다산을 기원하기 위해 세워놓았던 남근에 관해서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남근숭배라니요?
네, 남근숭배를 포함한 성기숭배는 인류의 보편적인 문화현상이었어요. 신석기시대의 문화유적지에서 남근 모형물이 자주 출토되는 것도 남근숭배와 관련 있어요. 한자 조상 조(祖)자의 오른쪽은 바로 남근을 상형한 것이에요. 오늘 소개하려고 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남근숭배 유적에는 단군할아버지와 관련된 전설이 전해지고 있어요. 우리의 남근숭배도 일찍부터 시작되었다는 말이지요.

ⓒ GBN 경북방송

가평읍 승안리 용추폭포 미륵바위

단군할아버지와 남근숭배, 연결이 잘 안 되는 데요.
그렇죠. 한 번 볼까요.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승안리에 가면 용추폭포가 있다. 그곳 옥녀봉 계곡 미륵소에는 우람한 자태를 뽐내는 남근석이 있다. 남근의 높이는 2미터 30센티미터 정도 된다. 지금도 이 바위는 지역 주민들의 특별한 위함을 받는다. 아직도 신성한 대접을 받고 있다는 말이다.

이 미륵바위는 이 마을에 거주하는 박옥자가 28세 때에 발견한 것이다. 그녀의 꿈에 나타난 단군할아버지가 계곡에 가서 이 바위를 일으키라고 해서 발견되었다. 원래 박옥자의 고향은 강원도 통천인데 광복 이후에 마고할머니의 점지로 이곳에 정착했다. 마고할머니는 한국인이 신석기이래로 숭배하던 지모신이다. 현재 주민들은 이 바위를 미륵불 혹은 단군을 뜻하는 단황상제로 부른다.

지금도 숭배행위를 하나요? 미륵바위에 기도할 때는 어떻게 하지요?
네, 요즈음의 시각으로 보면 흥미롭기도 한데요. 당사자들은 그것이 지극한 행위였죠. 한 번 열거해 볼까요. ①미륵바위의 귀두를 갈아서 계곡에 흐르는 물에 타 마시며 소원을 빌든가, ②한밤중에 부부가 계곡에서 목욕재계를 한 후 물을 마시고, 미륵바위 아래서 동침을 하기도 했다. 아들을 얻기 위해서였다. ③ 미륵바위 몸통을 손바닥으로 정성껏 비비면 바위가 땀을 흘려 끈적끈적해지고 끈적끈적해진 손으로 소원을 빌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고도 한다. 발기한 남근이 가지고 있는 성적 에너지가 아이를 생산하듯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소원을 이루어줄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남근숭배와 단군을 연결시킬 수 있는 사례가 또 있나요?
네, 최근 유명세를 타고 있는 남근하나가 있죠. 남해군 서부의 최남단에 있는 남면 홍현리 가천마을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생겼다는 암수 미륵바위가 있다. (풍광 좋은 환경-100여 층 다랭이논-디지털 사진-미륵바위는 상당히 유명세-여름 평일 2시간 사이 관광버스 3대-새로운 문화 현상-우리문화에 관심-성적으로 개방된 시대를 사는 현대인에게 그것은 하나의 흥밋거리-가천의 남근석은 그 성적에너지로 말미암아 세상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현대적 의미의 풍요와 다산을 가져다주고?)

가천의 초대형 남근도 단군이 계시해서 일어났나요?
『남해군지』의 기록에 의하면 영조 27년(1751년)에 현령이던 조광진의 꿈에 신선이 나타나 이르기를, ‘내가 가천에 묻혀 있는데 우마가 지나다녀 불편하니 나를 일으켜주면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했대요.

조광진의 꿈에 나타난 신선은 중국 도교 계통의 신선이라기보다는 단군선인(仙人)의 뒤를 잇는 우리 고유의 신선도, 다시 말하면 풍류도 계통의 신선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으로 이해하고 보면, 남근 신앙은 단군시대의 전통을 잇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어쩌면 그 이전부터 내려오던 신앙인지도 모른다.

ⓒ GBN 경북방송

갑골문 且자

그렇다면 우리나라 남근숭배는 단군시대부터 있었다는 이야기가 되네요?
네, 세계의 보편적인 남근숭배도 인정하지만 우리나라에 만연한 남근 숭배는 단군시대의 유산으로 보아도 무방해요. 한민족초기공동체가 형성되는 과정의 공간에서 남근숭배의 유물 유적을 많이 볼 수 있다.

조상들은 왜 남근을 신처럼 숭배했을까요?
네, 한자인 조상 조(祖)자가 만들어지는 배경을 보면 알 수 있어요. 남성생식기를 모사한 신성한 물건은 ‘땅의 어머니’의 배우자, 혹은 씨를 뿌리는 자라고 생각했어요. 남근 모사물 대부분 ‘조(祖, 남성 생식기의 상징)’라고 불렀는데 주로 진흙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도조(陶祖)라 했다. 도조 이외에도 석조, 옥조, 목조, 동조 등이 고고 발굴 과정에서 수없이 발견되었다.

그렇다면 단군과 남근숭배를 어떻게 연결할 수 있죠?
그것은 단군이 대지의 생명력을 대표하는 존재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대지의 생명력을 상징하면서 남근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가장 원초적인 상징동물이 바로 구렁이(뱀)이예요. 유라시아 신석기시대 문화에서 뱀은 가장 원초적인 생명력의 상징이다. 그것은 생명의 영이며, 지혜의 영이자 지하의 신이었다. 고대인들은 사람의 영혼도 뱀으로 생각했어요. 상가집 대문에 걸리는 근조(謹弔)라는 글귀에서 조(弔, 조상할 조)자는 바로 ‘뱀이 나무를 타고 오르는 것을 상형한 것’인데, 이때 뱀은 죽은자의 영혼을 상징하거든요.

구렁이(뱀)와 단군이 연결된다고요?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그래요. 혹시 단군의 아들이 부루라는 것은 아시죠. 그 부루로 인해 ‘부루단지’를 모시는 풍습이 생겨났어요. 지금 50대가 넘을 분들은 알거예요. 어린 시절 어머니가 부루단지를 만들어 놓고 모셨던 것을요. “집안에 땅을 골라 단(壇)을 쌓고, 흙으로 만든 그릇에 곡식을 담아서 단 위에 놓아두고, 짚을 엮어 덮어 놓은 것을 부루단지(扶婁壇地)라 하고, 혹 업주가리(業主嘉利)라고도 한다. 단군의 아들 부루를 받들어 재신(財神)을 삼았다.” 이때 업(業)은 재물을 말하는데 그것이 부루와 연결 되요. 민속에서 업신은 구렁이인데, 구렁이가 바로 재물을 가져다준다고 믿었어요.

ⓒ GBN 경북방송

조선후기 제석거리 장면

왜 구렁이가 재물을 가져다준다고 생각했을까요?

그건 바로 구렁이가 생명 에너지를 상징하는 동물이었기 때문이지요. 경주 남산에는 게눈바위라는 것이 있어요. 그 바위를 자세히 보면 ‘태양을 구렁이가 감싸고 있는 형태’예요. 저는 그것을 박혁거세 집단의 신앙유적이라고 보고데요, 단군시대부터 조상들은 태양에너지가 지구를 향해 쏟아지는 것, 즉 햇살을 뱀으로 생각했어요. 햇살이 대지에 꽂히면 대지에서 생명이 싹튼다고 생각했던 거죠. 그러니까 재물은 태양에너지가 대지에 쏟아져 태어난 곡물인 것이죠. 지금의 만주족도 같은 생각을 해요. 그리고 에벤키 등 북방 민족도 뱀을 태양의 상징으로 생각해요.

그렇다면 구렁이(뱀)가 상징했던 것은 ‘모든 식물의 씨앗’이고, ‘사람을 포함한 동물의 영혼’인 셈이네요?

네, 그것은 무속신앙에 잘 남아 있어요. 무당이 쓰는 고깔 형태의 모자는 바로 ‘뱀의 머리’를 상징해요. 뱀의 머리가 삼각형이잖아요. 따라서 무당이 쓰고 있는 고깔모자는 천지간에 있는 영혼들을 상징하죠. 무당이 생명의 영혼들과 소통한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어요.


ⓒ GBN 경북방송
동제의 신체인 남근석의 귀두에 고깔을 씌웠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이해가 가네요. 결론을 내려볼까요?

태양의 에너지를 상징하는 뱀은 원래 지하(저승)신의 아들이었어요. 우리민속에 살아있는 동제를 지낼 때 동제의 제사 대상인 남근석에 고깔을 씌우기도해요(사진). 이 장면은 한국 무속을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상징적인 모습이다. 남근과 고깔 형태의 모자와 무당의 고깔모자, 필자는 단군은 고깔모자를 썼다고 주장한바 있다. 단군은 대지의 생명력을 대표하는 존재이다. 그는 생명의 영들을 인도하는 자이다. 그는 생명을 잘 이끌어 세상을 널리 이롭게(弘益人間)하는 자였던 것이다.

뱀으로 상징된 지하세계의 생명력, 그것을 표상한 것이 바로 남근석이요 선돌이다. 그 선돌은 생명력의 상징이기에 마을에 풍요와 안녕을 제공한다. 풍요는 그 생명력의 변화로 만들어지는 풍성한 곡물이고, 안녕은 그 강한 생명력의 밝은 에너지로 어둡고 습한 기운을 몰아내어 주기 때문에 보장되는 것이다. 입석이 고인돌과 함께 조성되어 있다는 것에서 우리는 한반도의 남근 신앙이 고유의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입석 즉 선돌과 고인돌의 관계는 여근과 남근의 관계이기도 하다. 고인돌이 상징하는 것은 대지의 어머니의 자궁이고 선돌은 대지의 남근인 셈이다.
진병철 기자 / 5084474@hanmail.net입력 : 2014년 07월 01일
- Copyrights ⓒGBN 경북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포토뉴스
시로 여는 아침
청명하던 하늘 먹구름 몰려와 빗줄기 우두둑우두둑.. 
극장 문이 열리자 사람들이 쏟아져나오고 피부에서 붉은빛이 번져 .. 
현관문을 열고 들어선다 텅 빈 복도에서 잠시 마음을 내려놓는다 방으로 .. 
최동호 교수의 정조대왕 시 읽기
정조는 1752년 임신년에 출생하여 영조 35년 1759년 기묘년 2월..
상호: GBN 경북방송 / 주소: 경북 포항시 북구 중흥로 139번길 44-3 / 대표이사: 진용숙 / 발행인 : 진용숙 / 편집인 : 황재임
mail: gbn.tv@daum.net / Tel: 054-273-3027 / Fax : 054-773-0457 / 등록번호 : 171211-0058501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아0011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진용숙
Copyright ⓒ GBN 경북방송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