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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진의 역사산책(32회)

하늘나라는 새나 배를 타고 오고갈 수 있는 곳인가
진병철 기자 / 5084474@hanmail.net입력 : 2014년 10월 13일
ⓒ GBN 경북방송

오늘의 주제는?
오늘은 고대인들의 하늘나라에 대한 생각과 하늘나라에 어떻게 갔는지, 그 탈 것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한국인은 단군신화에서 보듯이 그 생명의 뿌리가 하늘에 있다고 생각했다. 한국인은 처음부터 하늘을 영혼의 고향으로 생각했던 셈이다. 지상에서의 사명을 완수한 환웅은 환인이 계시는 신의 고향(神鄕)인 하늘나라로 올라갔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조상의 이야기가 또 있다. 주몽의 아버지 해모수는 천상에서 강림할 때 오룡(五龍)의 수레를 탔고, 흰 따오기를 탄 수행인원이 100여 인이나 되었다. 그는 하늘에서 웅심산에 강림하여 10여 일이 지나서야 지상에 내려와 아침에는 정사를 듣고 저물녘에는 하늘로 올라가곤 하였다. 해모수는 유화(柳花)의 몸에 주몽을 잉태시키고는 혼자서 하늘로 올라가 버리고 돌아오지 않았다.

이와 같이 고대 국가를 세운 왕들은 대개 천신의 자손들이라 지상의 과업을 마치면 하늘로 돌아갔다. 고구려를 세운 주몽도 40세 되던 해 가을에 하늘로 올라가 내려오지 않았다. 그래서 태자였던 유리는 부왕 주몽이 남기고 간 옥편(채찍)을 용산(龍山)에 묻어 장례를 지냈다.

그러네요. 모두가 하늘에서 내려와 하늘로 올라갔네요. 고대인에게 있어 하늘나라는 참 친근하기도 하고 이웃처럼 느껴지기도 했네요.

네, 구석기 시대부터 신을 의식하기 시작한 인류는 신석기 시대가 되면 다양한 신들을 창조(?) 한다. 하늘과 땅의 신, 그리고 그 둘의 교합으로 신들이 탄생한다. 그래서 신들이 거주하는 하늘나라가 생겼다.

고대인들의 하늘나라에 대한 생각은 오늘날의 시각으로 보면 참으로 순진했다. 현대인들이 상식적으로 알고 있듯이 하늘은 평평한 지구의 위쪽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둥근 지구의 360도 모든 방향의 위쪽이 하늘이다. 즉 북극성을 중심으로 하는 하늘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네요. 순진한 고대인의 하늘은 한쪽에만 있었던 셈이네요?

지구를 평면적으로 인식한 고대인들은 하늘나라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근거가 유라시아 대륙을 비롯해서 전 지구적으로 나타나는 우주수[宇宙樹=세계수] 개념이다. 우주수는 단군신화에 나오는 신단수와 같은 신성한 나무를 말한다. 고대인들은 신들이 우주의 중심에 있는 신목(神木)을 타고 오르내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관념적인 나무라 해도 나무를 타고 하늘나라에 오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은 하늘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심지어 하늘나라를 사다리(天梯)를 타고 내린다. 성서에 등장하는 야곱도 사다리를 타고 하늘나라에 올랐다. 인도의 신들도 사다리를 타고 하늘에 오르내린다. 황제이전 중국의 무사나 선인, 왕도 사다리를 타고 하늘을 올랐다.

ⓒ GBN 경북방송

(사진1) 경주 서봉총 금관

새를 타고도 하늘나라에 갈 수도 있었다. 중국 역사책인 『삼국지』한전의 변진(弁辰)조에는 “큰 새의 깃으로 장사를 치르는데 그 의미는 죽은 자로 하여금 날아오르게 하고자 함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이는 죽은 자의 영혼이 하늘나라로 갈 때 새처럼 날아간다는 말이다.

신라인들의 하늘은 새가 날아갈 수 있는 곳에 있었던 셈이네요?(ㅎㅎ)
신라인들이 새를 타고 하늘나라에 간다고 생각한 것은 신라왕과 왕족들이 쓰던 금관에 표현된 새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서봉총 금관에는 나뭇가지에 3마리 새가 앉아 있다.

신라 금관에도 새가 앉아 있었던가요?
네, 신라 황금문화의 고향이라고도 할 수도 있고, 신라 김씨 왕족의 조상들이 살던 땅으로도 추정되는 천산 주변에서 출토되는 사카족의 금관에도 새가 앉아 있다.

왜 신라인과 사카족은 금관에 새를 만들었나요?
네, 그 해답은 쉽게 말하면, 사람의 영혼이 하늘에 있는 신성한 생명의 나무에서 새가 날아다 주었다는 생각 때문이지요. 신라 금관에도 나무에 새가 있잖아요. 그 새가 바로 영혼을 실어 나르는 역할을 했다.

그러한 이야기를 전하는 경전이 있어요. 조로아스터교(기원전 7세기)의 경전인 ‘아베스타’ 송가에는 세상의 모든 씨를 모은 ‘성스러운 나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요. 이 나무에 새가 앉아 있는데, 나무에 앉아 있는 새는 그 가지를 벗기거나 떨어진 씨를 모아 하늘에 운반해요. 씨는 비와 함께 땅에 떨어져 식물이 되는 거죠.

이 조로아스터교 경전에서 말하는 신성한 나무와 새에 관한 이야기는 모든 생명의 어머니 나무를 상징화한 것이에요. 여기서 새는 그 어머니 나무에서 씨를 가져다 세상에 퍼뜨리는 역할을 하는 거죠. 그러니까 신라 금관의 새 장식이 있는 나뭇가지는 모든 생명의 어머니 나무를 상징했다고 볼 수 있어요.

그렇게 이해하면 신라금관은 생명의 나무를 상징화한 것이 네요.
맞아요. 왕과 왕족들은 죽으면 생명의 나무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 영생하거나 다시 태어난다고 믿었겠죠.

시베리아의 사하족은 큰 인물은 나무에 앉은 신성한 새가 그 영혼을 데려다 준다고 믿었어요. 이들 또한 사카족의 한 분파이다. 동일한 문화를 공유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혼이 새를 타거나 새의 모습을 하고 하늘나라에 간다는 생각은 고대 이집트인들에게도 있었다. 그들은 바(ba)로 불리는 영혼이 새의 형상을 하고 하늘나라로 간다고 생각했다. 그들도 생명의 어머니 나무로 돌아간다고 생각했어요.

어쨌든 고대인들이 생각한 하늘은 새가 날아갈 수 있는 곳이었네요?
신단수나 생명의 나무이야기는 고대인들이 하늘나라가 새가 날아서 갈 수 있는 곳에 있다고 생각했음을 말하죠. 진한인들이 무덤에 큰 새의 깃털을 부장한 것이나, 신라 금관의 나무 위에 새를 앉힌 것은 모두 망자가 저승세계에 새를 타고 자연스럽게 갈 수 있기를 염원했던 것이죠.

사실 진한인을 비롯한 그 이전의 한국인들은 새가 저승을 왕래한다고 생각했음이 분명해요. 솟대 문화가 그렇고, 오리모양의 도자기를 부장한 것도 그렇죠. 솟대문화는 일본 신사의 정문에 새워진 토리이 위에 앉은 새와 동일한 문화적 기원 갖고 있어요.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해 볼까요?

어떤 이야기인데요?
혹시 UFO에 대해서 믿습니까? 한 때 고대 이집트 피라미드에 새겨진 벽화에 현대의 비행기처럼 생긴 물체가 있다고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 그림들을 두고 이집트문명 외계인 기원설까지 제기되었다. 그러나 정밀한 엑스레이 투시 결과 그림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 비행기처럼 보였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해프닝으로 끝났다.

ⓒ GBN 경북방송

5,000년 전 수메르 인장

UFO가 실제로 있을까요?
저는 UFO가 외계에서 온 비행체라고 단정하기 힘들다고 봐요. 고대인들의 하늘에 대한 생각을 보면 알 수 있어요.

고고학 자료로 고대인들이 하늘나라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고, 신들이 하늘나라를 왕래할 때 타고 다니던 탈 것도 확인할 수 있다. 기원전 3,000년대 초, 키쉬의 옛 수메르인 마을에 지구라트를 짓고 있는 모습을 담은 인장(진흙으로 만든 도장)을 보면, 하늘의 신들이 ‘천상의 배’를 타고 하강하고 있다(사진). 배를 타고 하강할 수 있는 거리에 하늘나라가 있었던 것이다.

이 자료는 또한 최근에도 많은 논란을 일으키는 UFO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한다. 고대의 신들은 UFO나 비행체와 같은 탈것이 아니라 새나 배를 타고 천상을 오갔던 것이다. 그러한 생각은 우리선조에게도 있었다. 하늘의 별을 알처럼 파놓은 경남 함안군 함안읍 도항리 고인돌에도 천선(天船)이 새겨져 있다.

저승은 어떤가. 불교가 들어오기 전의 저승인 황천(黃泉)은 지하에 있었다. 「바리데기」를 비롯한 우리 무속신화에 나오는 서천서역국은 황천수(黃泉水) 건너편에 있다. 물론 죽은 자의 영혼이 그 황천수를 건널 때도 배를 탔다. 그리스 신화에도 망자를 저승으로 데려다주는 카론이라는 뱃사공이 나온다.

수메르의 저승은 ‘쿠르Kur’다. .... 쿠르는 지표와 태고의 바다 사이에 있는 빈 공간이고, 모든 죽은 자들이 향하는 곳이다. 그곳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뱃사공의 인도 아래 ‘사람을 잡아먹는 강’을 건너야만 했다.

오늘이야기를 정리해보면, 한마디로 고대인들은 하늘 나라고 저승도 배를 타고 이동했다. 오늘날과 같은 비행체는 없었던 것이다. UFO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볼 일이다.
진병철 기자 / 5084474@hanmail.net입력 : 2014년 10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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