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배교수 음악산책(210)
슈베르트 작곡「방랑자」
진병철 기자 / 5084474@hanmail.net 입력 : 2014년 11월 24일
|  | | | ⓒ GBN 경북방송 | | 나는 산을 넘어 여기까지 왔다/ 골짜기에는 안개가/ 바다에는 물결이 요란하다/ 나는 힘없이 헤매며/ 항상 긴 한숨 속에 묻는다 “어디메뇨?”
태양은 사늘하고/ 꽃은 시들어 피로한 황혼이다. 사람의 말은 허무하게만 들리고/ 나는 어디를 가나 낯선 나그네!
어디메뇨/ 어디메뇨/ 나의 살 곳은 찾아도 찾아도/ 찾을 수 없구나 그 땅, 그 땅, 희망의 그 땅/ 장미꽃 피는 나라, 친구들 사는 나라/
죽음이 소생하고/ 말을 알아주는 나라 아! 그 곳은 어디메뇨?
나는 힘없이 헤매며/ 항상 긴 한숨 속에 묻는다. “어디메뇨” 영혼의 속삭임이/ 메아리쳐 온다! “이승에는 없다. 행복은 그 곳에”
슈베르트가 작곡을 하지 않았던들 이 詩를 쓴 류배크의 의사 게오르그 슈비트는 영원히 이름 없는 시인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그리고 슈베르트가 이 詩에 공감을 느낀 것도 알만한 일이다.
슈베르트가 이 노래를 작곡한 1816년에 학교는 물론이고 집에서까지 쫓겨났다. 아니 조교사(助敎師) 노릇이 싫어서 집을 뛰쳐나갔다는 편이 온당하다. 이때부터 그의 짧은 인생은 방랑 속에서 끝이 난 것이다.
19세 소년의 작품으로는 너무 절망적인 이 노래는 다정다감한 슈베르트가 이미 앞날은 예감했듯이 그의 심정이 예고되어 있는 듯 하가.
세 잇단음표가 단음(單音)에서 차차 화음을 더해 가는 우울한 전주로 시작한 이 곡은, 처음에는 피로한 방랑자의 실망을 노래하다가 동경이 되살아나서 템포도 빨라지고 박자가 8분의 6으로 변하면서 노래도 힘차게 행복의 땅을 꿈꾼다.
그러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 마지막에는 절망 속에 목소리마저 탁 떨어지고 만다.
안종배<경주교향악단 명예지휘자, 경남대학교․나고야예술대학(일본)명예교수> 2014. 11. 24. ahnjbe@hanmail.net |
진병철 기자 / 5084474@hanmail.net  입력 : 2014년 1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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